오늘의 5가지 이슈: 美물가불안, 연준 CRE 대출 주시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지난주 나온 미국의 물가 지표들은 연준의 신중한 접근 방식을 뒷받침했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기대보다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고,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서비스 비용 급증으로 전월비 0.3% 상승해 인플레이션의 “끈적한” 성격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선호하는 기저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 대한 1월 추정치를 높여 씨티그룹은 전월비 0.38% 상승을, JP모간은 0.47% 상승을 내다봤다. 둘다 작년초 이래 가장 큰 오름폭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1월 0.4% 상승에 더해 2월도 계절적 요인으로 높게 나올 수 있다면서도, 3월이면 12개월 기준 2.6%-2.8% 범위로 들어오고 6월이면 2.5%나 그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5월 첫 금리 인하 전망을 고수했다. 이처럼 물가 불안이 되살아나면서 트레이더들은 올해 인하 베팅을 2월초 150bp에서 90bp 미만으로 낮췄고, 미국채 2년물 금리는 4.6%대로 올라섰다. 뉴욕증시는 기술주 하락에 기록 경신 랠리를 멈췄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뉴욕법원으로부터 그와 트럼프 그룹이 관련된 사기대출 혐의에 대해 3억6400만 달러의 벌금과 더불어 3년간 뉴욕주에서 사업체를 운영하지 못한다는 판결이 나오자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각종 사법 리스크로 막대한 법률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트럼프는 지지자들의 모금을 반기며 심지어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Never Surrender)”는 이름의 399달러짜리 운동화를 출시했고, 하루도 지나지 않아 한정 판매분이 모두 팔렸다. 한편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3월 라마단 때까지 인질을 석방하지 않을 경우 가자지구 라파에 지상전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사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및 이집트와 협력해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소개를 서두를 방침이라고 Benny Gantz 장관이 전했다.  중국인민은행(PBOC)은 위안화 약세 속에 일요일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시장 예상대로 2.5%로 유지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연내 3번 인하 시사

올해 FOMC에서 정책 투표권을 행사하는 2명의 연준위원이 인플레이션 진전이 지속될 경우 연내 3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현지시간 금요일에 올해 3차례 인하가 “합리적인 기본” 시나리오라고 설명했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현재는 2차례 인하를 선호하지만 인플레이션 지표가 더 잘 나올 경우 3번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작년 12월 공개한 점도표에서 연준위원들은 중앙값 기준 2024년 3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지만, 투자자들은 6-7차례까지 베팅하다가 최근에 와서야 그 기대를 낮췄다. 데일리는“임무를 끝내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인내심이 필요할 때 빠르게 움직이려는 유혹을 물리치고 경제 상황의 전개에 따라 민첩하게 대응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당국은 인플레이션 후퇴가 훨씬 더디게 진행되거나 노동 시장이 급격하게 악화되는 두 개의 상반된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스틱은 현지시간 금요일 CNBC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 시작 시점을 1년전, 6개월전만해도 올 4분기로 봤으나 이제는 올 여름쯤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만일 인플레이션 지표가 보다 우호적일 경우 좀더 앞당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최근 나온 인플레이션 수치가 왜 연준위원들이 좀더 지표를 확인하고 싶어하는지를 설명해준다고 지적했다.

연준 부의장 ‘감독당국서 은행 CRE 대출 면밀히 집중해 보고있다’

마이클 바 금융감독 부문 연준 부의장은 미국 규제 당국이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CRE) 대출 관련 리스크를 “면밀히 집중”해서 살펴보고 있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뉴욕 연설에서 말했다. 감독 당국들은 은행들이 잠재적 손실에 대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이같은 리스크를 이사회와 고위 경영진에 어떻게 보고하고 있는지, 또한 CRE 대출 손실을 처리할 충분한 충당금과 자본이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금조달 압박을 초래할 수 있는 리스크를 가진 소수의 은행에 대해 규제당국이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연준이 대출기관에 대한 감독 등급 하향 및 단속 조치를 늘렸다고 전했다. 다만 CRE가 모두 똑같은게 아니고 모두 부실한게 아니라며, 도시마다 상황이 다르고 심지어 한 도시 안에서도 일부 고급 부동산과 건물은 다른 곳에 비해 잘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연준은 CRE 리스크 평가에 특히 중점을 둔 금융기관 연례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를 위한 지침을 목요일 발표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연준 등 규제당국이 관련 금융 리스크를 조사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볼때 대형은행의 자본 기준 강화보다 훨씬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당국이 CRE에 대해 우려하는 것이 옳다며, 은행권의 만성적 문제는 자산의 시장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CRE는 늘 유동성 있는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더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춘절 연휴 마친 중국 증시, 강세 출발 전망…여행 급증 청신호

중국 본토 증시가 2월 9일부터 16일까지 이어진 긴 춘절 연휴를 마치고 월요일 강세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수요일 먼저 거래를 재개한 항셍중국기업지수는 3거래일에 걸쳐 거의 5% 올랐고, 나스닥 골든드래곤 차이나 지수가 지난주 4.3% 상승하는 등 역내 주식이 따라잡기에 나설 분위기가 마련됐다. 비록 중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디플레이션과 부동산 시장 위기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지만 춘절 기간 동안 중국 소비자들의 지출 패턴은 적어도 단기적으로 주식 투자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기대했다.

Union Bancaire Privee의 북아시아 주식 자문 책임자인 Linda Lam은 “호텔 매출부터 마카오 방문자 수 등 춘절 기간 소비 데이터는 서비스 부문 산업에 청신호”라며, “본토 A주가 강세 출발해 정부 지지를 토대로 한 주가 회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이번 춘절 연휴 첫 6일 동안 중국내 기차 이용 건수는 전년비 61% 급증한 6,100만 건 이상으로, 이는 블룸버그 뉴스가 지난 5년간 집계한 데이터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메이투안에서 온라인 호텔 예약과 음식 배달 주문 등이 크게 늘었고, 마카오는 연휴 기간 동안 100만 명 넘게 방문해 2017년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이 중 본토에서 온 관광객이 77%를 차지했다. 중국문화관광부 자료를 인용한 CCTV 보도에 따르면 이번 연휴에 전국적으로 약 4억7400만 건의 여행이 이루어졌으며, 이는 2019년 춘절에 비해 19% 증가한 수치로 팬데믹 이전 수준마저 상회했다.

미국 증시 기록적 랠리 속 기업들은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

블룸버그가 수백 건의 어닝콜 내용을 분석한 결과 투자자들과 기업들은 중동 지역의 전쟁이 기업 실적을 위협하는 주요 리스크로 보고, 보이콧으로 인한 판매 위축과 홍해 위기에 따른 공급망 차질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가 절반 정도 지난 가운데 어닝콜에서 홍해나 “지정학”을 언급한 횟수가 작년 4분기 전체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뉴욕 증시의 기록적 랠리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 향후 12개월 동안 S&P 500 기업의 이익에 대한 기대치는 사상 최고로,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좋고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는 낙관적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실적을 위협하는 상당한 리스크가 부각되거나 인플레이션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올 경우 미국 증시를 뒤흔들 수 있다.

Kornitzer Capital Management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Nicole Kornitzer는 “지정학적 상황이 리스크”라며, “이같은 압박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기업 이익 마진을 짓누르고 비용이 전가되면서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재 시장의 추정치에 들어가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최근 설문조사에서도 펀드매니저들은 인플레이션 다음으로 지정학적 긴장을 최대 리스크로 꼽았다. GAMA의 글로벌 매크로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Rajeev De Mello는 “지정학이 가장 단기적인 시장 타격을 줄 테일리스크”라고 진단했다.

유럽 국방용 1000억 유로 EU공동채권 발행 주장…미국 못믿는 NATO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유럽연합(EU)이 유럽의 국방을 위해 위해 1000억 유로(1078억 달러)의 공동채권을 발행해야 한다고 현지시간 일요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한 칼라스는 EU 집행위원회가 6월 선거 후 과거 코로나19 팬데믹에 공동 대응했던 것처럼 지역 안보에 대해서도 유사하고 통일된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고, 우리가 함께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개별 국가가 발행하는 채권은 한계가 있지만 “공동 유로본드는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 대륙의 방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동 채권을 발행하자는 아이디어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번 뮌헨 안보회의 논의는 유럽의 방어력을 강화하고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새로운 방법을 찾는데 집중되었다. 칼라스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을 위협하는 발언을 내놓자 미국이 유럽을 계속 보호할지 의구심이 커지면서 NATO 회원국들은 비공개적으로 러시아의 공격 위험을 얘기하고 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현지시간 금요일 미 의회가 공화당 반대 속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를 마냥 손놓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이 “패닉은 아니더라도 미국이 믿을만한 동맹인지에 대해 진정한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