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물러서고 있다’
트럼프는 이란의 이라크내 미군기지 미사일 공습에서 미국인 사상자가 없었다며, 이란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내가 미국 대통령으로 있는 한 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다”고 그는 현지시간 수요일 아침 대국민 성명에서 밝혔다. 이란은 앞서 술레이마니 암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이라크 내 미군기지 2곳에 수십발의 유도 미사일을 퍼부었다. 트럼프는 “이란이 물러서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란에 대한 추가 경제 제재 조치를 가하고, 이란이 미국에 대해 호전적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이같은 조치를 유지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NATO의 보다 적극적 개입을 촉구했다. 이란의 자제된 행동과 이에 대한 트럼프의 신중한 발언은 긴장 완화 신호가 될 수 있다.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위터에서 이번 미사일 공격으로 술레이마니 암살에 대한 이란의 보복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란이 추후 직접적 공격은 자제한다 하더라도 대리전이나 사이버테러 등 보다 은밀한 방법으로 보복을 계속할 수도 있다. 미 하원은 트럼프의 대이란 군사작전 옵션을 제한하는 결의안을 표결할 예정이지만 상원 통과가 어려워 상징적 제스처에 그칠 듯 보인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 정부 주요인사와 금속산업을 새로운 제재대상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있다.
여객기 추락, 우발공격?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륙한 직후 추락한 보잉 737-800 여객기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고 원인에 대해 엇갈린 보도들이 나왔다. 이란 당국은 처음에 “기술적” 원인이라고 발표했다가, 엔진 화재로 말을 바꿨다. 테헤란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처음에 테러 가능성을 배제했으나 후에 수정한 성명서에서 가능한 사고 원인에 대해 아무런 코멘트도 내놓지 않았다. 이란이 이라크내 미군 기지를 겨냥해 미사일 공격을 가한지 몇시간 뒤에 해당 여객기가 추락하면서 이란의 자체 방공시스템에 의한 우발 공격 때문 일수도 있다는 추측도 제기됐다. 영국은 미사일 격추 가능성을 일축했고, 에스퍼 미 국방장관 역시 이란이 격추했다는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최근 정비 서비스를 받은 3년 밖에 안된 여객기가 조난 호출도 없이 GPS 교신이 공중에서 끊어진 후 추락한 점이 의문을 낳고 있다. 미 연방항공국 사고조사본부 책임자였던 Guzzetti는 비행 추적 데이터와 아마추어가 찍은 영상을 볼 때 전형적인 엔진 고장이나 화재 시나리오와 맞지 않는다며, “비행기가 고의적 행동으로 화재와 폭발이 일어나지 않는 한 그렇게 빠른 시간 안에 불이 붙어 번지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에서 제조된 여객기 추락 사고의 경우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조사에 참여하는데, 대이란 제재조치로 NTSB는 이란에서 이루어지는 조사 참여시 특별 허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EU vs 英존슨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존슨 영국 총리가 정한 올해말 데드라인 전에 포괄적 무역협정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12월 1일 취임후 브렉시트에 대한 첫 주요 개입 발언에서 그는 EU가 합의안 체결을 위해 “불철주야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도, 영국과 EU간 미래 관계의 모든 측면에 대해 자세히 협상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시간이 매우 촉박하다”며, “이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닌 우선순위의 문제다”고 말했다. 향후 협정은 상품 및 서비스 무역은 물론 안보 협력, 데이터 공유, 조업 할당, 유럽인의 영국내 근무 조건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뤄야 한다. “이 모든 사안을 협상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브렉시트를 놓고 거의 3년에 걸친 힘겨루기와 감정싸움에 지친 양측은 분명한 일정을 제시하고 싶어 하지만, 영국이 1월 31일 EU를 떠날 준비를 하면서 다시 갈등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총선에서 승리한 존슨 총리는 야심찬 자유무역협정을 원하고 있으며, 과도기 연장 가능성을 배제했다.
호주 또 금리인하?
호주 경제가 산불 피해로 휘청이고 있다. 아일랜드보다 더 큰 면적이 이미 훼손되었고 앞으로도 수개월간 더 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상황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 골드만 삭스는 당장 민간 투자와 농업에 경제적 충격이 예상되며 관광 수입이 수개월간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호주 정부가 재정부양에 나서며 그 충격을 일부 완화시킬 수 있다. “전례없는 대규모 산불은 농산물 생산이나 외국인 관광에 추가 어려움을 안겨줄 수 있다. 또 대도시를 둘러싼 엄청난 연기에 소비지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 GDP 성장률이 0.2-0.4%p 가량 낮아질 수 있지만 보다 장기적 충격은 훨씬 클 수 있다. 트레이더들은 호주중앙은행(RBA)이 2월 4일 회의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확률을 약 60%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호주 달러는 새해 들어 연일 하락하며 선진국 통화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AMP Capital Investors는 1월-3월 분기 GDP 성장률이 제로 또는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침체 위험은 높아졌지만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일쇼크와 인플레이션
유가가 미국과 이란간 긴장 고조로 급등했지만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저물가 현상은 쉽게 끝나지 않을 듯 보인다. 수요 증가가 아닌 공급 충격에 따른 유가 상승은 결국 기업과 가계에 부담을 안겨 보다 광범위한 물가 압력에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모간스탠리는 “공급측 오일쇼크는 수요를 무너뜨릴 수 있다. 총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결국 근원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는 선진국 시장에서 지속되는 저물가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또한 스태그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해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려 애쓰는 중앙은행들에게도 골치거리가 될 수 있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 총재와 옐런 전 연준의장은 지난 주말 미국과 유로 지역이 저물가와 저금리 시대에 엄청난 경제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궁극적으로 부정적인 신뢰 충격은 디플레이션을 부추긴다”고 Oxford Economics는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브렌트유가 현재 배럴당 70달러 수준에서 100달러로 상승할 경우 글로벌 GDP 성장률이 2022년초까지 0.2%-0.3%p 정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