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부양책답보, ‘싱크홀’ 경고

(블룸버그) — 11월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감세카드를 꺼내들며 표심잡기에 나섰다. 급여세 유예에 이어 자본이득세(양도소득세)와 중산층 소득세 인하를 제안했다. 의회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지만 일각에선 행정명령을 발동할 수도 있다고 주장해 트럼프가 법정공방을 불사할지 주목된다. 추가 부양책 법안의 경우 미의회에서 교착상태가 수주째 이어지고 있지만 행정부와 민주당 지도부간 대화는 금요일 이후 끊긴 상황이다. 백악관은 민주당이 지방정부 지원과 주당 600달러 실업수당 지원에 대한 요구를 일부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진 1조달러 지출안 외에 추가 1조달러의 부양책에 백악관이 동의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뉴욕증시는 트럼프 감세안과 코로나19 백신 기대에 사상최고를 향해 상승 출발했지만 장막판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폭스뉴스에 부양책 논의가 답보상태라고 말하면서 하락으로 돌아섰다.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흑인여성인 해리스 상원의원을 선택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오늘 정책을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7월 계절조정 실업률은 4.2%로 하락했고, 취업자 수는 전년비 27만7000명 감소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바킨 ‘싱크홀’ 경고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최근 몇주 사이에 모멘텀을 잃었다며, 충격 흡수를 위해 보다 지속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는 경제가 움푹 패인 곳에 직면했지만 부양책이 그 위를 덮으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러나 현재 바이러스 확산에 더 심각한 싱크홀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의회가 지원을 갑자기 치워버리면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한 웹세미나에서 주장했다. “미국 경제의 경로는 여전히 코로나19에 달려 있다. 불행하게도 바이러스는 더운 날씨에도 멈춰서지 않았다”며, 코로나19 상황과 재정지원 규모에 따라 향후 몇주 안에 경제전망이 보다 분명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연준은 펜데믹에 맞서 주와 지방정부를 지원하기 위한 백스톱 수단인 지방정부 유동성 기구(MLF)의 조달비용을 낮추었다.

독일 지표 서프라이즈

독일 경제 회복에 대한 투자자자들의 기대가 예상과 달리 큰 폭으로 높아져 유럽 최대 경제가 다른 이웃 국가들보다 코로나19 봉쇄로부터 보다 빠른 속도로 반등하고 있다는 신호를 더했다. 이에 힘입어 유로화는 한때 0.6% 가까이 급등했다. 향후 6개월 전망을 보여주는 ZEW 독일 경제기대지수가 8월 71.5로 예상치 55.8을 크게 뛰어넘었다. 현재 상황을 평가하는 지수는 -81.3으로 이전치 -80.9보다 소폭 낮아졌다. ZEW의 Achim Wambach 소장은 “빠른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계속 좋아지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 대한 평가는 매우 느리게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지표는 독일 민간소비에 이어 제조업도 2분기 사상 최악의 침체로부터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매판매는 봉쇄 기간 손실을 이미 만회했으며, 무역 지표 역시 부활을 시사하고 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정부의 부양책 패키지 등의 도움으로 독일 경제가 하반기에 계속해서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필립 레인 유럽중앙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면서 3분기가 경기 회복세의 강도 및 지속가능성을 결정지을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랠리 제동

온스당 2000달러를 뛰어넘으며 사상최고가 경신을 이어가던 금값이 채권 금리 급등에 갑자기 랠리를 멈추고 장중 6.2%나 하락했다. 2013년래 최대 추락이다. 대규모 리펀딩 입찰을 앞두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7bp 가까이 올라 6월래 최대폭 상승했다. 미국 7월 생산자물가(PPI) 상승률이 예상을 상회한 점 역시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BofA의 Michael Widmer는 “실질금리가 오르면서 금값의 하락을 이끌었다”며, “PPI 지표가 나왔을 때 시장은 금리와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하락이 단지 숨고르기에 불과하다며 18개월 목표가 3000달러를 고수했다. 코메르츠방크는 “골드랠리 제동이 갑작스럽고 잔인했지만 그 전에 나타났던 가격 상승세는 훨씬 갑작스럽고 잔인했다”며, 채권 금리 급등이 차익실현을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은 금값 상승을 뒷받침했던 기저요인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며, 당분간 다음 상승장을 준비하기 위해 가격 다지기를 거친 후 연말까지 2400달러로 다시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유화전술?

중국 지도자들이 미국에 보복을 이어가면서도 미 대선을 앞두고 긴장 완화를 원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틱톡과 위쳇 금지 결정에도 중국 외교부는 상대적으로 침착한 반응을 내놓았고, 캐리 람 등 홍콩과 중국 관료 제재 조치에 맞불을 놓으면서도 트럼프 행정부 관료는 제재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지난주 중국은 “신냉전”을 피해야 한다며 보다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금요일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은 미국과의 대화의 문이 여전히 열려있다며, 현재의 갈등은 “소수의” 미국 정치인들 탓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은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려 중국 경제와 국가적 자존심에 해가 될 수 있는 상황을 피하고 싶어하는 모습이다. 중국이 11월 3일 미국 대선 전까지 이같은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면 선거가 끝난 후 정치적 압력이 누그러지면서 누가 됐든 승자와 협상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 압박 수위를 계속 높일 경우 중국의 입장은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 주요 시험대는 이번주 예정된 양국간 1단계 무역합의 중간평가다. 트럼프는 현지시간 월요일 중국의 최근 제재조치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이미 많은 방식으로 대응해왔다”고 답했다.

브라질 추가인하 시사

브라질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2%에서 추가로 인하할 수도 있다고 정책회의 의사록에서 밝혔다. 팬데믹에 따른 경제 유휴력을 감안할 때 기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다가설 떄까지 통화정책을 긴축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은 많지 않으며, 조정은 시간에 걸쳐 이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은 300만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 10만명 넘게 사망했지만 경제 재개를 강행하면서 우려했던 것보다 경기침체가 심각하지 않은 모습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통해 경제 안정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예산 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재정이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브라질 중앙은행의 비둘기파적 기조가 불안한 재정 현실과 조만간 충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팀이 재정 부양책 확대라는 정치적 압력을 잘 이겨내지 못할 경우 기준금리는 2021년말까지 2%에 머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