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스태그플레이션, EM채권 탈출

(블룸버그) — 에너지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도이치은행 설문 조사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 대다수는 연말까지 주식이 최소 5%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더 높다는데 상당한 컨센서스가 나타났다. 모간스탠리자산운용은 소비자들이 연준이나 주식 투자자들과는 달리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주장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소비 심리가 빠르게 개선되지 않을 경우 기업 어닝 쇼크와 소비 부진, 저축률 상승 등을 통해 시장이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물가 급등에 대한 우려와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세가 고점을 지났다는 판단 속에 지난주 S&P 500 지수는 9월 사상최고치 대비 5% 가량 후퇴했다. 뉴욕증시는 간밤에도 장초 반등세를 지키지 못하고 일저점 부근에서 마감했다. 달러(BBDXY)는 유가 상승과 중국 규제 단속 우려에 상승으로 돌아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금융기관과 민간대기업 간의 유착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다우존스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비트코인은 5월래 처음으로 5만70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최고치에 한발 다가섰다. 미국과 중국내 규제에 대한 우려가 낮아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비트코인 ETF 승인 가능성에 대한 낙관론이 되살아난 영향이다. 한편 한국은행은 오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이지만, 인상 소수의견이 나오며 11월 인상에 대한 시사가 있을 수 있다고 다수의 시장전문가들이 예상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에너지 대란

유럽부터 아시아까지 전력난이 심각해지면서 겨울을 앞두고 석유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글로벌 벤치마크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5달러에 근접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한때 2.7% 급등한 84.60달러로 2018년 10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8월 중순 이래 약 20% 상승한 셈이다. WTI 역시 2014년래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 위에서 마감했다. 석탄과 천연가스가 북반구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비축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급등하자 일부 수요가 디젤 및 연료유와 같은 석유 제품으로 몰리고 있다. 시장이 빠르게 타이트해지고 있지만 OPEC+는 감산 조치의 정상화를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다. City Index의 Fiona Cincotta는 공급이 고갈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OPEC이 공급을 늘린다 해도 유가가 진정되기 어려워 보인다며, 배럴당 90달러가 가능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알루미늄 가격 역시 전력난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에 2008년래 고점을 경신했다.

美주식 저가매수 권고

일부 월가은행들은 지금이 저가 매수 타이밍이라고 주장한다. 골드만삭스는 “단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현재의 인플레이션 속도가 일시적이란 확신을 갖게 되면 주식시장 랠리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JP모간 역시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사라지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330일 동안 5% 이상 조정이 없었다며, 이번 후퇴가 “훌륭한 저가 매수 기회”라고 조언했다. UBS Global Wealth Management는 에너지 가격 급등이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겠지만 경기 침체를 유발할 정도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에너지 가격은 내년을 거치며 안정되거나 완만해 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앙은행들 역시 에너지 가격 상승에 크게 반응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미국 9월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는 19만4000명으로 예상치 50만명을 크게 하회했지만, 시장은 대체로 연준의 테이퍼링 경로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EM채권 탈출러시

투자자들이 신흥시장(EM) 채권을 2020년 3월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매도하고 있다. 81개 개도국 달러채권을 추적하는 블룸버그 지수에 따르면 지난주 평균 금리가 4.28%로 16bp 상승해 18개월 전 팬데믹으로 인한 패닉 매도 이후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연출했다. 이들 채권에 투자하는 최대 미국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달 들어 매일 자금이 빠져나가 총 8억6100만 달러 유출로, 역시 작년 시장 붕괴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연준이 연내 테이퍼링에 나설 것이란 기대와 원자재 상품 가격 충격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 급등 속에 채권 투자자들이 EM 시장을 탈출하는 모습이다. 미국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가속 기대는 EM 자산의 매력을 떨어뜨려 투자자들에게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도록 만든다. Maybank Kim Eng Securities는 연준 자산매입 속도 조절시 글로벌 투자자금의 흐름이 불안해질 수 있다며, 향후 3-6개월간 EM 채권시장이 험난한 길을 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Fidelity International은 “시장이 글로벌 성장과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의 정점을 지난 반면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정점은 아직”이라고 진단하고, 전반적으로 EM의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中기업 유동성 위기

헝다그룹의 일부 채권자들이 월요일 홍콩시간 오후 5시 현재 만기가 돌아온 달러채에 대한 쿠폰이자를 받지 못했다고 익명을 전제로 밝혔다. 블룸버그 집계 자료에 따르면 월요일 지급해야 할 채권 이자는 약 1억4800만 달러로, 30일 유예기간 내에 갚지 못할 경우 채무불이행(디폴트)가 발생한다.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 경색에 중국 건설업체들도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채권 상환 연장이나 교환에 나서고 있다. 중국 당대부동산(Modern Land China)은 10월 25일 만기 도래하는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달러채에 대해 3개월 상환 연기를 요청하고 자사 회장과 사장이 회사에 2-3개월 안에 약 1억2500만 달러의 자금을 융통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위안 부동산(Xinyuan Real Estate)은 10월 15일 만기 도래하는 채권에 대해 원금 중 5%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2023년 만기 채권으로 바꿔 가 되는 어음에 대해 원금의 5%만 지불하고 해당 부채를 2023년 만기 채권으로 교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피치는 부실채권 교환에 해당한다며 신위안의 신용등급을 C로 강등했다. 블룸버그 집계 자료에 따르면 당대와 신위안의 달러채권 발행 잔액은 각각 13.5억 달러와 7.6억 달러이며, 헝다그룹은 192억 달러에 이른다.

미-중 무역 협상

경제와 무역 이슈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입장이 여전히 크게 벌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강(秦剛) 미국 주재 중국대사는 지난 주말 미국에게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와 제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국가 안보”라는 이름으로 기업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시정되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결과를 각오하라고 경고했다. 앞서 케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중국 정부 차원의 산업 지원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미국은 중국 기업의 기업공개를 차단시키고 이미 상장된 기업의 경우 보다 엄격한 감사를 받지 않으면 퇴출시키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