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근원 물가 둔화 느려 고금리 장기화 불가피: 블룸버그 설문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 결과 연준이 선호하는 기저 인플레이션이 느리게 둔화됨에 따라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연간 상승률 전망치는 2024년말 2.5%로 집계돼 10월 설문조사 결과치 2.4%에서 높아졌다. 반면 헤드라인 PCE 상승률과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내년 중반까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후퇴할 것으로 전망됐다. 에너지 가격 하락에 이들 지표는 최근 몇달 사이에 보다 큰 폭의 디스인플레이션을 기록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11월 17일-22일에 실시되었으며 73명이 응답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내년 2분기부터 통화정책 완화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2025년 말까지 기준금리 전망치를 다소 높였다. Nationwide Life Insurance의 Kathy Bostjancic는 “최근 인플레이션과 고용 증가, 소비 지출 등의 둔화세는 연준의 이번 긴축 주기가 끝났다는 우리의 견해를 지지한다”며,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점진적 속도로 내려감에 따라 연준은 2024년 중반까지 금리를 동결한 뒤 점진적으로 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ING의 James Knightley는 가계의 실질 가처분 소득이 마이너스로 돌아선데다 팬데믹 당시 쌓아둔 저축이 저소득층에서 거의 고갈되었다는 신호를 보이고 있어 연준이 내년 2분기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록적인 연휴 판매에 사이버 먼데이 전망도 굿
어도비는 지난 ‘블랙 프라이데이’ 판매가 예상을 상회하자 현지시간 27일 ‘사이버 먼데이’의 온라인 판매 전망치를 120억 달러에서 124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24일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온라인 쇼핑액은 전년비 7.5% 증가한 98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23일 추수감사절 역시 전년비 5.5% 늘어난 56억 달러를 기록했고, 주말인 25일과 26일은 7.7% 증가한 103억 달러로 집계됐다. ‘선구매 후지불’ 등 다양한 결제 방식에 미국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 부담에도 예산을 늘리는 모습이다.
어도비에 따르면 11월 1일부터 26일까지 이같은 신용 판촉행사를 이용한 소비 지출이 총 73억 달러로 전년비 14% 급증했다. 올 11월과 12월을 모두 합친 연말 온라인 판매는 2280억 달러로 전년비 4.8% 증가가 예상된다. Adobe Digital Insights의 애널리스트 Vivek Pandya는 “불확실한 수요 환경 때문에 소매업체들이 이번 쇼핑 시즌에 대대적 할인에 나섰고 유연한 지불 방식으로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강화했다”며, “소비자들은 이를 놓치지 않고 기록적으로 돈을 썼다. 다만 다른 부문에선 상승하는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S&P 500 유통산업그룹지수는 월요일 장중 한때 1% 넘게 올랐고, 쇼피파이는 6% 가까이 급등했다.
사우디 감산 노력…유가 70불대 경고
사우디아라비아가 다른 석유수출국기구(OPEC)+ 연맹 멤버들에게 그들의 원유 생산 쿼터를 줄일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일부 국가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대표단이 전했다. 올 7월부터 단독으로 하루 100만 배럴의 감산을 시행해 온 사우디는 OPEC+에게 글로벌 시장을 떠받치기 위한 노력에 추가적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브렌트유는 현지시간 월요일 장중 한때 0.7% 가량 반등했지만 배럴 당 80달러로 다시 밀렸다. OPEC+ 장관급 회의는 앙골라와 나이지리아가 지난 6월 OPEC+ 회의에서 정해진 2024년 쿼터를 축소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바람에 11월 30일로 부득이하게 연기되었다. 지난 주말 전까지 해당 사안에 대해 어느 정도 타협에 다가섰지만 아직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대표단은 밝혔다.
국제 유가가 충분한 공급과 경제전망 악화에 지난 두달에 걸쳐 17% 가량 하락하자 23개국으로 구성된 OPEC+는 시장 개입 압력을 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를 비롯해 여러 전문가들이 내년 초 공급과잉을 예상함에 따라 시장은 더욱 약해질 수 있다. Eurasia Group은 “펀더멘털 둔화와 약세적인 시장 심리를 감안할 때 OPEC+는 다시 한번 공식적인 감산을 발표해야만 할 수도 있다”며, 감산 규모가 하루 100만 배럴에 미치지 못할 경우 유가가 7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중즈그룹 투자자들, 수백억 달러 손실 직면
중국 당국이 그림자금융업계 거물인 중즈그룹(Zhongzhi Enterprise Group)의 자산관리사업을 상대로 공식 수사에 착수하자 투자자들의 피해 규모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한 추정치에 따르면 약 560억 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 상하이 소재 Leaqual Law Firm의 Ying Yue 변호사는 투자자들의 자금 중 4분의 3 넘게 날아가 최대 4600억 위안의 부채에서 1000억 위안 정도만 회수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유사 사례를 볼 때 투자자금 회수 과정은 길고 지난한 법정 싸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소재 자산운용사인 차이나 비전 캐피털(China Vision Capital)의 창업자 Sun Jianbo는 부실 자산의 경우 대개 70% 할인된 가격에 팔린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블룸버그가 계산한 결과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율은 13% 정도다. 이번 사태는 규제가 허술한 그림자금융 기관들이 판매한 상품에서 종종 고수익을 노려온 중국인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그림자금융 기관들은 대개 가계의 저축자금을 모아 부동산과 주식, 채권, 원자재에 투자해왔다. 중즈그룹은 지난 8월 자회사인 중롱국제신탁이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연쇄 위기로 만기가 도래한 하이일드 투자상품의 원금 지급에 실패하면서 유동성 우려가 제기됐다.
작년 인기몰이했던 배당 ETF 투자, 올해는 실패
작년 약세장에 고군분투했던 투자자들은 600억 달러 넘게 배당 ETF에 쏟아부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11개월이 지난 지금 해당 투자 전략은 불발탄으로 보인다. 기술주에 집착한 시장이 15% 급등한 반면 180억 달러 규모의 iShares Select Dividend ETF(티커 DVY)의 경우 유틸리티와 금융주에 올인한 베팅이 부진한 성적을 거둠에 따라 총 수익률 기준 5.4% 하락했다. 200억 달러 규모의 SPDR S&P Dividend ETF(SDY)는 총 수익률 기준 3% 하락했고, Schwab US Dividend ETF(SCHD)는 2.4% 밀렸다. Vanguard의 High Dividend Yield ETF(VYM)는 거의 제자리다. 그나마 수익률이 나은 Invesco Dividend Achievers ETF(PFM)는 6.6%, ProShares S&P 500 Dividend Aristocrats ETF(NOBL)은 2.3%, Vanguard Dividend Appreciation ETF(VIG)는 9.6% 상승에 그쳤다.
이는 시장 타이밍의 위험성에 대한 또 다른 교훈으로, 투자자들은 40년래 연준의 가장 공격적인 긴축 주기에 대응해 배당 여력이 있는 기업들을 선택했으나 이들 기업은 시중금리가 치솟자 취약한 모습을 드러내고 말았다. Schwab자산운용의 D.J. Tierney 선임 투자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소수의 성장주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2023년은 배당주와 가치주에 힘겨운 환경이 되었다”고 털어놨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배당 ETF로 올해 지금까지 유입된 자금은 7억8600만 달러로 2006년래 최저치다. RIA EP Wealth Advisors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Adam Phillips는 배당주 전략을 선전하는 펀드들로부터 수많은 연락을 받았지만 “미끼를 물지 않았다”며, 특히 금리가 정점에 이른 경우 성장주가 진리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