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고용, 볼커시대? 加동결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파월 연준의장이 3월 회의에서 금리를 얼마나 올릴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전일 매파적 스탠스에서 살짝 발을 뺐지만 미국의 강한 고용 지표가 50bp ‘빅스텝’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함에 따라 미국채 금리는 단기물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2년물의 경우 장중 7bp 넘게 올라 5.08%을 찍으며 2007년래 고점을 재차 경신했고, 10년물과의 역전폭을 전일 105bp에서 거의 111bp까지 확대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100bp 이상 벌어진 것은 1981년 이래 처음으로, 당시 폴 볼커 연준의장은 가혹한 금리 인상으로 불황을 감수하며 두자릿수 인플레이션을 꺾은바 있다.

파월은 연준이 경기침체 유발을 추구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지만, 스왑 트레이더들이 향후 4번의 FOMC 회의에 걸쳐 거의 100bp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는 등 가파른 긴축 전망을 토대로 채권시장은 경기침체에 베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전일 급락했던 뉴욕증시는 반등을 시도했지만 결국 혼조세로 마감했다. 만일 금요일 나올 2월 고용보고서가 고용 증가와 임금 상승, 실업률 측면에서 또다시 견조한 노동시장을 확인해준다면 ‘빅스텝’ 인상으로의 회귀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

중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접근을 막으려는 미국의 압력 속에 ASML홀딩이 소재한 네덜란드에서 DUV 액침 노광장비 등 일부 최첨단 반도체 장비에 대해 수출 규제를 마련 중이며 여름 전에 발표될 수 있다고 무역장관이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밝혔다. 한편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당분간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 수호에 신경쓸 것으로 보이며, 비록 중국이 경제·군사적 지원을 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대하려면 전국적인 강제징집과 외부 탄약 보급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여전히 강한 미국 고용

미국의 2월 민간 부문 고용 증가가 예상을 크게 웃돌고 1월 구인건수 역시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해 3월 22일 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여전히 강한 노동시장을 시사했다. ADP와 Stanford Digital Economy Lab이 공동 집계한 보고서에 따르면 2월 민간부문 취업자 수는 24만2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 20만명을 상회했다. 1월 수치는 11만9000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레저와 접객업, 금융 부문이 일자리 성장을 주도했다. 이번 지표는 미국 기업들의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공급을 초과한 상태임을 보여준다. 정리해고는 주로 테크기업과 은행에 국한되었으며, 팬데믹 기간에 어려움을 겪었던 서비스 분야 기업들조차 마침내 채용을 늘리고 있다. 금요일 발표될 2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22만5000명 증가가 예상된다.

한편 미국 노동부의 올해 1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채용 공고 건수가 1082만 건으로 시장 예상치 1055만 건을 넘었다. 이전치는 1123만 건으로 상향 조정됐고, 작년 대부분의 수치도 거의 높아졌다. 파월 연준의장이 주목하는 실업자 한 명당 구인건수 비율은 1월 1.9배로 작년 12월 기록적인 2배에서 소폭 낮아졌다. 팬데믹 이전엔 약 1.2배였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노동시장이 여전히 이례적으로 타이트한 상태라며, 특히 구인건수 비율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노동시장을 식히려는 연준에게 매우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3월 FOMC에서 50bp 금리 인상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파월 ‘3월 결정된바 없다’

수요일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에 출석한 파월 연준의장은 “3월 회의에 대해 아직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한발 물러섰다. “만일, 아직 이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고 강조하지만, 전체 지표가 더 빠른 긴축의 정당성을 시사한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고용과 물가 지표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통화정책 시차를 감안할 때 올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춤으로써 그 효과를 보다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고 있지만 아직 매우 높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일부 원인은 매우 타이트한 노동시장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지만 5.5%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2% 목표에 비해 여전히 너무 높다며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3월 금리 인상 폭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연준 베이지북은 미국의 전반적 경제활동이 올해 초 다소 늘었다고 진단했다. 다만 향후 전망은 높은 불확실성 때문에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씨티와 골드만, 최종금리 전망 상향

현지시간 화요일 미의회에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내놓자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가 최종금리 전망치를 5.5%-5.75%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 이코노미스트 Jan Hatzius는 3월 FOMC 전에 나오는 지표가 대체로 견조할 것으로 보여 이달 25bp 인상 전망이 아슬아슬해 졌다며, 연준이 50bp 인상을 선택할 위험도 어느정도 있다고 진단했다. 설사 3월 25bp 인상을 결정한다 하더라도 정책위원들 간에 의견이 엇갈려 점도표 최종금리를 50bp 올리는 쪽으로 타협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파월이 예상보다 훨씬 매파적으로 돌아서 사실상 50bp 인상 가능성을 열었다며, 시장이 이번 회의에서 거의 40bp 인상을 가격에 반영함에 따라 연준 입장에서 ‘빅스텝’ 인상 부담을 덜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25bp 인상이 7월이나 그 이후까지 지속되거나 지표가 너무 강해 50bp 인상 속도를 보다 오래 고수할 경우 정책금리가 더 높이 올라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 추가 인상 시사에도 캐나다는 동결

8차례에 걸쳐 가파르게 금리를 올려온 캐나다 중앙은행이 지난 1월 약속한대로 기준금리를 4.5%로 동결해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 중 처음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이에 캐나다달러 가치는 미달러 대비 11월래 최저 수준으로 밀렸고, 캐나다 2년물 국채 금리는 한때 7bp 넘게 하락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현지시간 수요일 성명서에서 “정책위원회는 계속해서 경제 전개 상황과 과거 금리 인상의 영향을 평가할 방침이며,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는데 필요할 경우 정책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노동시장이 매우 타이트한데다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려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더욱 하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지표가 CPI 인플레이션이 올해 중반이면 3% 부근으로 내려올 것이라는 자체 전망에 부합한다고 진단했다. CIBC 수석 이코노미스트 Avery Shenfeld는 미국 금리와의 격차 확대에 대한 우려나 캐나다달러의 최근 약세에 대한 언급이 없어 캐나다 중앙은행이 위를 열어둔채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분열된 ECB

유럽중앙은행(ECB)의 이그나치오 비스코 정책위원이 매파적 동료들을 향해 공개적 비판에 나섰다. ECB내 매파와 비둘기파 진영 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인 비스코는 ECB 위원들이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해 가이던스를 주지 않기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확실성이 워낙 높기 때문에 ECB 정책위원회는 ‘포워드 가이던스’ 없이 ‘회의 때마다’ 정책을 결정하기로 합의했다”며, “따라서 동료들이 향후 지속적 금리 인상에 대해 발언한 점은 반갑지 않다”고 말했다.  “나는, 우리는 충분히 알지 못한다”며,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통화정책은 지표 의존적이어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다음주 정책회의에서 50bp 인상이 거의 기정사실로 굳어졌지만 ECB 내부에서 향후 추가 인상을 놓고 논쟁이 격해지는 모습이다. 앞서 대표적 매파인 로버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올 상반기에 현 수준에 머물 전망이라며, 3월부터 7월까지 4번의 회의에 걸쳐 기준금리를 매번 50bp씩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에르 분쉬 벨기에 중앙은행 총재는 최종금리를 지금보다 150bp 높은 4%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정확할 수도 있음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