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연착륙, 연준 9월 동결?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의 7월 고용보고서에서 일자리 증가세가 여전히 견조하지만 완만히 둔화되고 있고 실업률이 3.5%로 다시 후퇴하고 시간당 평균 임금이 전월비 0.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제의 연착륙 기대를 지지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노동시장 냉각은 디스인플레이션 신호라며, 연준이 지난 7월 금리 인상을 마지막으로 상당기간 동결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스왑시장은 연내 추가 25bp 인상 가능성을 40% 정도로 가격에 반영했고, 내년에는 125bp 넘게 인하를 내다봤다. 뉴욕증시는 애플이 3분기 연속 매출 감소에 이어 이번 분기에도 비슷한 성적을 예고하면서 시가총액 3조 달러가 무너진 영향에 S&P 500 지수가 장초 반등세를 지키지 못하고 4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마감했다.

우크라이나가 해상 드론을 이용해 크림반도 인근에 있던 러시아 유조선 한 척을 공격하자 러시아가 미사일 보복으로 대응하며 확전 위험이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흑해를 통한 러시아의 원자재 상품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러시아가 대부분의 곡물은 물론 석유의 15%-20%를 흑해 경로로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드론 공격이 러시아 측의 보험료 및 운송비를 크게 높이고 유럽과 글로벌 시장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지난 주말 사우디에서 우크라이나가 40여개국에 평화안을 제시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중국측은 평화협상에 앞서 휴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했고, 프랑스는 그럴 경우 러시아의 영토 장악이 사실상 굳어진다며 받아들일 수 없는 접근방식이라고 반발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고용 둔화 환영

연준 위원들은 미국의 고용 증가 둔화가 노동 시장의 불균형 개선을 시사한다며, 그동안 얼마나 금리를 더 올려야 할지에 집중되어 왔던 중앙은행의 논의가 조만간 얼마나 오랫동안 높은 수준에 금리를 유지해야 할지로 전환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현지시간 금요일 블룸버그 TV에서 “경제가 상당히 질서 있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었다”며,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가 7월 18만7000명으로 시장 예상치 20만명을 하회한 사실에 대해 “마음이 편하다. 이같은 추세가 단기간에 끝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따라서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임을 시사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 역시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정책입안자들이 인내심을 갖고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경기침체를 초래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까지 낮출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종금리와 얼마나 더 금리 인상이 필요한지 논의하기 보다 어쩌면 이제 고민하기 시작해야 하는 문제는 얼마나 오랫동안 높아진 금리 수준을 지속해야 할지”라며, 기준금리가 5%를 상회한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내려간다면 그만큼 통화정책이 더욱 제약적인 환경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셸 보우먼 연준이사는 미국의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을 완전히 회복하려면 금리를 더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CPI 기대

이번주 발표될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일시적 기저효과로 인해 전년비 기준 3.3%로 6월 3.0%에서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3.3%-3.5%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근원 CPI 상승률은 전월비 기준 0.2%로 이전치와 같은 수준에 머물고 근원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0.3%-0.4%로 둔화되어 디스인플레이션과 경기연착륙 기대를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 나올 추가적 경제지표가 이같은 추이를 이어갈 경우 연준이 9월 금리 인상을 쉬어갈 것이란 전망이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임금 상승세를 주목하며 인플레이션이 되살아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경기 낙관론

JP모간 체이스 이코노미스트들이 미국 경제가 올해 침체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을 거두어들였다. 한때 많은 월가 전문가들이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지만 이젠 경기하강을 피할 수 있다고 보는 낙관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JP모간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페롤리는 노동 공급 증가와 인공지능(AI)에 따른 잠재적 생산성 향상 덕분에 “견조한 비인플레이션적 성장”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지시간 금요일 투자자노트에서 “경기 수축 가능성이 최근 몇달 사이에 약해졌다”며, 상대적으로 조속한 부채한도 타결과 규제당국의 은행 예금 보호가 금융 리스크를 잠재웠다고 평가했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연준 이코노미스트들을 따라 월가 대형은행 중 처음으로 미국 경기 침체 전망을 공식 철회했다.

ECB ‘인플레 피크 지났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의 기저 인플레이션이 아마도 피크를 지난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근 비에너지 공업제품이 물가 압력 완화를 이끌고 있는데다 서비스 분야의 물가 상승세도 후퇴하기 시작한 모습이라고 현지시간 금요일 선공개 경제보고서에서 전했다.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올해 후반에 상당히 하강할 전망이라고 자신했다. 2% 물가안정 목표는 2025년 쯤에야 달성 가능하겠지만 최근 에너지 가격의 하락으로 경제 전반에 걸쳐 조만간 비용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 랠리 막바지 

영국 파운드가 올해 예상치 못한 랠리를 펼쳤지만 영란은행(BOE)이 이제 긴축 행진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파운드 강세도 막바지에 접어든 듯 보인다. 시장에선 BOE에 대해 2차례 추가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BNP파리바와 NatWest Markets, State Street 등은 1차례 인상에 그칠 것이라며 파운드에 대해 약세 의견을 제시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7월 중순에 1년여래 최고 수준에 도달한 뒤 하락세로 돌아섰고, 지난주 BOE가 25bp 인상을 단행한 이후 트레이더들이 최종금리 기대치를 6.5%에서 5.75%로 낮춤에 따라 하락을 이어갔다. 파운드는 금리 격차를 노린 캐리 트레이드 유인은 물론 영국 경제 성장 면에서 투자자들에게 매력을 잃고 있다. 영국의 집값은 빠르게 후퇴하고 있고 제조업 지표는 침체 수준이다. Pictet Asset Management는 최근 영국 경제의 암울한 전망을 이유로 파운드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강등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