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통화정책 적절’
파월 연준의장은 현재 통화정책 기조가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충분하다며, 다만 사상최장기 확장세에 있는 미국 경제에 주목할만한 리스크는 남아있다고 경고했다. 파월은 “경제에 관한 새로운 정보가 대체로 우리의 전망에 부합하는 한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계속 적절할 것으로 본다”고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진단했다. 10월 30일 연준의 세번째 금리 인하후 내놓았던 메시지를 대체로 반복하면서, 글로벌 성장 둔화와 무역 관련 전개상황이 “지속적인 위험”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속적으로 낮은 인플레이션이 소비자들의 보다 장기적인 기대 인플레이션을 원치 않는 하락으로 이끌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의 발언은 정책당국이 금리를 다시 변경하기 전에 자료의 축적을 지켜볼 필요는 있지만 리스크에 여전히 주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 역시 기업투자와 제조업 부진에도 불구하고 경제와 소비의 견조한 모멘텀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이 좋은 상태에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지속가능한 기준으로 2%까지 회복하는 동안 연준이 그같은 스탠스에 머물수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채권 반등시도
채권 시장이 금리 상승에 막 익숙해지려 할 때에 글로벌 투심 방향이 바뀌어 금리를 다시 끌어내리고 있다. 미-중 무역 휴전 기대 후퇴로 안전자산 수요가 촉발되면서 분트에서 미국채에 이르기까지 주요국 채권 가격이 랠리를 연출했다. 영국 역시 10월 인플레이션 지표가 부진해 길트 금리 하락을 이끌었다. 트럼프가 화요일 1단계 무역합의 불발시 대중 관세를 올리겠다고 경고하면서 성장에 대한 불안감이 되살아나 채권 시장이 강세로 돌아섰다. 중앙은행들이 이제 완화를 멈추고 무역합의가 임박했다는 판단에 채권 금리가 상승세를 보였던 최근 몇주간의 상황과 반대의 모습이다. Danske Bank는 이익 실현과 위험선호 약화가 채권 랠리를 주도했다며, “트럼프는 다시 한번 채권 투자자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파월 의회 증언에 앞서 발표한 투자자노트에서 채권 매도세가 대부분 끝난듯 보인다며, 관세가 철회되지 않는다면 채권 금리가 주요 저항선을 돌파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AdMacro는 연준의 동결 기조가 오래 가지 못할 수도 있다며, 상당한 경제지표가 연준이 결국 금리를 훨씬 더 내려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美 근원인플레 둔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신규 관세에도 불구하고 10월 미국 주요 인플레이션이 예상과 달리 둔화됐다. 올해 금리 인하에도 물가상승세가 연준의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미 노동부 보고서에 따르면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대비 2.3% 상승했다. 예상치는 2.4%였다. 근원 CPI는 전월비 0.2% 상승해 예상에 부합했다. 반면 헤드라인 CPI는 전월비 0.4%, 전년비 1.8% 올랐으며, 모두 예상치를 상회했다. Regions Financial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히 낮은 편으로, 확실히 곧 연준의 레이더망에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근원인플레이션 둔화는 임대료 상승세가 주춤하고 의류 가격이 하락한데 주로 기인한다. 낮은 실업률과 대중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지지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은 관세를 되돌리기 위한 무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겠지만, 부진한 인플레이션 지표는 경제 전망이나 무역 긴장 악화시 추가 완화의 문을 열어준다고 진단했다. 달러 강세와 제한적 임금 상승 압력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몇달간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을 유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시 도마에 오른 연준의 금리 통제력
연준이 지난 두달간 단기자금시장을 진정시키는데 성공했으나 역효과도 있다. 연준이 최근 레포시장에 유동성을 투입하고 단기재정증권을 매입하는 등 적극적 조치를 취하면서 실효 연방기금금리(EFFR)가 1.55%로 하락했다. 아직은 연준의 목표 범위인 1.50%~1.75% 사이에 있지만, 비정상적으로 하단에 가까운 상태다. 일각에선 그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해당 금리가 목표범위를 벗어날 경우 연준이 통화정책의 주요 수단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지난 9월 중순 해당금리가 목표범위 상단을 5bp 상회하면서 결국 연준은 통제권을 되찾기 위해 수천억 달러의 유동성을 투입해야 했다. BMO Capital Markets은 “이는 연준의 연방기금에 대한 통제력과 신뢰성의 문제”라며, “이는 절대적”이라고 지적했다. 12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이 IOER을 1.60%로 올릴 확률이 3분의 1 정도로 보고, 이에 대한 헤지로 1월과 2월만기 연방기금 선물 계약 매도를 추천했다. 그러나 연준은 행동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 단기 금리는 월말과 분기말에 스파이크를 보이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2018년 12월에 급등했다. NatWest는 9월 나타났던 긴장이 아직도 상당부분 존재한다며, 연말 연방기금 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을 70%로 점쳤다. 파월은 지난 9월 중순 레포시장 혼란을 언급하면서 “우리 통제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OPEC 감산
내년 비회원국들이 원유 공급을 대폭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이 밝혔다. 이에 국제유가(WTI)는 한때 1.3% 가까이 상승했다. 그는 특히 미-중 무역 합의 서명시 수요 증가 전망치를 상향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20년에 OPEC 비회원국 공급이, 특히 미국 셰일쪽에서 대폭 조정될 것 같다”고 아부다비 컨퍼런스에서 전망했다. “12월 매우 성공적인 OPEC 회의를 기대한다. 우리는 편안한 상태다.” 그의 발언은 내년 원유시장에 대한 보다 낙관적 전망을 뒷받침한다. 또한 OPEC이 12월 5~6일 비엔나 회동에서 현재의 산유량 목표를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OPEC은 러시아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과 협력해 원유시장을 관리해왔다. 바르킨도는 일부 미국 기업들이 2020년 미국 셰일 공급의 둔화를 경고했다며, 하루 30만~40만 배럴 정도의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셰일 생산업체들은 월가로부터 지출을 줄이고 주주들에게 더 많은 돈을 돌려 주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