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개미들 銀사냥, 美5년물 주목

(블룸버그) — 간밤 뉴욕증시는 최근의 투기적 투자 광풍에도 주식시장의 강세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진단 속에 기술주와 소매업종 중심으로 랠리를 펼치며 약 10주래 최대폭 상승했다. 나스닥 100 지수는 2.5% 급등했다. 게임스탑은 유동주식수 대비 공매도 미상환잔고(short interest) 비율이 1월 중순 114%에서 39%로 급락한 것으로 IHS Markit 데이터에 나타나 주가가 30% 넘게 빠졌다. 개미군단의 또다른 공매도 겨냥 사냥감이 된 은은 약 8년래 고점으로 뛰어올랐다. Cantor Fitzgerald의 최고경영자인 Howard Lutnick는 게임스탑발 변동성 확대가 주식시장의 시스템적 위험과는 거리가 멀다고 진단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자신이 제시한 1.9조 달러의 팬데믹 구제 패키지에 대해 공화당 중도파 상원의원들이 6180억 달러 규모의 대안을 제시하자 타협을 모색하기 위해 현지시간 월요일 오후 공화당 인사들과 회동을 가졌다. 공화당 측은 일인당 1400달러를 약속한 바이든의 재난지원금에 대해 보다 엄격한 소득 기준을 토대로 1000달러를 제안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안을 이번 패키지에서 제외하고 학교 지원금은 170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로 낮출 것을 요구했다. 한편 독일 메르켈 총리는 올 9월 말까지 모든 국민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약속했지만 유로는 0.6% 가량 하락했다. 미국ISM 제조업 지수가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ISM 구매물가지수가 2011년래 최고치로 상승함에 따라 달러가 G-10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한국의 경우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비 0.6%로 시장 예상치 0.5%를 상회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개미들 銀사냥

게임스탑 폭등을 이끌었던 개미투자자들의 투자 광풍이 이제 귀금속 시장을 휩쓸면서 Comex에서 은 선물 가격이 한때 13% 가까이 급등해 온스당 30.3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3년 2월래 최고 수준이다. 지난 주말엔 미국에서 호주에 이르기까지 실버바와 코인을 파는 온라인 판매상에 주문이 폭주했고, 금요일엔 은을 추적하는 최대 ETP인 블랙록의 iShares Silver Trust가 사상최대인 9억4400만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게임스탑 등 최근 금융시장을 사로잡은 공매도 과열 종목과 마찬가지로 은의 랠리 역시 레딧 모임방에서 촉발된 듯 보인다. 지난주 한 게시물은 은을 “세계 최대 숏” 상품이라며 트레이더들에게 iShares 트러스트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그러나 은은 게임스탑 같은 주식과 중요한 면에서 차이가 있다. 우선, 은의 숏스퀴즈 여력은 그렇게 분명치 않다. CFTC 자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2019년 중반부터 은에 대해 순매수 포지션을 유지해왔다. 시가총액 규모도 비교가 안될 정도로 은 시장은 훨씬 크다. OCBC는 게임스탑 사태로 개인 투자자들의 파워가 증명되었다며 이같은 현상이 은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은의 경우 게임스탑보다 훨씬 시장이 크고 유동성이 많기 때문에 숏스퀴즈를 유발하기는 보다 어렵겠지만 현재 모멘텀이 이쪽으로 쏠려 있는듯 하다”고 지적했다. 은 가격의 상승에 광산주 역시 급등했다. 멕시코의 Fresnillo 주가는 런던 거래에서 최대 21% 올랐고, China Silver Group은 홍콩서 최대 63% 상승했다. 호주의 Silver Mines는 최대 49% 뛰었다. CME그룹은 적절한 담보 커버리지를 보장하기 위해 코멕스 은 선물의 증거금을 2월 2월부로 계약당 1만4000달러에서 1만6500달러로 올린다고 밝혔다.

미국채 5년물 주목

미국채 5년물은 그동안 채권시장 매도세로부터 비교적 안전해 보였으나 이제는 취약해진 모습이다. 일부 스트래티지스트들은 트레이더들이 연준의 향후 긴축 속도를 제대로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블룸버그 집계 데이터에 따르면 스왑시장의 경우 첫 금리 인상을 2023년 4분기 경으로 반영하고 있지만 두번째 25bp 인상은 거의 1년 후, 세번째는 다음 6개월 후로 내다보고 있다. Barclays Capital은 연준이 2% 평균물가목표제로 바꿨지만 시장은 아직도 금리 인상 주기가 일찍 시작되어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드커브의 단기-중기 구간이 가팔라질 여지가 있다며, 2년과 5년물간 오버나잇 금리 스왑 확대에 대비해 2년물 선도스왑 진입을 추천했다. 단기 금리 전망에 민감한 미국채 5년물 금리는 지난 4월초 대비 5bp 가량 오르는데 그친 반면 10년물의 경우 1.08%로 거의 40bp 상승했고 30년물은 약 50bp 높아졌다. BofA는 “경기 회복이 진행됨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상이 보다 쉽게 가격에 반영되는 5년물 구간에서 다이내믹스가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시장이 조기 금리 인상을 반영하기 시작하거나 인상 간격이 짧아질 경우 5년물 금리가 30년물보다 더 크게 오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간의 시장 진단

JP모간은 공매도 과열 종목을 둘러싼 개미군단과 헤지펀드 간의 싸움이 시장에 큰 차질을 초래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대규모 시장 후퇴는 성장 전망이 악화되거나 고평가 징후가 있을때 대개 나타나는데, 현재 이례적 가격 모멘텀이나 과도한 투자자 레버리지 신호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John Normand 등 스트래티지스트들이 현지시간 금요일 투자자노트에서 진단했다. 현재 진행 중인 개인투자자 대 헤지펀드 간의 갈등은 지난 20년간 거의 매년 발생했던 약 10% 하락 움직임보다 심각하지 않다며, 가격 모멘텀과 밸류에이션, 투자자 레버리지 등을 토대로 한 자사 버블 추적 모델에 따르면 개별 종목은 몰라도 자산군 수준에서 볼 때 적신호가 켜진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또한 분산적 금융과 개인 투자자들의 영향력 확대가 합쳐져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번 사태가 양적완화로 인한 버블을 꺼뜨리는 계기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생각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게임스탑 등 공매도 과열 종목을 둘러싼 거래 광풍에 통화 당국이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최근 게임스탑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개별 종목을 놓고 다른 투기세력 끼리 기싸움을 벌이고 싶다면 신의 축복이 있기를 빌겠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한 온라인 타운홀 행사에서 관련 질문에 답했다. 돈을 벌던 손해를 보던 이는 단지 그들의 문제라며, “이들 개별 종목에 대한 투기세력 때문에 통화정책에 대한 내 견해를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핵심은 우리가 정말로 최대 고용을 달성할 때까지 연준이 통화정책 페달을 계속 밟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융시장 버블 가능성에 대한 카시카리의 관점은 다른 연준 인사들과 맥락을 같이한다. 앞서 1월 27일 FOMC 기자 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게임스탑 등 공매도가 몰린 종목의 주가 폭등 현상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거부하면서, 다만 최근 몇개월 간 증시 상승을 이끈 주요 동인은 백신 개발과 재정 부양책이라고 지적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1월 29일 “단순히 이미 주식시장에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더 벌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경제 회복 속도를 늦출 위험이 있는 통화정책 긴축을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는 감독당국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대형 은행의 자본 상태를 잘 파악하고 있지만 자신은 현재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월요일 말했다. 한편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경제가 좀더 뜨거워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2023년 이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지난달 자신의 발언을 둘러싸고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바이든의 무역정책

바이든 미 행정부는 새로운 수출 시장을 열기 위해 추가 협상에 나서기 보다는 교역상대국과의 기존 약속을 이행하는데 무역정책의 우선순위를 두는 모습이다. 바이든 인수팀과 친밀한 산업 전문가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트럼프식의 일방적 관세 철퇴보다는 대화를 통해 협정 위반 사항을 처리하고 동맹국과 협력하고 기존의 분쟁해결 메커니즘에 의존하는 전략을 취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영국 및 케냐와의 무역협정 논의는 당분간 답보 상태에 머물 수도 있다. 바이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칭 ‘관세맨(Tariff Man)’이라며 중국과 유럽연합은 물론 심지어 이웃인 멕시코와 캐나다까지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압박용으로 휘두른 고관세 정책을 당장 없애진 않을 생각임을 시사해왔다. 바이든이 관세를 철폐할지, 또 언제 어떤 댓가를 받고 움직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무역협정 약속 이행을 위해 일방적 조치보다는 협상과 중재, 다자주의적 해법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출발점은 지난 7월 발효된 미국-멕시코-캐나다간 신(新) 무역협정이 될 전망이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