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랠리를 즐겼던 투자자들에게 매서운 한파가 찾아왔다. 미 의회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조건부로 중단됐던 미정부 셧다운이 재개될 위험이 높아졌다. 글로벌 성장 우려는 기업들에게도 이어져 도시바가 연간 이익 전망을 절반 이상 낮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주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무역협상 역시 아직 고무적인 분위기는 아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국이 충분한 양보를 내놓아 트럼프에게 일부 승리를 안겨주고 3월로 예정된 관세 인상을 연기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합의가 확실치 않다며 섣부른 희망에 선을 그었다.
지난 금요일 뉴욕 증시는 기술주 반등에 낙폭을 회복했지만, 경제 성장과 무역 우려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미국채 금리는 하락을 이어갔다. 달러지수(BBDXY)는 7거래일 연속 상승해 1년여래 최장기 랠리를 펼쳤다. 아마존은 베조스 CEO와 트럼프 대통령간 언론 대리전이 격화되는 양상에 주가가 한때 3% 가까이 하락했다. 캐나다가 1월 예상을 크게 뛰어 넘어 사상최고의 민간부문 고용을 기록함에 따라 캐나다달러가 주요통화대비 상승했다. 트럼프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이달말 김정은 북한 위원장과 만나기로 했다며, 북한이 경제강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또 셧다운?
국경 안보 예산을 두고 2차 정부 셧다운을 피하기 위한 협상이 토요일 늦게 결렬되었다고 미의회 의원 및 보좌관들이 전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현재 대화를 하지 않고 있어,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합의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협상이 다시 정상화 될 수는 있지만, 오는 금요일 마감 시한까지 합의를 타결하기엔 어려워 보인다. 양측은 국경 안보 예산 규모 협상에서 부가적 이슈에 불과한 이민수용소 침상의 수와 목적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예산안 법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이미 35일간 사상최장기 셧다운을 겪은데 이어 9개의 연방정부 부처와 관계 기관이 다시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 당초 협상단은 월요일에 합의를 마련해 마감시한까지 예산안을 처리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쉘비 상원 세출위원장은 “합의 가능성이 반반”이라며, 민주당과 일부 문제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현재의 정부 펀딩 프로그램은 2월 15일에 마감된다. 의회에서 극적인 타협안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국경장벽 예산을 고집해 온 트럼프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일부 공화당원들이 발을 뺄 위험이 있다.
메이 ‘협상 시간 더 달라’
메이 영국 총리는 의회에 유렵연합과의 브렉시트 합의안 재협상에 있어서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2월 14일 표결을 앞두고 메이는 탈퇴 합의문에서 아일랜드 백스톱 조항을 철회하자는 의회의 의사를 재확인하고, 2월 27일까지 새로운 딜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다시 투표할 기회를 약속할 생각이다. 메이는 의회가 협상 권한을 장악하지 않을 경우 노딜 브렉시트를 회피할 기회를 잃게 될까봐 전전긍긍해하는 의회 의원들의 우려를 달래려 하고 있다. 노동당은 2월 26일전에 2차 “의미있는” 의회 투표를 진행해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도록 메이를 추가 압박할 계획이다.
코메르츠는 파운드가 “현재 거래하기엔 최악의 통화”라며, “노딜과 합의 가능성이 거의 반반이라 어느 한쪽으로 결정이 나면 파운드가 크게 움직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레디아그리콜은 협상 결과에 낙관적이라며 파운드에 대해 1.37달러 목표가로 6개월 콜스프레드를 추천했다. “고객들은 아직 패닉과 거리가 멀다. 여전히 영국과 EU간 치킨게임에 참여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설문에 따르면 영국이 12개월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이 30%로 한달 전 25%에서 높아졌다.
샌프란 연은총재 ‘대차대조표, 정규 정책수단 될수도’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단지 비상시 최후의 대응조치 뿐만 아니라 정규적인 정책수단으로 사용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데일리는 “금리를 주요 정책수단으로 하고 대차대조표를 보조 도구로 좀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준이 올해 통화정책 틀과 절차를 재고하면서 이 문제가 논의의 일부라고 말했다. 또한 글로벌 성장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을 포함한 정부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연준의 연속적 금리인상에 따른 보다 타이트해진 금융 여건 등을 지적하며 좀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 모든 요인들이 해소될 때까지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인내심은 시간이 아닌 데이터에 의존적”이라고 강조했다.
BofA ‘미국채 커브 플래트너는 끝’
BofA 역시 연준의 추가 긴축에 대한 기대가 후퇴하면서 커브 플래트닝 견해를 버렸다. 그러나 연준이 여전히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스티프닝 추세를 외칠 시기는 아니라며 전술적으로 접근할 것을 충고했다. 커브 스티프너를 둘러싼 흥분에도 불구하고 2년-10년 구간의 경우 금리 인상 기대 후퇴와 어두워진 성장 전망 때문에 최근 몇주간 추세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연준의 비둘기파적 기조 선회가 반드시 긴축 주기의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금융 여건이 완화되면서 경제지표와 기대인플레이션이 강화돼 연준이 긴축을 다시 시작할 것으로 보이지만, 무역이나 글로벌 성장 등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전망에 부담을 주어 일드커브가 불플래트닝으로 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재규어 랜드로버, 채권발행 포기
재규어 랜드로버(JLR)가 40억 달러의 감각상각과 중국 판매 침체, 브렉시트 불확실성 등에 채권발행 대신 다른 자금조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JLR은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상환을 위해 14개월 안에 10억 달러를 조달해야 하며, 동시에 전기자동차 투자도 필요하다. 매출채권 대출을 늘리거나 자산 리스, 수출 신용 등 다양한 파이낸싱 옵션이 가능하다. 인도 타타자동차 소유의 JLR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재규어 스포츠카와 랜드로버 SUV 판매가 12월 말까지 9개월간 3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억7300만 파운드의 손실을 내면서 타타 주가는 최대 30% 급락했다. 영국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JLR은 매출 부진에 대응해 이미 작년에만 1500명을 정리한데 이어 인력의 약 10%인 4500명을 추가로 내보내려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분기에 2억 파운드의 일회성 비용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