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100bp 충격 요법, 길고 추한 침체

스웨덴 중앙은행이 100bp 금리 인상이라는 충격요법을 감행하면서 연준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긴축 행보가 더 가팔라질지 투자자들이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한때 5bp 올라 3.99%선에 다가섰고, 10년물 역시 11bp 급등해 3.6%를 찍으며 2011년 고점인 3.77%를 노리고 있다. 시장은 이번 FOMC에서 75bp 인상을 기정사실화한 상태지만, 연준이 보다 매파적 발언을 내놓을 경우 2년물 금리가 2007년 고점인 4.29%를 목표로 더 오를 수 있다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진단했다. 만일 75bp 인상에도 최종금리 기대를 낮추어 비둘기파적 서프라이즈가 나온다면 2년물 금리는 3.45%로 후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Nomura Securities International의 Charlie McElligott는 연준이 100bp를 선택할 가능성을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96명의 애널리스트 중 단 2명만이 100bp 인상을 예상한 상태다.

뉴욕증시는 매파적 연준 우려에 더해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러시아와의 합병을 위한 주민투표 추진 소식에 주요 주가지수 모두 장중 1% 넘게 하락했다. 유럽에서는 독일 분트 10년물 금리가 하루에 12bp 뛰었다. 독일의 8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며 전년동월대비 45.8%, 전월대비 7.9% 급등한 영향을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세계가 직면한 여러 위기를 유엔을 중심으로 자유와 연대를 통해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스웨덴 100bp 전격 인상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가 기준금리를 1.75%로 100bp 전격 인상하며 연준을 비롯해 이번주 줄줄이 예정된 글로벌 통화긴축의 포문을 열었다. 릭스방크가 1990년대에 2% 인플레이션 목표를 중심으로 현재의 통화 정책 기틀을 설립한 이래 가장 큰 폭의 긴축으로,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11개월 연속 전망을 상회하며 9%까지 가팔라지자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위험에 시장 컨센서스 75bp를 뛰어넘은 ‘울트라스텝’을 선택한 것이다. 정책성명서에서 “6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통화정책을 더욱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히면서, 내년 이맘때면 기준금리가 2.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추가 75bp 인상을 시사한 셈이다. Handelsbanken의 Claes Mahlen은 추가로 11월 50bp와 내년 2월 25bp 인상을 전망했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11월 75bp 인상을 예상하며 에너지 가격 불확실성이 겨울에 더 큰 폭의 인상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닥터둠 루비니의 경고

2008년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하며 닥터둠으로 유명해진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는 2022년 말부터 미국을 비롯한 세계가 침체에 빠져 내년까지 어려움이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짧고 얕은 침체가 아닌 길고 추한 침체가 될 것”이라며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단순한 경기침체에도 S&P 500 지수가 30%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 이번에 자신의 예상대로 전세계가 심각한 침체를 겪는다면 주가 하락률은 40%에 달할 수 있다고 월요일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미국 경제에 낙관하는 사람들은 기업과 정부의 높은 부채 비율을 들여다봐야 한다며, 금리가 오르고 부채 상환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많은 좀비 기업과 가계, 은행, 국가들이 죽어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누가 벌거벗고 헤엄치고 있는지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미국 경제의 경착륙 없이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번 FOMC에서 75bp 인상에 이어 11월과 12월에 각각 50bp 인상을 단행해 연말이면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가 4%-4.2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임금과 서비스 분야 등 고질적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추가 인상이 불가피해 결국 기준금리가 5%를 향할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팬데믹에 따른 공급 차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비용은 오르고 경제 성장은 낮아지면서, 미미한 성장과 실업률 상승이 장기화되는 “성장 침체(growth recession)”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연준의 전략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ECB 추가 인상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다음 여러 차례 회의에 걸쳐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지시간 화요일 연설에서 “우리는 금리 인상을 앞당기는 등 통화정책 정상화 경로를 따라 중대한 조치를 취했다”며, ECB는 회의 때마다 새로운 경제지표를 토대로 정책 결정을 내리겠다고 강조했다. ECB 위원들은 연준의 공격적 긴축 기조에 역사적인 75bp 인상을 단행한 후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다음 보폭을 얼마로 해야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Madis Muller 에스토니아 중앙은행 총재는 “충분히 강하고 결정적인” 액션을 촉구했고, Luis de Guindos ECB 부총재는 성장 둔화만으로 물가를 잡는데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산 석탄 제재 논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전세계 식량과 에너지 안보 위기에 맞서 석탄 등 일부 품목의 이동을 허용해야 한다는 가이던스를 내놓자 일부 회원국들이 대러시아 제재 조치가 약해질 수 있다며 반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폴란드와 발틱해 연안 국가 등은 유럽 장관회의에서 EU의 제재 관련 수정 가이던스를 비판하고, 해당 이슈가 해결될 때까지 공식 발표를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었다. 기존 제재조치는 EU 사업자가 석탄을 운송하거나 러시아에서 생산된 관련 물품의 운송에 파이낸싱이나 보험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EU 집행위 대변인 Daniel Ferrie는 “EU의 제재조치가 제 3국가로 가는 필수적 품목의 무역에 부당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성명서에서 밝혔다. 비료용 화학물질 등 농업-식량 물품, 에너지 상품, 필수품 등이 이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제 3국으로 이들 제품의 운송을 위한 EU 사업자의 파이낸싱 및 금융 서비스 제공 역시 허용된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산 석탄이 EU 영토내로 수입되는 것은 여전히 전면 금지된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블룸버그는 그리스 선박이 러시아에서 터키로 석탄을 운송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부동산 침체

노엘 퀸 HSBC Holdings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현재 겪고 있는 “대대적” 조정을 적어도 2년은 더 견뎌야 할 전망이라고 현지시간 화요일 한 컨퍼런스에서 진단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고 훨씬 결정적인 조정”이라며, “정말로 진정되려면 시간이 한참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십여년래 최악의 상반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블룸버그 뉴스는 이달초 보도한 바 있다. 퀸은 일부 정책 변경이 고무적이긴 하지만 주로 역내 자본 흐름을 부동산 분야로 재설정하는데 국한되어 있다며, 글로벌 자본시장이 중국 부동산을 향해 긍정적으로 리밸런싱을 하기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레버리지 규제와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 경제 둔화 등이 올해 부동산 침체의 원인으로, 중국 당국은 모기지 금리를 낮추고 일부 역내 채권 발행에 보증을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심리를 되돌리진 못했다.

— 기사 문의: 서은경 기자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