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미친' 유로, 관세 폭격, 자본통제

미국과 중국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한채 예고한대로 추가 관세 포탄을 주고 받으며 양대국간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지시간 9월 1일 약 11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5%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 역시 75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단계적 관세 보복을 시작했다. 한편 ‘선택적 디폴트’에 빠진 아르헨티나는 결국 자본통제 수순을 밟고 있다.

금요일 뉴욕증시는 관세 우려와 지표 부진에 혼조세를 보였다. 미증시는 월요일 노동절로 휴장한다. 트럼프가 유로 하락이 ‘미쳤다’고 외쳤지만 유로는 2017년 5월래 처음으로 1.1달러선을 하회했고 달러지수(BBDXY)는 5거래일 연속 올라 재차 연고점을 경신했다. 한국 수출은 8월 전년동월비 13.6% 감소해 9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한편, 홍콩에서 시위대들이 다시 홍콩국제공항 진입을 시도하는 가운데 지하철 운영사인 MTR 측이 공항으로의 급행열차 운행을 중지했다. ‘카테고리 5’로 성장한 허리케인 도리안이 바하마에 상륙한 가운데 트럼프 미 대통령 소유 리조트 마라라고 클럽이 위치해 있기도 한 플로리다 팜 비치 카운티의 일부 지역에 대피령이 발령됐다. 미국과 중국의 상호 관세 부과 발동 이후 S&P 500 선물이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한때 1.1% 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중 관세 폭격 재개

신발과 의류는 물론 애플 와치와 같은 일부 하이테크 상품에 이르기까지 약 11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미국이 현지시간 9월 1일부터 15% 관세를 부고했다. 중국은 75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단계적인 관세 보복 시행에 들어갔다. 노트북 컴퓨터와 핸드폰 등 추가 16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연말 연휴 쇼핑에 미칠 영향력을 감안해 12월 15일부터 15% 관세를 물게 된다. 양측간 무역협상 대표들이 9월 워싱턴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트럼프는 밝혔다. “우리는 중국과 대화를 하고 있다. 만남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미국이 아닌 중국이 관세 부담을 지고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헀다.

아르헨티나 자본통제

디폴트 위기에 빠진 아르헨티나 정부가 달러 유출을 막기 위해 자본통제를 단행한다. 수출업체들은 일정 시한 내에 외화를 본국으로 들여와야 하며, 기관들은 외환시장에서 아르헨티나 페소(ARS) 매도시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최근 예비선거 결과 10월 대선에 대해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ARS는 지난달 25% 넘게 폭락했고, 중앙은행이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가운데 외환보유고는 지난 목요일과 금요일에만 30억 달러가 증발했다. 지난 수요일 당국이 단기 채권 상환을 연장한데 이어 500억 달러 규모의 장기 채권에 대해서도 ‘자발적 상환기간 연장(reprofiling)’을 추진할 생각이다. 또한 IMF로부터 받은 구제금융 440억 달러에 대해서도 상환 조건을 재협상할 계획이다.

‘미친’ 유로

트럼프는 금요일 유로가 달러에 대해 “미친듯(like crazy)“ 하락하고 있다며, 달러는 역사상 가장 강세로 연준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미국 수출업체와 제조업체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고 트위터에서 주장했다. 트럼프의 불평에도 유로화는 한때 0.85% 하락한 1.0963달러까지 밀렸다. 런던장이 마감하고 통화 옵션이 만료된 후 뉴욕 장에서 현지시간 오전 11시경부터 매도세가 갑자기 거세졌다. 미국 시장이 노동절로 다음주 월요일 휴장하는데다 9월 1일부터 미국의 대중 관세가 발효되면서 트레이더들이 포지션 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정치불안과 ECB 부양책 기대 역시 유로 약세를 거들었다.

ECB 부양수단은?

노보트니 정책위원은 ECB의 통화정책 믹스에 주식 매입을 추가하는 것은 현실적 옵션이 아니라고 밝혔다. 주식 매입은 유럽에 부적절하기 때문에 정책 수단에서 “완전히 제외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가진 정책수단을 어느 정도 조정할 수 있지만, 새로운 조치를 기대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ECB 실무진은 9월 12일 회의에서 정책위원들이 검토할 부양책을 마련하고 있다. 드라기 ECB 총재가 경제 전망 악화에 대응을 약속하자 투자자들은 이미 마이너스인 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자산매입 프로그램도 기다리고 있다. 유로존 채권 금리가 이미 사상최저에 근접하고 상당 부문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노보트니는 “걱정스러운 전개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장기간 마이너스 채권금리는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자본시장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美 소비자심리 2012년래 최대폭 하락

미국 소비자들의 심리가 6년래 최대폭으로 하락해 트럼프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관세가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심리를 억누르고 있는 모습이다. 현지시간 금요일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미시간대 소비자신뢰 지수 최종치는 예비치 92.1보다 낮아진 89.8로 나타났다. 7월 확정치 98.4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경기현황 지수 역시 2016년 10월 이래 최저치로 후퇴했고, 소비자기대지수는 2016년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던 1월과 동일했다. 한편 7월 미국 개인소비 증가율은 예상보다 좋아 3분기 출발이 순조로움을 시사했다. 추가 관세가 9월 1일부터 발효되면서 중국과의 무역 전쟁이 확대됨에 따라 소비심리는 더욱 역풍에 시달릴 수도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중 무역 긴장 격화와 지속된 시장 변동성 등 각종 악재가 터지면서 소비자심리에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소득과 더불어 심리가 악화될 경우 올 하반기 소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사 문의: 서은경 (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