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설연휴 전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미국 1월 CPI는 결국 시장예상을 상회했고, 미국채를 비롯한 글로벌 금리에 상방압력을 가했다. 위험선호 속 뉴욕증시가 지난 금요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했으며, 달러-원 1개월 NDF는 역외거래에서 1060원 지지력을 재차 시험했다. 한편 일본은행(BOJ) 구로다 총재는 연임에 성공해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미 정치 불확실성은 재차 고조되는 모습이다. 뮬러 특검은 사실상 러시아가 트럼프 미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지난 미 대선에 개입했다고 판단을 내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집값 급등세가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등 특정지역에 집중되고 있다며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가격조정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뮬러 특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인정
지난 미 대선의 러시아 개입설을 수사해 온 뮬러 특별검사는 러시아가 트럼프의 당선을 위해 노력했다고 명확히 결론 내렸다. 지난 금요일(현지시간) 미 연방대배심은 2016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유리하도록 광범위하게 개입한 혐의로 러시아 인사 13명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온라인 여론 조작 조직 “트롤팜(troll farm)”을 기소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크렘린과 친분이 있는 러시아 사업가 소유의 기업들이 개입 작전에 매달 125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했다.
로버트 뮬러 특검의 충격적인 기소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허튼 소리”라고 일축한 반면,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뮬러 특검이 “이견의 여지가 없는” 증거를 제시했다고 평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러시아인들이 모스크바에서 박장대소하고 있다. 미국이여, 보다 영리하게 굴어라”고 게시했다. 그간 트럼프의 정치 스캔들이 불거질 때마다 이는 미달러에 약세 재료가 된 바 있다.
美 철강 수입 조치 권고안 여파 주목
미국 상무부가 현지시간 16일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른 철강 수입 안보 영향 조사 결과와 조치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의 1안은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최소 24%의 관세 부과, 2안은 한국 등 12개국을 대상으로 최소 53%의 관세 부과, 3안은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2017년 대미 수출의 63% 수준의 쿼터 설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월 11일까지 최종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와 관련해 17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미국 상무부의 철강 수입 조치 권고안에 따라 수입산 철강에 대해 관세 및 쿼터 등의 조치를 실시할 경우,대미 철강 수출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데 정부와 업계가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는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점은 53%의 높은 관세를 부과할 대상으로 지목한 12개 국가에 한국이 포함된 것이라며, 그동안 정부가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기 때문에 한국산 철강이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미국을 설득하는데 실패한 듯 하다고 보도했다.
한편 중국은 미국이 알루미늄과 철강에 대한 무역규제를 실시할 경우 반격에 나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알루미늄 가격은 철강 수출품에 최소 24%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포함된 보고서 발표 이후 금요일 2% 급등했다. BMO 캐피털은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제시된 선택지들이 예상보다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철강과 알루미늄 무역전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美 CPI 예상 상회 vs 소매판매 부진, 시사점은?
지난주 14일 발표된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대비 2.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예상(1.9%)을 상회한 반면, 소매판매(자동차제외) 증가는 전월비 보합수준에 그쳐 0.5% 가량 증가했을 것이라는 시장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리뷰 노트에서 “이 두 핵심 경제지표는 올해 초 성장없는 인플레이션인 스태그플레이션을 시사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의 기조적 추세를 반영한 것은 아니다”며, 스태그플레이셔니스트들은 추가 정보가 나올 때까지 판단을 보류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수개월간 실업률이 4% 아래로 떨어져 임금 인상 압력을 뒷받침할 것이고, 이는 지속적으로 견조한 소비지출과 점진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을 지지할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월 지표의 스테그플레이션적인 기조는 금융시장의 최근 변동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미 CPI 확인 직후 급등해 14일 장중 2.9%를 상향 돌파했고, 15일에는 2.94% 위를 시도하기도 했다.
BOJ 구로다 결국 연임, 엔화 강세 제한될까
일본 정부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를 연임하고 아마미야 마사요시와 와카타베 마사즈미를 부총재로 임명한다고 16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지난주 아베 일본 총리가 BOJ 차기 총재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발언을 내놓은 이후 달러-엔 환율이 2017년 연저점을 하회하는 등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구로다 연임 확인이 향후 시장 참여자들의 엔화 매도 정리 움직임을 제한할 것인지 주목된다. 16일 달러-엔 환율은 하단을 105엔대 중반까지 낮춰 2016년래 최저치를 경신했지만, 이후 저점매수가 유입되며 106엔 위를 회복하고 강보합 수준에 마감했다. 일본 증시는 1% 가량 올랐다. 한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엔화 강세가 향후 수개월내 무역수지 역전을 초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1월 조정 무역수지는 1439억 엔 흑자로 12월 868억 엔 대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차기 수장은? 경계감 고조
다음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 만료를 앞둔 만큼, 정부의 차기 총재 인선의 윤곽이 설 연휴가 지나고는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시장 기대가 높다. 총재 지명자는 국회 청문회를 통과해야하는 만큼 시기적으로 더는 미뤄질 수 없다는 것. 일각에서는 이 총재 연임도 가능하고 이는 채권시장에 단기적인 강세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조선비즈는 아직 이 총재를 이을 유력한 후보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사청문회 일정을 고려하면 적어도 다음달 초에는 후보자가 지명돼야 하는데, 참여정부 시절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박봉흠 전 한은 금통위원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고, 참여정부 시절에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와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이었던 박상용 연세대 명예교수도 신임 총재 후보로 꼽힌다고 전했다. 한은 출신으로는 이광주 전 부총재보, 김재천 전 주택금융공사 사장, 장병화 전 부총재가 거론되며, 일각에서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연임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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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이경하 기자 (송고: 02/19/2018)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P4D9TW6TTDS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