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꼭 알아야 할 5가지:러시아 쇼크..FBI수사

(블룸버그) —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중간 무역전쟁 공포에서 어느 정도 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미 정부의 제재조치에 러시아 증시와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고, 미 연방수사국(FBI)이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의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뮬러 특검을 대신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헨의 사무실을 급습했다는 소식에 미 증시 반등세가 꺾이는 등 정치와 외교 분야에서 트럼프발 리스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늘 보아오 포럼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다. 연일 이어지는 트럼프의 ‘말폭탄’에 대한 대응과 중국의 개방 의지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트럼프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5월이나 6월 초에 만날 예정이라며, 한반도 비핵화 협상 타결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당면한 남북 관계 발전 방향과 북미 대화 전망을 심도있게 분석평가하고, 향후 국제관계 방침과 대응방향 등을 제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증시, 트럼프發 투매 후 일단 숨고르기…FBI 수사

지난주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국 관련 발언에 출렁였던 시장이 일단 숨고르기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 금요일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2% 넘게 급락했지만, 청명절 연휴를 마치고 돌아온 투자자들이 부화뇌동하지 않고 저가매수에 나서며 월요일 중국 주요 증시는 대부분 상승했다. 미 증시 역시 지난주 관세폭탄 하락장에서 집중 공격을 받았던 기술주 상승에 간밤 반등했으나, 트럼프 미 대통령의 오랜 개인변호사인 마이클 코헨에 대한 압수수색 보도가 전해지면서 장 후반 오름폭을 줄였다. S&P 500 지수는 2% 가까이 오르다가 전일대비 0.3% 상승 마감했다. 달러는 유로, 파운드, 엔화 대비 3거래일 연속 약세를 나타냈다.
코헨이 수사 대상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은행사기와 대선 캠페인 재정 규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헨 수사와 관련해 치욕적이고 전혀 다른 차원의 불공정한 행위라며, 러시아 스캔들 조사는 “순전히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했다. 코헨은 미 대선 전 트럼프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전직 포르노 배우에게 입막음용으로 13만 달러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엄스 캐피털 그룹의 주임 트레이더 Stephen Carl은 “이는 잠재적으로 해결방안이 당장 보이지 않는 부정적 이벤트의 정점”이라며 무역관세, 시리아, 마이클 코헨 FBI 수색에 관한 뉴스들 모두 부정적 투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주 후반 발표 예정된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와 3월 FOMC 의사록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CBA의 스트래티지스트 Elias Haddad 등이 진단했다. “달러 세력 다지기가 이번주 주된 환율 테마”라며 “미-중간 무역 긴장 격화에 대한 우려가 계속해서 달러를 지지할 것이고, 특히 주기에 민감한 통화 대비 달러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 증시·루블 폭락…2014년 데자뷔

미국이 러시아 기업 및 신흥재벌(올리가르히)에 대해 가장 강력한 제재조치를 가하면서 러시아 금융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다. 러시아 재벌 및 기업에 대한 제재 조치가 내려진 이후 첫 거래일에 모스크바 증시는 4년래 최대폭 하락을 향했고 루블화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약세를 보였으며 러시아의 신용 리스크는 급등했다.
제재 명단에 포함된 신흥재벌 올렉 데리파스카가 소유한 알루미늄 기업 United Co. Rusal은 서방 제재에 따른 잠재적인 충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월요일 Rusal측은 채권 디폴트 가능이 매우 높다고 밝혔고 모스크바 증시에서 주가는 28% 급락했다. 모스크바 소재 투자회사 Loko-Invest의 분석 부문 디렉터 Kirill Tremasov는 “러시아 자산에서 이토록 단결된, 대규모의 하락을 오랫동안 본 적이 없다”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크림반도 합병 및 유가 하락 이후 시장이 급락했던 2014년을 언급하면서 “상황이 2014년을 더욱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억만장자들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으로 우려를 완화하려는 크렘린의 시도도 투자자들의 이탈을 늦출 수는 없었다. 벤치마크인 MOEX 러시아 지수는 8% 이상 급락해 크림반도 분쟁이 고조됐던 2014년 3월 이후 최대폭 하락했다. 달러-루블화 환율은 4% 넘게 급등해 2015년래 최대폭 상승했으며, 작년 8월래 고점을 경신했다.

정치·외교도 트럼프 리스크…시리아 중대결정, ‘매발톱’ 볼튼, 자본전쟁

트럼프발 리스크는 경제와 금융시장에만 해당하는 사항이 아니다.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더불어 트럼프 미 대통령의 외교정책 역시 잠재적 위험 요소다.
시리아 주둔 미군 병력의 철수를 주장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과 관련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방부는 미군의 시리아 공습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트럼프는 24~48시간 내에 ‘중대 결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1년 전 시리아 민간인을 상대로 한 화학무기 공격이 가해진 직 후 시리아 공군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지시한 바 있다. 트럼프는 이번 공격 주체가 “러시아인지, 시리아인지, 이란인지, 또는 이들 모두가 결탁한 것인지 알아내겠다”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배후에 있다면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에 국제유가(WTI 기준)는 장중 2% 넘게 올랐다.
한편, 강경노선으로 유명한 존 볼튼 전 유엔대사가 이번주 백악관 안보 수장으로서 공식 업무를 개시했다. 이란 핵무장을 막기 위해 군사작전까지 외쳤던 볼튼이 5월 12일로 시한을 정한 이란 핵합의 협상에 어떤 강공수를 던질지 불확실하다. 북-미 협상 역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는 예외가 아닐 수 있어,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공동 회장은 무역, 사이버, 총격 전쟁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달리오는 자신의 링크드인 게시글에서 “중국이 무역협상에 매우 관대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긴장이 가라앉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재정적자 자금조달 및 채권 보유에 있어 중국의 역할을 감안할 때 “이 무역전쟁이 자본전쟁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며 이는 무역전쟁보다 훨씬 더 추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재정적자 눈덩이…1조 달러 초과 시점 2년 앞당겨져

트럼프의 감세정책과 정부 지출 증가로 인해 미국의 재정적자가 2020년이면 1조 달러를 초과할 것이라고 미 의회예산국(CBO)이 전망했다. 기존보다 2년이나 앞당겨진 셈이다. 9월말 기준 이번 회계연도의 경우 적자는 8040억 달러로, 2019회계연도엔 9810억 달러로 지난 6월 추정치보다 훨씬 많아졌다. CBO의 수정 전망치는 이미 미-중간 관세전쟁이 세계경제 성장에 미칠 여파를 우려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시름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Peterson Foundation의 Michael Peterson은 “이번 CBO 보고서가 단 몇 달 만에 미 재정 전망이 크게 악화되었음을 확인시켜준다”며 “감세와 지출안이 반영된 첫 전망으로, 의회가 이미 지속불가능한 적자 증가 경로에 부채를 상당히 추가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고 진단했다.
CBO는 미국 GDP 성장률이 올해 3.3%를 기록한 후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2.4%와 1.8%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미연방기금 금리는 올 4분기에 2.4%, 내년말 3.4%에 도달한 후 2021년에 4%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채 시장은 선물 거래가 활발한 가운데 이번주 대규모 입찰을 앞두고 구축된 스티프닝 포지션이 일부 정리되면서 5년-30년 금리 스프레드가 41bp까지 축소되었다.

트럼프, 미-중 무역 합의 낙관적…저커버그 ‘모두 내 책임’

연일 공격의 수위를 높여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월요일 중국과의 무역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며 낙관적 태도를 보였다. 그는 “아마도” 중국과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고,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류허 중국 부총리와 무역 이슈에 대해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협상이 어느 단계에 와 있고 누가 주도하고 있는지 여전히 불확실하다.
한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페이스북의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저커버그 CEO는 의회 출석 전 발표한 성명에서 가짜뉴스, 개인정보 및 외국의 미 선거 개입 등을 인용하면서, 페이스북이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음을 시인하고 “나의 실수였고 사과한다”고 밝혔다. 존 케네디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페이스북이 이 사안을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의회가 나서서 규제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