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러 軍재배치, 美어닝쇼크경고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협정 기대가 하루 만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진행된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에서 돌파구가 나오지 않았다며 합의가 가능하려면 여전히 많은 문제가 해결되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군사 작전을 줄이겠다고 선언한데 대해 회의적인 NATO 회원국들은 단순히 전술적 변화인지 아니면 의미있는 전환점인지 판단하려 애쓰고 있다. 러시아군의 키이우 부근 공격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고, 러시아는 동부 돈바스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군을 재배치 중이라고 밝혔다. 휴전 희망이 꺾이고 인플레에 따른 성장 우려마저 부각되면서 뉴욕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하락했다. 20-30대를 중심으로 뉴욕시 맨하탄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유럽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뜨거워지자 트레이더들이 유럽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끝날 것으로 베팅함에 따라 분트 등 유럽 채권시장이 단기물을 중심으로 매도세에 시달렸다. 미국채 2년물 금리는 5거래일 만에 하락했지만, BofA는 연준이 양적긴축에 나서면서 23조 달러 규모의 미국채 시장에서 유동성이 악화될 수 있다며, 미국채 단기물 금리가 올해 중반에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중국계 기업의 미증시 상장 폐지를 막기 위한 합의가 임박했다는 기대를 낮추면서, 중국 당국이 미국 회계 감사 준수를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국채시장과 관련해 시장 상황에 따라 시기별·연물별 국채 발행물량을 조정하고, 금리변동성이 과도할 경우 한은과의 공조강화 등 안정화 조치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어닝 쇼크 경고

골드만삭스의 수석 미국 주식 스트래티지스트인 데이비드 코스틴은 이번 기업 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서 너무 많은 긍정적인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금리 상승 움직임과 한달째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여러 분야에서 1분기 매출 타격이 예상된다며, “상당 수의 부정적인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한달간 여러 산업에서 어닝 전망이 하향조정되었다며, 특히 자유소비재와 필수소비재 분야의 이익 성장이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이 두 업종의 1분기 실적 추정치는 인플레이션 급등으로 인해 꾸준히 낮춰져왔다. 코스틴은 S&P 500 지수가 올해 4700포인트에서 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 연말 목표치 평균은 4900이다. 그는 골드만의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미국이 경기침체에 직면할 경우 S&P 500 지수가 360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中성장률 전망 줄줄이 하향

코로나19 확산에 상하이 등 주요 지역의 봉쇄가 이어질 경우 중국 경제 성장이 더욱 둔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줄지어 나오고 있다. Natixis는 방역 규제가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을 1.8%p 가량 끌어내릴 것으로 추정했다. UBS Group은 전국적으로 규제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중국 정부의 목표치인 약 5.5%보다 크게 낮은 4%를 향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Nomura Holdings와 NatWest Group은 이미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홍콩중문대학교 연구원들은 상하이의 엄격한 봉쇄만으로도 해당 기간에 중국의 실질 GDP가 4% 가량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중국인민은행(PBOC)의 최근 설문조사에서도 경고 신호가 나타났다. 중국 기업들의 비즈니스 신뢰가 1분기에 전반적으로 악화되었고, 주문과 수익성 지수는 2년래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PBOC는 수요일 성명서에서 보다 효과적인 경기 지원을 약속하며, 통화정책 강화 방침을 재확인했다.

연준의 정책 판단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일드커브가 중립 수준에 상대적인 통화정책 경로와 관련해 유용한 피드백을 제공한다며, 자신이 2018년 발표했던 관련 글을 언급했다. 당시 일드커브 플래트닝를 두고 경기침체의 경고 신호인지에 대한 논란에 그는 “채권시장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잘 고정되어 있고, 경제가 과열 신호를 보이지 않으며, 금리가 이미 중립에 근접해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총재는 금리 인상에 있어서 경제 상황을 살펴가며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스크 요인을 인식한다고 해서 통화 완화의 정상화를 멈출 필요는 없지만, 꾸준하고 신중하게 정책 경로에 접근한다면 그 과정에서 전개 상황을 모니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현지시간 수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자신은 5월 FOMC에서 50bp 인상가능성에 열려 있다며, 문제는 경제가 금리 인상을 버틸 능력이 있는지, 또한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높게 지속될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5월 50bp 인상 확률을 50% 넘게 보고 있다. 바킨은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기 위해선 기준금리가 중립 수준을 상회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전략…美 국방물자생산법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 중 하나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제재를 받으면서 니켈 수급이 불안해지자 전기차 제조업체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테슬라는 이미 수년 전부터 니켈 공급선을 확보하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노력해 온 덕분에 2021년 이래 몇몇 광물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테슬라는 세계 최대 광산업체 중 하나인 Vale와 수년에 걸친 공급 계약을 따냈으며, 여기엔 캐나다산 니켈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의 공급망을 통제·관리하기 위해 수직적 통합 전략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테슬라는 일본 파나소닉과 밀월관계를 유지하며 네바다 주에 소재한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테슬라는 다른 주요 공급선으로부터도 배터리 셀을 사올 뿐만 아니라 자체 생산에도 주력하고 있다. Loup Ventures의 Gene Munster는 “테슬라의 니켈 확보 전략은 숨겨진 비교우위”라며, 테슬라가 계속해서 경쟁사들보다 몇발 앞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주 1950년 제정된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해 배터리 및 전기차에 필수적인 광물의 국내 생산을 촉진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유럽 경제 고통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유럽 전역에 걸쳐 악화되는 분위기다. 이미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이 더욱 치솟고, 러시아산 에너지에 의존해 온 독일은 경기 침체 위험에 직면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유로 지역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기대 인플레이션을 1985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스페인의 경우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거의 40년래 최고치인 9.8%를 기록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자문가들은 성장 전망을 낮추고, 천연 가스 공급이 차단될 경우 유럽 최대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ECB) 총재는 현지시간 수요일 “전쟁이 길어질수록 비용은 더 커질 것”이라며, 성장 리스크가 상당하고 향후 경제 전망에 있어서 불확실성이 높아 역대 최저에 머물고 있는 기준금리 인상은 점진적으로 진행될 예정임을 재확인했다. ECB 관료들은 아무리 심각한 상황이라 해도 올해 유로존 성장률이 2%를 넘을 전망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일축해왔다. 그러나 최근 경제지표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부채질하는 모습이다. 특히 일부 정책입안자들이 올해 금리 인상을 지지하고 있어 실제로 금리가 오를 경우 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슬로베키아의 Peter Kazimir 역시 수요일 2022년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며 매파 진영에 가담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