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미-러 담판, 3월 50bp 베팅↓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다음 주 유럽에서 직접 만나 담판을 짓자고 제안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일부 병력 철수 주장을 반박하며 오히려 러시아가 병력을 추가했고 “가짜 깃발(false flag)” 작전이 진행 중일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러시아가 임박한 침략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략 계획이 전혀 없다면서도, 바이든 행정부측 안보 제안이 만족스럽지 않아 “군사-기술적 수단”에 의존해야 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충돌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반군은 서로 휴전 규정을 어겼다며 상대편을 비난했다.

지정학적 불안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으면서 뉴욕증시는 급락세를 재개했다. S&P 500 지수는 2.1% 하락해 이달 들어 최저점으로 밀렸고, 나스닥 100 지수는 3% 가까이 무너졌다. 안전자산 선호에 엔화와 스위스프랑이 강세를 보였다. 한편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다음달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며, 인플레이션 억제에 필요하다면 더 빠른 긴축도 찬성한다고 밝혔다. “올해 중반쯤 인플레이션이 예상만큼 얌전해지지 않는다면 올 하반기에 더 빠른 속도로 통화완화를 거둬들이는 방안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3월 FOMC 50bp 베팅↓

스왑 트레이더들이 3월 FOMC에서 50bp 인상보다는 25bp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달궈지고 연준이 매의 발톱을 확실히 드러내면서 이달 초만해도 50bp 인상 추측이 뜨거웠으나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에 위험 회피가 되살아나면서 시장은 한발 물러나 25bp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전일 공개된 1월 FOMC 의사록 역시 과감한 인상 신호를 보내지 않으면서 일반적인 25bp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3월 FOMC 회의 날짜와 연계된 OIS의 경우 연준의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약 35bp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 보는 3월 50bp 인상 가능성은 이제 40% 정도로 낮아졌다. 12월까지 올해 총 금리 인상 기대는 현지시간 수요일 장초 약 160bp에서 150bp 정도로 낮아졌다. 연준의 최종금리(terminal rate) 전망 역시 2% 아래로 리프라이싱되어 이번 긴축 사이클이 2023년 중반이면 피크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보는 모습이다.

불러드 ‘중립금리보다 높아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면 기준금리가 중립 수준을 넘어서야 할 수도 있다며, 연준은 이를 단행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을 가하기 위해선 금리가 중립수준 이상이어야 하는데 아직은 연준이 그런 위치에 있지 않다며, 자신은 중립금리를 약 2%로 보고 있고 일부 연준 위원들은 이보다 더 높게 생각하고 있다고 한 행사에서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후퇴할 것이란 주장이 너무 강조되었다며, 자신이 보기엔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을 리스크가 있어 이를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장이 합리적인 기간 내에 인플레이션이 사라질 것이란 믿음을 어느 정도 잃고 있다면서, 연준이 신뢰성을 유지하려면 금리 인상의 조기 집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볼커식 충격

크레디트스위스의 스트래티지스트 Zoltan Pozsar는 연준이 경기침체를 유발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잡고 싶다면 볼커식 충격을 통해 자산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동성을 촉발해 주식과 주택, 비트코인 등 자산 시장이 조정을 받는다면 사람들의 조기 은퇴를 막아 고용을 유지시킬 수 있다는 논리다. 1980년대 당시 폴 볼커 전 연준의장은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에 적극 대응했다. 이번의 경우 차이점은 노동력의 추가 공급을 통해 서비스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는데 있다. 이를 위해선 자산 밸류에이션을 지지하는 장기적 차입 비용을 높여 금융 여건을 타이트하게 가져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쩌면 연준이 3월에 기준금리를 50bp 전격 인상하고 바로 다음날 10년만기 미국채를 500억 달러 정도 팔아치워야” 시장에 충분히 충격을 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美 임금 인플레이션

골드만삭스는 미국 기업들이 역사적으로 매우 타이트한 노동시장에 직면해 있다며, 낮은 실업률과 임금 상승으로 영업이익 마진이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S&P 500 기업들의 분기 어닝콜을 분석한 결과 많은 기업들이 직원 고용을 위해 보수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임금이 수십년래 가장 큰 폭으로 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력난이 지속되고 있어 공급망 차질을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급망 차질은 기업 이익 마진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문제가 언제 해결될지 불확실하다”며, “가장 최근 분기의 기업 실적 보고서를 보면 이같은 차질이 얼마나 오래갈지, 정상화까지 얼마나 걸릴지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유럽보다 미국 베팅

러시아-우크라이나 위기에 유럽 시장이 올해 미국을 앞설 것이란 오랜 기대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유로존의 에너지난 악화와 보다 불투명해진 성장 전망 속에 Principal Global Investors와 Brooks Macdonald Asset Management 등 일부 투자자들이 유럽 대신 미국 증시를 바라보고 있다. 달러의 경우 지난 한달 동안 G-10 통화 대비 강세를 기록했고, S&P 500 지수는 2009년래 최악의 출발을 보인 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주간 성적 기준 글로벌 증시를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Principal의 수석 스트래티지스트 Seema Shah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긴장은 성장을 압박하고 동시에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며, “우리는 보다 방어적인 포지션으로 유럽보다 미국 주식에 비중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Robeco Institutional Asset Management의 Colin Graham은 정치적 리스크 확대에 이달 초부터 유로 대비 달러 매수 포지션을 취했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 트레이드가 여전히 유효하다”다며, “정치적 리스크와 더불어 미국 금리 인상 움직임은 유로보다 달러를 지지할 것”으로 진단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