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고삐풀린 美금리, 주식버블경고

(블룸버그) — 지난 금요일 금리 및 물가압력 상승 우려 속에 S&P 500 지수가 4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한때 1.36%까지 치솟으며 약 1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번주 예정된 파월 연준의장의 의회청문회 발언이 미국채 금리 급등세를 진정시킬지 주목된다. 파월은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을 주면서도 채권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지나친 낙관론은 피할 전망이다. 현지시간 화요일 상원은행위원회와 수요일 하원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민주당의 대규모 재정부양책을 지지하며 기존의 비둘기파적 메시지를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JP모간은 미국의 회복세가 가속화되고 있어 중국의 V-자 반등을 추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1.9조 달러의 바이든 구제책은 오는 금요일 하원 표결을 거쳐 3월초 상원이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곧이어 수조 달러 규모의 경제회복 패키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뉴딜 이래 최대 규모의 인프라 지출을 축으로 진보진영은 오바마케어 확대와 공공부문 일자리, 자본이득세 인상 등을 추구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토요일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1조 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간밤에도 랠리를 이어가 5만8000달러를 시도했다. 최근 비트코인 랠리를 이끌었던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트윗에서 현재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너무 높아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고삐 풀린 美금리 상승

미국채 시장에서 금리 상승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이 천천히 사라지는 양상이다. 미국채 금리가 약 1년간 유지했던 박스권을 탈출해 팬데믹 초기 수준을 회복했지만, 대부분의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백신 접종과 경제활동 재개, 추가 재정부양책 기대 등을 지적하며 금리가 더 오를 전망이라고 말한다. 금리 상승의 위협은 이미 미국 주식은 물론 신흥시장 증권에 이르기까지 위험 자산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금리 상승세가 아직 연준 인사들을 놀라게 할 정도는 아니지만, 트레이더들은 파월 연준의장이 2월 마지막주 의회청문회에서 장기물 스티프닝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할 것이다. Amherst Pierpont Securitie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Stephen Stanley는 “팬데믹 이전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약 1.6%에 거래되었다. 만약 경제 상황이 그당시 수준으로 되돌아간다면 금리가 그보다 낮을 이유는 없다”며, 10년물 금리가 올해말 2%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 전망치 중앙값은 4분기 1.45%다. 웰스파고는 올해 중반까지 1.3%~1.5%를 예상했고, BofA는 연말 1.75%를 내다봤다. 반면 PGIM Fixed Income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너무 많이 오른데다 부양책에 따른 경기 회복은 한계가 있다며 연말까지 약 1%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식시장 버블 경고

주식에 대한 미국인들의 사랑이 뜨거워지면서 데이트레이더와 기관투자자 모두 주식시장에 더 깊이 빠지고 있는 모습이다. 주식펀드에 기록적 신규 자금이 몰려들고 헤지펀드의 주식 익스포저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기업들 역시 자사주 매입을 1년 전에 비해 두 배로 늘리며 다시 증시의 큰 손으로 부상 중이다. 이같은 열풍은 정부 지원과 백신으로 인해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가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동전주와 옵션에 대한 집착이 버블 경고를 주도하고 있지만 강세장 포지셔닝이 랠리를 든든히 지켜주고 있다. S&P 500 지수는 지난 3월 이래 75% 올라 1930년대 이후 주기상 유사 단계에서 나타난 기존 강세장의 상승폭을 모두 뛰어넘었다. James Investment Research의 Brian Culpepper는 “정말로 놀랍다. 모두가 주식시장이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군중심리인지 나만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BofA 설문조사에서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들은 현재의 강세장이 후기 단계에 있다고 판단했다. State Street Global Advisors의 Michael Arone은 “아직 버블 수준은 아니지만 확실히 모든 사람이 주식과 리스크에 올인하고 있다는 일부 적신호가 보인다”며, “강세장이 꼭지에 도달하려면 그같은 도취의 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겨냥한 G-7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다자주의로의 복귀를 천명하고, 중국을 겨냥해 서로 상의해서 “비시장적 정책과 관행”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한 EU 관료에 따르면 G-7 정상들은 현지시간 19일 화상회의에서 중국 문제에 관해 장시간 논의했으나 성명문에 구체적 내용은 담지 않았다. G-7 공동성명문은 팬데믹으로부터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재정 지출을 유지하기로 약속하고, 2050년까지 탄소순배출 제로를 목표로 했다. 메르켈 독일총리는 “지난 몇년 사이에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이 확대됐다”며, 대서양 양안의 민주국가들이 “구체적 행동”으로 이에 맞서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메르켈이 보통 때보다 강한 어조의 발언을 내놓은 데에는 바이든이 트럼프 전임 대통령보다 더 믿을만 하고 일관적인 파트너라는 인식이 작용한 듯 보인다. 바이든은 “우리는 국제 경제 시스템의 토대를 흔드는 중국 정부의 경제적 남용과 강요에 맞서야만 한다”며, “중국과의 경쟁은 치열할 것이다. 그것이 나의 예상이며 환영하는 바이다”라고 말했다. 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실무회담에서 G-7 국가들은 중국과의 대응 방식에 대해 의견이 엇갈렸었다. EU 국가들은 G-7이 반(反) 중국 연대로 전락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 반면, 미국은 중국에 대해 강경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한 G-7 관료는 중국을 둘러싼 논의를 그처럼 편가르기 식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G-7 지도자들은 오는 6월 영국에서 직접 만날 예정이다. 그 때쯤이면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를 어느 정도 바라볼 여유가 생겨 중국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공동 전략이 나올 수도 있다.

IMF ‘美인플레 리스크 제한적’

국제통화기금(IMF)은 바이든 미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1.9조 달러 규모의 재정부양책과 관련해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경제가 과열되고 있다는 일부 우려를 반박한 셈이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Gita Gopinath는 지난 40년간의 경험을 비춰볼 때 미국 물가 압력이 급증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를 지속적으로 상회할 가능성은 낮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블로그에서 주장했다. 2009년~2019년 사이에 실업률이 급락하는 동안 임금이 상승했지만 인플레이션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이였다며, 현재 6.3%인 실업률은 미국의 고용 격차를 과소평가한다고 지적했다. IMF는 GDP의 9%에 달하는 바이든 부양책이 미국 GDP를 향후 3년에 걸쳐 누적 기준 5%~6% 가량 높여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연준 인플레이션 지표는 2022년 약 2.2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작년 새로운 정책 프레임워크를 도입해 기존의 저조한 인플레이션에 상응해 물가상승률이 2%를 당분간 상회해도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Gopinath는 팬데믹이라는 전례없는 현재의 위기 특성 상 과거 사례와 비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고 나면 억눌렸던 수요가 되살아나 강한 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유가 하락…사우디 vs 러시아

미국 최대 유전지대인 텍사스 일대가 한파 충격에서 벗어나 생산이 서서히 재개되면서 국제유가(WTI)는 금요일 한때 3.2% 급락해 일주일래 저점으로 후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텍사스 주를 주요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연방정부 지원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AccuWeather는 이번 겨울폭풍으로 약 500억 달러의 피해와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사우디와 러시아는 OPEC+ 회의를 앞두고 다시 한번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사우디는 유가가 최근 1년래 고점으로 반등했지만 산유국들에게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OPEC+가 현재의 감산 규모를 대체로 유지하기를 원한다는 신호를 보냈다. 반면 러시아는 증산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미국이 핵합의에 다시 들어올 때까지 미 행정부와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고 강조했고, 미국은 이란이 외교적 고립을 자초했다며 공은 이란 측에 있다고 주장해 국제 핵사찰을 앞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