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中보복전, 연준 자산가격경고

미국과 중국이 다시 보복전을 벌일 태세다.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 제재강도를 높여 반도체 부품 조달을 위한 우회로마저 차단하며 옥죄기에 나섰고, 중국은 강하게 비난하며 중국 기업의 권리와 이해를 지키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중국 상무부는 일요일 미 행정부에게 기업간의 정상적 교역과 협력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데 지지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펀드가 중국내 1위 파운드리 업체인 SMIC에 22.5억 달러를 투자하며 반도체 국산화 노력에 박차를 가했다. 나바로 백악관 고문은 “중국이 세계보건기구의 비호 속에 두달이나 코로나19를 숨기고 수십만명의 중국인들이 비행기를 타고 뉴욕등 세계 각지로 바이러스를 옮겼다”고 주장했다.뉴욕증시는 금요일 미-중 관계 악화 우려와 암울한 경제지표에도 반등에 성공했다. S&P 500 지수는 0.4% 가량 상승으로 마감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2.3% 빠지며 3월래 가장 큰 폭으로 밀렸다. 국제유가(WTI)는 코로나발 최악의 시장 혼란은 지났다는 OPEC의 판단과 미국 감산 지속에 2개여월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30달러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22일 전인대 개막을 앞두고 이강 중국인민은행 총재는 재대출과 상환 연장등 금융지원수단을 통해 중국 경제를 지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전인대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는 긴급재난지원금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며 3차 추경은 1,2차 추경보다 규모가 크지만 세출 조정으로 국채 발행을 최소화하겠다고 KBS 인터뷰에서 밝혔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중 갈등 고조

간신히 화해모드로 진입하는 듯 했던 미-중 관계가 코로나19로 대결구도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지시간 15일 미국 기술에 의존하는 제3국 반도체 제조업체들로 하여금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공급시 미국 정부로부터 사전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조치를 취했다. 로스 미 상무장관은 화웨이와 계열사인 HiSilicon이 그동안 악용해온 규정을 바꿔 미국의 기술이 국가안보와 외교정책 이익에 반하는 악의적 활동을 지원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모든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미국 기업의 소프으웨어나 부품이 필요한 상황임을 감안할 떄 사실상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막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앞서 대만 TSCM는 미국의 국가안보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미국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일련의 대응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환구시보는 중국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기관”으로 지정하고 퀄컴과 시스코, 애플 등을 상대로 각종 규정과 법률에 의거해 조사하고 규제를 부과하는 등 다양한 조치가 가능하다고 환구시보는 지적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체인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John Neuffer 반도체산업협회 CEO는 지적했다.

연준의 경고

연준이 현지시간 금요일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 코로나19 팬데믹 위기가 더욱 깊어질 경우 주식 등 자산가격이 상당폭 하락할 수 있으며 특히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우려했다. “펜데믹이 예상치 못한 경로로 번져 경제적 충격이 악화되거나 금융시스템 경색이 재발할 경우 자산가격은 상당한 하락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상업용 부동산 가격의 경우 펜데믹 발생 이전에 펀더멘털 대비 높은 상태여서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19로 숙박과 소매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진단했다. 비록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규제로 월가가 예전보다 덜 취약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불안요소가 남아 있어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충격이 증폭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일부 헤지펀드가 크게 타격을 받으면서 시장 혼란에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연준은 주와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한 긴급 대출 프로그램 가동 준비에 나섰다.

미국 소비·생산 악화

미국 4월 소매판매가 전월비 16.4% 감소해 예상치 -12%와 전기치 -8.3%보다 크게 악화됐다. 자료 집계가 시작된 1992년래 최악의 성적으로 코로나19발 경기 침체가 워낙 깊어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려면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4월 광공업생산은 -11.2%, 제조업 생산은 -13.7%로 101년 역사상 가장 가파른 월간 감소를 기록했다. 한편 5월 뉴욕주 제조업지수는 -48.5로 이전치 -78.2에서 개선됐고,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역시 5월 73.7로 8년래 최저치였던 4월 71.8에서 깜짝 반등했다. 정부와 중앙은행의 적극적 부양책이 어느정도 효과를 발휘하는 모습이지만,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저축률 급증을 지적하며 이번 위기가 오래 지속될 상황에 대비해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올해말 소비가 이끄는 강한 경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파월연준의장은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회복하겠지만 그 과정이 내년말까지 늘어질 수 있다며 백신 개발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지시간 화요일 상원은행위원회에서 발언할 예정으로, 지난주 하원이 통과시킨 3조 달러의 추가 경제구제안에 힘을 실어줄지 주목된다. 해당 법안은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에서 승인받기 어려워보인다.

미국채 20년물 발행

이번주 수요일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미국채 20년물이 다시 발행된다. 이달초 발표된 20년물 발행 규모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자 투자자들이 움찔하며 장기물쪽 금리가 상승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최근 10년물과 30년물 입찰에서 견조한 수요가 구축됐고, 이번 200억 달러 규모의 20년물 입찰 역시 호조가 예상된다. 이같은 결과는 2분기 3조 달러의 채권 발행에 대한 공급 우려를 잠재우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채권금리가 강스파이크를 분출할 조짐은 없다. 연준의 매입 축소에도 경제지표가 워낙 심각해 금리를 짓누르고 있다. 20년물 금리는 예비 트레이딩에서 1.12% 정도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0.64%인 10년물 대비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Schroders는 진단했다. “재무부가 내놓은 발행 규모는 정말 엄청나지만 만기간 갭이 있어서 수요가 충분히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30년물 금리는 이달 고점 1.45%에서 금요일 1.25%까지 내려왔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이 죽은 상태에서 시장은 연준이 최소한 향후 5년간 금리를 인상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통화정책

각국 정부의 부채 증가 속도가 기록적인 중앙은행발 부양책을 능가함에 따라 통화정책이 보기보다 더 타이트할 수도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대규모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미국채 발행 홍수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질랜드를 제외한 다른 대부분의 나라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즉 중앙은행이 더 사들였다면 선진국의 국채 금리는 지금보다 훨씬 낮았을 수도 있다. 재정적자가 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보유 비중이더욱 높아지고, 또 중기적으로 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일드커브가 가팔라질 가능성이 있다. 지금과 달리 글로벌 위기 당시에는 ECB와 BOJ의 매입이 국채 발행 규모를 넘어선데다 미국 채권시장은 유럽투자자들 덕분에 연준의 부족분을 채울 수 있었다. Evercore ISI는 중앙은행의 정책여력이 별로 남지 않아 시장에서 원하는 만큼 빠르게 통화완화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며, 6월이면 미국과 유로존, 영국에서 또 한차례 공격적인 통화정책 액션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Haldane 영란은행(BOE)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OE가마이너스 금리와 자산매입 범위 확대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파운드가 달러대비 0.3% 가량 하락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