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中보복, 달러 ‘떨어지는칼'

(블룸버그) — 금요일 뉴욕증시가 미-중간 외교보복과 미국 경기회복 둔화 우려에 재차 하락하면서 나스닥 100 지수가 5월 중순래 처음으로 이틀 연속 후퇴했다. 인텔은 7나노공정 생산 지연에 16% 넘게 급락했다. 달러(BBDXY)는 1월래 최저 수준으로 밀린 반면 엔화와 금은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에 랠리를 연출했다. 미국 추가 부양책 지연 우려와 11월 대선 불확실성에 달러가 과매도권에 진입했지만 TD증권은 ‘떨어지는 칼”이라며 현 시점에서 달러를 매수할 유인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미국채 5년물 금리는 한때 0.2548%로 사상최저를 경신하기도 했다. JP모간은 경제전망 악화에 연준이 미국채 장기물을 더 사들일 수 있다며, 미국채 10년물과 30년물 금리 전망치를 각각 0.80%과 1.65%로 20bp 내려잡았다. 금값은 2011년래 처음으로 온스당 1900달러를 상향 돌파했다.추가 부양책과 관련해 미 공화당은 실직 전 임금의 70%를 보장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구체적 내용은 현지시간 월요일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가 공개할 예정이라고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전했다. 이번 주말 종료되는 팬데믹발 실직자에 주당 600달러를 추가 지급했던 기존 방식은 오히려 많은 사람들의 구직을 막았다는 설명이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공화당측 제안이 너무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커들로 백악관 경제고문은 일부 핫스팟의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미국 경제가 여전히 낙관적이라며 3분기와 4분기에 20% 성장을 예상했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해 코로나19로 의심되는 탈북민이 최근 월북한 데 따른 조치로 개성시를 완전봉쇄하고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7월 20일자 서한에서 게이츠 재단이 연구개발을 지원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개발에 성공할 경우 내년 6월이면 2억개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달리오 ‘자본전쟁에 달러 피해’

헤지펀드 업계의 대부 레이 달리오는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자본전쟁”으로 번져 달러에 해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인 억만장자 달리오는 폭스의 ‘선데이모닝 퓨처스’에 출연해 “무역전쟁과 기술전쟁, 지정학적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자본전쟁으로 악화될 수 있다”며, 미국이 중국 투자를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키거나 중국에 빚진 채권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이는 달러 가치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은 이미 “자신에게 최악의 적”이 됨으로써 달러의 안정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방만한 재정 정책과 이데올로기적 분열에 미국이 하락의 길을 걷고 있다고 경고했다. “내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우리 돈의 건전성”이라며, “장기간에 걸쳐 생산성을 유지하기보다 계속해서 적자를 내고 채권을 팔거나 돈을 찍어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BBDXY)가 7월 들어 2.5% 하락해 2018년 초 이후 최악의 월간 성적을 향하고 있지만 많은 스트래티지스트들은 미국의 마이너스 실질금리, 코로나19 확산, 글로벌 위험선호 등에 달러 매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웰스파고는 이번 FOMC 이후 달러가 추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고, BofA는 연말 유로 전망치를 1.05달러에서 1.08달러로 높였다.

미-중 영사관 폐쇄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수년에 걸친 불법 스파이 활동 때문에 휴스턴 소재 중국 영사관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이같은 혐의를 부인하며 오히려 미국이 국제법을 심각히 어겼다고 주장하고 청두 소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지시했다. 3명의 미 행정부 관료는 2명의 중국인이 미국의 에너지 수도인 휴스턴에서 무역 기밀을 훔치려 한 혐의로 기소되었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현지시간 금요일 기자들에게 말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현재 미국 내에서 중국의 첩보활동과 관련해 진행 중인 사건만 약 2000건에 달한다고 한 관료가 전했다. 코로나19 사태와 홍콩 국가보안법 등 양국간 갈등 요인들과는 거리를 두면서도 중국에게 특히 경제와 지적재산권 관련 스파이 활동에 대해 미국이 더이상 참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주려 하고 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내 강경론자들이 기선을 잡으면서 외교 정책이 이를 반영하는 분위기다. 한편 중국은 휴스턴에 있는 자국 총영사관 폐쇄 조치 발표 이후 현지시간 금요일 늦게 영사관 건물에 미 정부 요원들이 “강제로 진입”했다며 “적절하고 필요한” 대응을 취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무부’라고 적힌 옷을 입은 사람들을 포함해 미국 관료들이 3개의 입구를 시도하다가 뒷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왔다고 휴스턴 크로니클은 보도했다. 중국은 미국이 외교적 관례를 깨고 “중국의 자산”에 침입했다고 주장했다.

FOMC 시그널?

미국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뒤로 밀리고 있어 파월 연준의장은 7월 28일-29일 예정된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장기간 제로 부근에서 유지하겠다는 비둘기파적 스탠스를 다시 한번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초 FOMC 회의 당시만해도 미국내 코로나19 확산은 안정화되는 조짐을 보였다. 뉴욕과 뉴저지에서 신규 확진자수가 줄고 텍사스와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등지는 아직 감염이 급증하기 전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도 연준은 어두운 경제 전망을 제시했었다. 3분기에 경기가 강하게 반등한다 하더라도 대량 실업사태가 경기침체 충격에서 수년간 벗어나기 어렵다는 진단이었다. 이제 팬데믹이 다시 확산되고 있어 3분기 V-자 회복마저 의심스러운 분위기다. 고빈도 경제지표는 둔화를 향하고 있다. RBC Capital Markets는 3분기 모멘텀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며, 연준이 이를 정확히 파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을 지켜보는 전문가들은 FOMC가 이번 회의에서 향후 전략을 논의한뒤 9월에 이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의 강력한 포워드 가이던스가 장기 금리를 당분간 낮게 유지해 금융시장의 자금 조달 여건을 수월하게 만들어 경제 성장을 지지하기를 사람들은 바란다. 현재 가장 중요한 변수는 정부와 의회의 추가 재정부양책 논의로, 연준은 그동안 정부 지출의 중요성을 여러차례 강조해왔다.

인텔 시대의 종말

인텔이 7나노칩 생산 일정을 또다시 연기해 최초 계획보다 1년 정도가 늦어진 2022년 말이나 2023년 초쯤 상용화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AMD 등 경쟁사에 더욱 뒤처지는 모습이다. 밥 스완 최고경영자(CEO)는 수십년간 자체 디자인과 제조 방식을 고집해 왔던 방식에서 탈피해 아웃소싱 생산에 대해서도 유연하게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인텔과 미국이 주도해 왔던 반도체 산업 시대의 종말을 예고한다. 이는 글로벌 무역과 지정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Raymond James는 “이번 로드맵 차질 때문에 한때 완벽한 경영으로 평가받던 기업이 충격적 실패를 맞게 됐”며, “어쩌면 인텔이 컴퓨터 산업을 주도했던 시대가 막이 내린 걸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스완은 자사의 반도체칩을 어디서 생산하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중국이 국내 반도체 생산을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정계와 국가안보 전문가들은 인텔의 해외 아웃소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아마도 현재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에 생산을 맡기게 될 가능성이 있으며, 그럴 경우 대만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중국과의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더욱 복잡해질 공산이 크다.

미국 앞서는 유럽

유로존이 코로나19 대응에 상대적으로 선전하면서 경제 위기 회복 전망이 미국보다 더 밝아지는 분위기다. 미국의 경우 팬데믹 통제 실패로 경기 반등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유럽의 경우 많은 바이러스 핫스팟이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도 감염이 급증하지 않고 있다. 이같은 회복이 지속가능하려면 코로나19가 더이상 통제불능 상태로 악화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필요하다. 유럽의 상대적인 성공에 소비와 기업 투자가 늘면서 수요과 성장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유로존은 적어도 현재로선 미국보다 사람들의 일자리와 소득을 잘 지키고 있다. JP모간은 유럽이 접촉자 추적과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으로 이동이 늘면서도 바이러스는 재확산되지 않고 있어 상대적으로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유럽의 경우 -6.4%, 미국은 -5.1%이 예상되지만, 내년엔 유럽이 6.2%로 미국의 2.8%보다 두배 이상 빠른 속도의 회복을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유로존이 다른 곳보다 보다 가파르고 수월한 반등이 예상된다며, 효과적인 바이러스 통제를 이유로 들었다. “유로존 경제가 훨씬 큰 폭으로 꺾인게 분명하지만 더 급격히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유로존이 1-2년에 걸쳐 미국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라고 지적했다. IMF 자료에 따르면 1992년 이후 8번을 제외하고 매년 미국의 성장률이 유럽을 앞서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