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소매판매↑, 인하베팅되감기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의 소매판매 서프라이즈에 스왑시장은 연준의 3월 금리 인하 확률을 현지시간 화요일 66%에서 52%로 리프라이싱했다. 지난 금요일 80%에서 더 낮아진 셈이다. 영국 인플레이션이 예상과 달리 4%로 반등한 점도 인하 베팅 되감기를 부추겼다. 미국채 2년물 금리는 4.3% 위로 올라섰고, 블룸버그 달러지수(BBDXY)는 4거래일 연속 올라 한달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증시는 이틀째 약세를 보였고, 월가 공포지수 VIX는 11월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준 베이지북은 최근 몇 주 동안 회복탄력적인 소비 지출이 미국 경제 성장을 이끌어 제조업 등 다른 분야의 부진을 상쇄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기업들의 향후 전망이 긍정적이거나 개선되었다고 전했다.

미국이 홍해에서 상선을 공격해 온 예멘의 후티 반군을 글로벌 테러단체(SDGT)로 재지정해 자금줄을 차단하기로 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후티 반군의 공격이 자유 무역의 흐름을 방해하고 항해의 권리 및 자유를 간섭했다며, 그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지정학적 불안에 많은 컨테이너선과 유조선들이 홍해를 피하고 이스라엘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홍해 남부에서 이번주 들어 3번째 상선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 소매판매 서프라이즈

미국의 작년 12월 소매 판매 증가율이 전월비 0.6%로 시장 예상치 0.4%를 상회하며 3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공격적인 연준 금리 인하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았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 판매는 0.4% 증가했다. 13개 카테고리중 9개 부문이 판매가 늘었으며, 의류와 백화점을 포함한 일반 상품 매장, 전자상거래가 판매 증가를 주도했다. 국내총생산(GDP)을 추계하는 데 사용되는 소위 관리그룹 소매판매는 0.8%나 늘었다.

이로써 2023년은 이코노미스트들의 경기 침체 경고와 달리 대체로 가계 소비가 견조하게 유지되며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2024년은 인플레이션의 잔재와 높은 차입 비용, 줄어드는 저축 등에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어 모멘텀이 약화될 전망이다. Capital Economics의 Andrew Hunter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둔화와 고금리 여파 등에 추가적 감속이 예상되지만 급격한 침체를 우려할 만한 요인이 아직 별로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의 12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비 0.1% 증가했다.

라가르드 ‘ECB, 여름에 금리 내릴 가능성도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ECB가 올 여름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있지만, 통화정책 결정이 지표 의존적인데다가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은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다보스 포럼 참석차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밝혔다. 몇몇 ECB 정책위원들이 금리 인하 시점을 여름으로 시사한 가운데 그같은 움직임이 다수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묻는 질문에 라가르드는 그 역시 “가능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다음주 ECB 정책회의를 앞두고 라가르드는 다른 ECB 위원들과 마찬가지로 향후 방향은 인하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정책 완화가 임박했다는 시장 기대를 꺾기 위해 애썼다.

그는 시장의 공격적 금리 인하 베팅이 지나치게 앞서나갈 경우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과 싸우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머니마켓은 그의 발언 이후 올해 금리 인하 예상치를 약 140bp로 낮추었다. 25bp씩 5차례 인하에 더해 6번째 인하 가능성은 60%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이르면 4월에 첫 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확신 역시 다소 약해졌다.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인 클라스 크노트 역시 시장이 앞서난 상태라며 자칫 자멸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고, Bostjan Vasle 위원은 2분기 초에 첫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것은 확실히 시기상조라고 못박았다.

금융권도 금리 인하에 신중   

이번 주 다보스에서 금융가들은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자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JP모간체이스의 다니엘 핀토 대표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에서 스탠다드차타드의 빌 윈터스 최고경영자(CEO), 캔터 피츠제랄드의 하워드 루트닉 대표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통화정책이 시장 기대보다 천천히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은 올해 연준 금리 인하 기대를 지난주 166bp에서 약 150bp로 낮추었고, 한때 확실하다고 여겨졌던 3월 인하 가능성은 이제 50%가 약간 넘는 정도다.

론 오핸리 스테이트 스트리트 회장 겸 CEO는 “말이 안 된다”며, “연준의 점도표는 매우 분명했다. 왜 시장이 이를 두 배로 늘려 베팅하기로 했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빌 윈터스는 “올해 금리 인하 측면에서 시장이 조금 앞서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시점에 가면 분명 금리가 인하되겠지만 내 생각엔 올해 다소 늦게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니엘 핀토는 “시장은 어제까지 6차례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었는데 이는 매우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다. 연준의 입장에서 볼 때 실업률이 타이트하고 경제가 잘 굴러가고 있다면 왜 서두르겠는가?”고 지적했다.

그렉 젠슨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인플레이션 하락으로 경기 침체 없이 통화 완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완벽한 조건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는 인상적이면서도 앞으로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필립 힐데브란트 블랙록 부회장은 “우리가 거의 완벽에 가깝게 인플레이션 문제가 사라지는 연착륙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 다소 우려스럽다. 어느 시점에서 중앙은행이 추구하고 있는 2% 인플레이션 목표로의 안정이 그렇게 쉽지 않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다. 특히 미국의 금리에 대한 낙관론은 지나쳐 보인다”고 지적했다.

세르지오 에르모티 UBS그룹 CEO 역시 2024년 4~6차례 금리 인하 전망이 다소 낙관적이라고 평가했고, 하워드 루트닉은 인플레이션이 아직 지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고금리 장기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크리스토퍼 윌콕스 노무라증권 인터내셔널 법인영업 대표는 “아마도 금리 인하가 조금 늦게 이루어지고 2024년에는 인하 횟수가 예상보다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OPEC, 2025년 석유 수요 강세 전망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내년에도 글로벌 석유 수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여 공급 증가율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5년 전망을 처음으로 자세히 다룬 월간 시장 보고서에서 OPEC은 중국 및 세계 경제 회복에 힘입어 내년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이 하루 180만 배럴 가량 증가하는 한편 공급은 130만 배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가 산유량을 상당폭 늘리지 않을 경우 공급 부족은 2025년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OPEC+는 이달 신규 감산을 시작한 상태다.

2024년의 경우 글로벌 석유 수요가 하루 225만 배럴 늘어나 1억436만 배럴로 신기록을 세울 것이란 지난달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하이탐 알 가이스 OPEC 사무총장은 별도의 성명문에서 “신뢰할 수 있고 확실한 단기 및 중기 예측상 석유 수요의 피크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기후 변화로 인해 화석 연료 사용이 제한될 것이라는 추측을 반박했다. 반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석유 수요가 올해 급격히 둔화되고 결국 재생 에너지와 전기자동차 확산으로 2020년대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투자 진단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는 중국이 금융서비스 개방에 “매우 일관적”인 모습을 보여왔다면서도, “리스크-보상이 극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중국 투자시 다소 우려를 해야 한다고 다보스 포럼 참석차 CNBC 인터뷰에서 현지시간 수요일 말했다. 다만 중국은 외국 기업에 대해 개방적이고 공정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리창 중국총리와 다보스에서 만난 사실을 전하며 “그들이 여기에 왔다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또한 미국 경제에 대해서도 “모든게 더할나위 없이 좋다고 가정하는 것은 실수”라며, “주가가 오르면 마치 약처럼 그저 좋다고 느끼지만 그동안 엄청난 재정 및 통화 부양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나는 다소 신중한 쪽”이라고 밝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