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경제 W자 우려, 홍콩 도화선

(블룸버그) — 펜데믹에 붕괴된 세계경제가 올해 완전히 회복될 가능성은 이제 희박해 보인다. 심지어 내년 회복조차 많은 변수에 좌우될 전망이다. 올 초만해도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에 성장을 기대했지만, 코로나19 감염이 전세계를 휩쓸며 각종 구제책에도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의 표현을 빌리자면 세계경제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급강하한 뒤 계단으로 한참 되짚어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다. 라인하트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회복과 반등을 혼돈해서는 안된다며, 위기 이전으로 되돌아가려면 갈 길이 멀다고 경고한 바 있다. IMF는 170개국에서 올해 1인당 소득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V-자 경기회복 대신 W-자 모양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에서 -4.7%로 낮췄다. 코로나19 재유행시 -6.7%까지 악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골드만삭스도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사례가 1130만명을 넘어서고,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주말 글로벌 감염이 일일 최다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캠프는 11일 뉴햄프셔 야외 유세를 앞두고 참석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홍콩을 둘러싼 중국과 서방세계 대치는 더욱 악화되는 분위기다. 지난 금요일 뉴욕증시가 미국 독립기념일로 휴장한 가운데 유럽증시와 미국 증시 선물은 하락했다. 호주 감염확산 소식에 호주달러가 오늘 아침 한때 0.2% 밀리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은 바이러스 유행과 경제지표 호조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한편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4일 담화를 통해 북미대화를 자국의 정치적 위기 타개를 위한 도구로 여기는 미국과 마주앉을 필요가 없다며 11월 미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 등 새 외교안보 라인은 영변 핵시설을 중심으로 한 비핵화 조치로 대북제재 일부를 완화하는 ‘스몰딜+α(플러스알파)’ 구상으로 북-미 설득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고 동아일보가 여권 핵심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 들이다.

홍콩 도화선

캐나다 트뤼도 총리는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조약 효력을 중단한다며, 이민 등 추가 조치를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홍콩은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 30개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고 있다. 홍콩은 구체적 설명을 요구하며 캐나다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하자 서방세계는 민감한 군사장비 수출을 금지하고 여행 주의 경고를 발령하는 등 대중제재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아직 홍콩 관련 중국 관료에 제재를 부과하는 법안에 서명하진 않았지만 머지않아 다른 조치들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현지시간 토요일 미 행정부 관료는 기자들에게 트럼프가 중국에 대해 2-3개의 액션을 고려하고 있으며 수일 안에 발표할 수도 있다고 귀뜸했다. 영국은 자국내 통신네트워크에서 중국 화웨이 장비의 사용을 “매우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선데이텔레그래프지는 영국이 기존 입장을 바꿔 5G 네트워크에서 이르면 올해 화웨이 기술을 단계적으로 금지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 美성장률 -4.6% 전망…美노동장관 낙관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 Jan Hatzius 등이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2%에서 -4.6%로 낮췄다. 일부 주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새로운 규제조치를 취하면서 7월과 8월은 소비지출이 부진할 수 있지만 9월이면 궤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3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33%에서 25%로 하향조정했다. 올해말 실업률 전망치는 기존 9.5%에서 9%로 조정한 반면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5.8%를 유지했다. 현지시간 토요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보다 강격한 주정부 차원의 규제와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맞물리면서 이미 경제활동에 현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스칼리아 미 노동장관은 미국 경제가 팬데믹으로부터 예상보다 더 회복이 좋다며 이달말 종료 예정인 긴급 실업 보호 프로그램을 연장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말했다.

ECB 채권매입 논쟁

유럽중앙은행(ECB)의 팬데믹 위기 대응 수단인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놓고 정책위원들 간에 틈이 벌어지고 있다. 여러 명의 중앙은행 관료들을 취재한 결과 아직까지 가설에 불과하지만 경제가 어느 정되 회복하고 나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쟁점은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를 집중 지원하도록 허용한 유연성 원칙이다. 또 ECB가 이번 긴급 채권 매입을 일시적 지원이라고 하면서도 코로나19 위기가 끝날 때까지 지속하겠다고 말해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독일의 바이트만은 범위를 제한하자는 의견이지만,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팬데믹이 경제정책을 영원히 바꿔놓았다며 최대한의 유연성을 주창했다. 한편 Klaas Knot ECB 정책위원은 코로나19발 경제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정책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된다며, 강력한 재정지원을 주문했다. ECB 채권 매입과 같은 통화정책 수단에 모든 것을 맡길 경우 이같은 상황이 장기화되면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유로존이 2년 정도 디스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란은행 총재는 은행권에 마이너스 금리로 인한 도전을 경고했다고 선데이타임즈가 보도했다.

어닝시즌 불확실성 해소?

지난번 어닝시즌 당시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래 최악의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게다가 아무도 감히 미래에 대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파산 위험은 어디에나 있다. 하지만 미국 증시는 3월 멜트다운에서 대부분 빠져나왔다. 최근 3개월간 S&P 500 상장기업의 80%가 향후 실적 전망을 제공하지 못하면서 애널리스트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실적을 추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S&P 500 기업의 이익은 2분기에 44% 감소한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월가는 증시가 오랫동안 이를 무시해왔음을 알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최근 기록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기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주가 상승세에 기업들은 좋은 소식을 전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이 높아졌다. 6월에 어닝 가이던스를 제시한 곳은 17개사 뿐으로, BofA는 데이터가 너무 적어 분석이 힘들다며 “기업 심리는 부정적이지도 긍정적이지도 않으며 단지 큰 물음표만 있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Verdence Capital Advisors는 “증시가 저점 대비 30% 넘게 오르면서 이제 투자자들은 한발 뒤로 물러나 기업 실적을 소화한 후 재평가하려 할 수도 있다”며, 이제 앞으로 기업 실적 증가를 확인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First American Trust는 V-자 경기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며 내년 실적에 대해 큰 기대를 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페이스북의 수난시대

페이스북은 수년간 인종주의와 차별, 유권자 억압 등에 대해 충분히 대응하지 않고 있다는 인권운동 단체의 비난을 요리조리 피해왔으나 이제 주요 광고주들이 이에 우려를 표명하며 보이콧을 선언하자 결국 정면돌파에 나섰다. 주커버그 최고경영자는 현지시간 화요일 흑인 인권단체인 미국흑인지위향상협회(NAACP), 반(反)명예훼손연맹(ADL), 컬러 오브 체인지 등의 지도자들과 만나 그들의 요청사항을 논의하기로 했다. 페이스북은 자사 플랫폼에서 정의를 위해 보다 강경히 대처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와 직원, 기업들의 거센 요구에 방어하느라 애쓰고 있다. The Leadership Conference on Civil & Human Rights의 Vanita Gupta는 “페이스북에 대한 진정한 심판의 순간이 다가왔다”며, “압력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이들 단체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진압에 숨지며 미국내 인종차별 반대운동이 들불처럼 번지자 페이스북의 정책을 겨냥해 스타벅스와 펩시 등을 압박해 광고를 중단하도록 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