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공식침체 vs 증시멜트업

(블룸버그) —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1854년 이래 가장 길었던 128개월의 미국 경제 확장 국면이 지난 2월 종료되었다며 공식 침체 돌입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미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어 이번 경기하강은 겨우 몇개월로 평소보다 단기에 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세계은행은 올해 글로벌 경제와 신흥국/개도국 성장률을 각각 -5.2%와 -2.5%로 전망했다. 봉쇄 완화에 따른 V-자 경기반등 기대에 뉴욕증시는 랠리를 이어갔다. S&P 500 지수는 3월 저점 대비 40% 넘게 회복했고 나스닥 100은 신고점을 경신했다. 월가 베테랑 투자 전략가인 에드 야데니는 3월 증시 붕괴가 약세장보다는 “패닉 공격”에 가깝다며 이번 멜트업 덕분에 S&P 500이 당초 내년말 목표치로 제시했던 3500선에 예정보다 일찍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달러는 8거래일 연속 하락해 2011년래 최장기 후퇴를 경험했다.
연준은 메인스트리트 대출 프로그램을 중소기업에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곧 실시하기로 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 보고 사례가 700만건을 넘어선 가운데 봉쇄와 같은 강력한 방역 조치가 미국과 중국 등 6개국에서 약 5억명의 감염을 막을 수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 합병·승계를 둘러싼 의혹으로 구속 위기를 맞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은 불구속 재판의 원칙에 반해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해서는 소명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북한은 남북간 모든 통신연락선을 완전 차단한다고 위협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채 스티프닝 베팅

모간스탠리는 미국 경제의 가파른 개선세를 주목하며 미국채 일드커브 스티프닝에 베팅을 추가했다.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인 Guneet Dhingra는 6월 5일 투자자노트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경제가 V-자 반등쪽으로 기운듯 하다”며, 과거를 보면 30년물이 장기물 금리 상승을 어느 정도 이끈 이후 이제 10년물 금리가 시장을 주도할 때라고 지적했다. 모간스탠리는 5월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이 깜짝 증가를 나타내자 기존 5년-30년 구간 스티프닝 트레이드 콜에 3년-10년 구간 스프레드 확대 베팅을 추가했다. “향후 지표가 5월 노동시장의 강한 개선세를 확인해준다면 일드커브 스티프닝은 전략적 트레이드로 계속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경제 재개에 주가가 랠리를 펼치면서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주 거의 25bp 급등했다. 모간스탠리는 10년물 금리가 추가 25bp~30bp 상승할 경우 연준이 개입에 나설 수도 있겠지만 오는 수요일 FOMC 회의에서 소위 일드커브 통제와 같은 명시적 포워드 가이던스는 채택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드러켄밀러의 굴욕

전설적인 미국 억만장자 투자자인 스탠 드러켄밀러가 최근의 주식시장 랠리에서 자신이 “지나치게 조심스러웠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CNBC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엄청난 기회를 놓쳤다”며, 40% 랠리에서 겨우 3%만 벌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지난달 미국의 V-자형 회복 기대는 “환상(fantasy)”에 불과하다며 현재 주식의 위험-보상 관계가 자신이 일생 동안 목격한 중에 최악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줄어들고 많은 지역이 봉쇄를 풀면서 시장에 낙관론이 퍼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지난 금요일 고용보고서마저 깜짝 호재로 작용하며 랠리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연준 개입과 백신 개발 소식 등에 코로나19로부터 타격을 입은 많은 기업들이 이제 정상화될 것이란 “흥분”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자신의 포트폴리오에서 아마존닷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상위 목록을 차지하고 있지만 6-7년래 성장주 비중이 가장 낮다고 설명했다. “1-2주 안에 마음을 바꿀 수도 있다”며 바이러스로 인해 상황이 매우 이분법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씨티그룹의 수석 미국 주식 스트래티지스트인 Tobias Levkovich는 S&P 500 상승세가 과도하다며 목표가 2700포인트를 유지하고, 투자자들이 팬데믹 재유행과 미대선 등 각종 리스크를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 지지?

달러(BBDXY)가 거의 10년래 최장기인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한때 0.6% 빠져 3월 11일 이래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3월 코로나19발 경제 봉쇄에 놀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대피하면서 달러 사재기에 나섰으나, 이제 전세계적으로 셧다운이 풀리기 시작하자 트레이더들은 팬데믹 이후를 내다보고 있다. 달러가 더 하락하려면 연준이 금리를 제로 수준 아래로 내리거나 일드커브 컨트롤을 도입하는 등 추가 완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미국 채권의 실질 금리 우위를 압박해 달러의 매력이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올 연준의 액션은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연준이 현재의 정책기조를 유지할 경우 미국채 단기물의 실질 금리가 달러를 다시 지지해줄 수도 있다. 이제 트레이더들은 중앙은행 정책과 경제지표 등 보다 전통적인 재료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미국 지표가 기대를 추월할 경우 선별적 매수세가 이미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로 상관관계 분석과 밸류에이션 모델이 무너졌지만 이제 트레이더들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트레이더들이 팬데믹 2차 유행 가능성이나 미-중 갈등, 브렉시트 무역협상, 11월 미대선 등의 재료를 무시하고 2008년 초와 마찬가지로 연준의 부양책이 충분하다며 안주할 위험도 있다.

사우디 자발적 감산 종료

OPEC+의 공급제한 합의에 더해 사우디가 자발적으로 실시했던 감산이 이달말 종료된다. 이에 국제유가(WTI)가 한때 4% 넘게 급락했다. 앞서 사우디는 공식 원유 판매가를 큰 폭으로 인상했고, 압둘라지즈 빈 살만 에너지장관은 이를 수요가 강해지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그는 월요일 언론 브리핑에서 “자발적 감산은 목적을 달성했으며 이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간다”고 말했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지난 주말 OPEC+의 기록적인 감산 합의를 1개월 연장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OPEC+는 7월 감산규모를 당초 예정대로 하루 770만 배럴로 완화하는 대신 960만 배럴로 정했다.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OPEC+가 매달 만나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옥시덴털 페트롤리움은 부채를 줄이기 위해 오만유전 지분 축소 등 중동 자산 정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밝혔다. 이에 옥시덴털 주가가 한때 18% 급등했다.

자동차 수요회복

중국 자동차 판매가 5월 164만대로 전년동월비 1.9% 증가해 2019년 6월래 첫 상승을 나타냈다고 중국승용차협회(CPCA)가 월요일 밝혔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 코로나19 위기와 미국과의 무역전쟁 충격에서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는 소비 진작을 위해 세제혜택 등 부양책을 실시했고, 자동차 제조업체 역시 팬데믹으로 멈췄던 생산을 재개하며 상당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CPCA는 연간 전체 자동차 판매가 올해 약 10% 감소할 것으로 에상했다. 중국자동차제조업체협회의 경우 15%~25% 감소를 전망했다. 한편 미국내 자동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되살아나면서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생산을 늘리고 있다. 포드 자동차는 이번주 미시간 공장에서 F-150 픽업트럭 생산라인을 풀가동해 심지어 오버타임과 토요일 교대근무마저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근로자들을 위한 코로나19 보호 대책 강화를 사측에 요구했다. 아직까지 대규모 집단 감염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제 공장들의 가동이 본격화되면서 앞으로 2주 정도 고비가 될 수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