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내년침체? 일드커브 경고신호

서은경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또다시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경기 침체 리스크가 2023년에 특히 현저하다”고 경고했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3.2%로 4월 전망보다 0.4%p 하향조정했고, 내년은 2.9%로 제시했다. 한국의 경우 올해 2.3%, 내년 2.1%로 내렸다. 최근 경기 침체 우려에 투자자들이 만기가 긴 채권으로 몰려가면서 미국채 일드커브 중 상당 구간이 역전됐다. 2년-5년 금리간 스프레드는 한때 -18bp를 넘어섰고, 2년-10년 구간은 -28bp에 근접했다.

시장이 이번 FOMC에서 연이은 75bp 인상을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뉴욕증시는 월마트 실적 전망 하향에 후퇴했다. 전자상거래 업체 쇼피파이가 직원을 10% 가량 감축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한때 17% 가까이 급락한 점도 심리를 위축시켰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장 마감후 월가 예상에 부합한 2분기 매출을 발표했다. 스냅 등 경쟁사와 달리 구글의 광고 매출은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았지만 채용을 일시 중단하는 등 조심스런 모습이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으로 미-중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목요일 시진핑과 대화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드라기 총리 사임으로 정국 혼란이 불가피해지자 S&P는 이탈리아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낮추었다. 한편 한국 소비자 심리지수(CCSI)는 7월 86으로 전월 96.4에서 크게 하락했고,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7%로 전월대비 0.8%p 상승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일드커브 경고 신호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파월 연준의장이 경기 침체 지표로 지목했던 일드커브 구간이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 국채 3개월물의 현재 금리와 18개월 선도금리의 격차를 나타내는 단기 포워드 스프레드가 7월 들어 약 95bp 급락하면서 해당 데이터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6년 이래 최대 월간 하락이 예상된다.

TD증권의 Prashant Newnaha는 채권시장이 2023년 연준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면서 연준이 침체 리스크에 정책 방향을 바꿀 것이란 기대가 일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공식 인플레이션 지표가 아직 피크를 확인하지 못한 만큼 연준이 미국과 유럽 경제 둔화 신호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계속할 가능성이 있어 일드커브가 더욱 평평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 매파 장기전

Cecilia Mariotti 등 골드만삭스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위험을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이 더 오랫동안 매파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 중앙은행들이 비둘기파적 태세로 전환했던 과거 경험에 기대어 시장이 ‘중앙은행 풋’에 너무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주식시장이 다시 거시경제 서프라이즈와 반대로 움직이고 경기관련주가 경기방어주에 비해 보다 높게 재평가되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 때문에 자산간 경기순응적 전환이 지속될지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기업들의 어닝도 하향조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 유럽 에너지 압박

러시아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대치 상황이 지속되는 한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최소 수준으로 유지해 유럽연합(EU)에 대한 압박을 높일 생각이라고 소식통이 밝혔다. 공급 차질이 겨울까지 이어질 경우 러시아 최대 수출시장인 유럽 대륙이 극심한 에너지 부족난에 시달릴 수 있다. 러시아는 표면상 문서 누락 및 터빈 유지 보수와 같은 기술적 문제로 인해 최근 몇 주 동안 공급을 줄여야만 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로 크렘린궁은 유럽으로의 주요 공급선인 노드스트림의 차질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대러시아 제재 조치와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지지를 재고하도록 유럽 지도자들에게 정치적 압박을 가하려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불안한 공급 전망에 EU 회원국들은 다음 겨울 동안 천연가스 사용을 15% 줄이기로 합의했다. 유럽내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로는 한때 달러 대비 1.1% 급락했다.

빅테크 시대 끝?

트라이언펀드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 넬슨 펠츠는 소수의 거대한 테크기업들이 증시 상승을 견인하던 시대가 빠르게 끝나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액티비스트 투자가인 그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지만 수년간 날개를 단 성장주에 앞자리를 내주었던 현금흐름이 좋은 내실이 강한 기업들이 이제 더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기업들에 우리는 투자하고 있다”며, “이들은 현금을 창출하는 정말로 멋진 기업들”이라고 블룸버그 TV에서 지적했다.

자본시장 접근성 악화

미국 자산운용사 야누스 헨더슨은 올 1분기부터 자본시장 접근성이 악화되면서 이제 기업들이 ‘이지머니’에 의존하기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금리가 상승하고 대출 기준이 타이트해지고 자금조달 비용이 급등한 영향이다. 기업 크레딧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James Briggs는 “사람들이 부도율과 자본시장 접근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시장이 기업들에게 값싼 자금을 빌려주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많은 기업들의 경우 자금조달 비용이 연초에 비해 3%-3.5% 가량 높아진 상태다. 다만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아직까지 견조해 광범위한 등급 강등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