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개장전 꼭 알아야 할 5가지】美침체 불가피? 도이치銀CDS (1)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연준의 향후 금리 경로를 놓고 시장이 갈팡질팡 하는 모습이다. 블랙록 투자연구소(BII)는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은행 불안에도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며, 연준의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시장의 베팅이 틀렸다고 주장했다. 반면 TD증권과 더블라인 캐피탈은 경기침체 리스크가 높아짐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상을 고집하는 것은 실수라고 진단했다. 크레딧 시장의 경우 투자등급과 하이일드 회사채 금리 스프레드가 367bp로 벌어져 경기침체 신호를 보내고 있다. 뉴욕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4거래일만에 하락했고,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은행 전이 우려가 진정됨에 따라 이틀 연속 상승했다.

6개 부문으로 회사 분할 계획을 발표한 알리바바그룹은 미국 증시에서 14% 넘게 급등했다. 미국 최대 메모리칩 생산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러지는 분기 매출이 최대 3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해 반도체 산업이 최악의 고비를 넘겼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안겨줬다. 애널리스트들은 평균 37.5억 달러를 추정했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28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과 관련해 결국 일부 디폴트가 있을수 있지만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발(發) 신용 경색이 일종의 “백신 접종” 역할을 해 어떤 이벤트도 신속하게 다룰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인하 임박?…美침체 확률 65%

연준의 꾸준한 금리 인상과 여러 은행의 실패로 신용 여건이 더욱 타이트해질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모습이다. 블룸버그의 3월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동안 침체 가능성은 65%로 2월의 60%에서 상승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여러 은행이 문닫은 가운데 3월 20일부터 27일까지 실시되었으며, 48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이 경기 침체 확률에 대해 응답했다. 연준이 지난주 25bp 인상으로 기준금리를 2007년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자 이코노미스트들은 이제 수요는 물론 은행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SVB는 보유한 미국채의 가치가 금리 상승으로 폭락하면서 갑작스런 뱅크런에 무너졌다.

James Knightley ING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이벤트들이 전이는 차단된 듯 보이지만 그 파장이 완전히 다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은행 스트레스에 따른 차입 비용 상승과 신용 접근성 제한은 미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5월 FOMC에서 추가 25bp 금리 인상 전망을 유지하고,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동결을 예상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의 경우 2023년 평균 3.9%를 예상해 지난달 전망치 3.4%에서 높아졌다. 시장이 올 3분기 말까지 연준의 첫 금리 인하에 베팅하고 있지만 이르면 6월이라도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 경기 침체가 불가피해 보이고 빠르면 6월에 시작될 수 있는데다, 인플레이션이 이미 정점을 지났고 노동시장 역시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신뢰 깜짝 상승

미국의 컨퍼런스보드 소비자기대지수가 3월 104.2로 2월 수정치 103.4에서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101로 하락을 예상했었다. 소비자들의 6개월 전망을 보여주는 기대 지수 역시 73으로 상승했다. 다만 현재 상황 지수는 151.1로 후퇴했다. 컨퍼런스보드의 Ataman Ozyildirim는 “기대치 상승에 힘입어 3월 소비자 신뢰도가 다소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2022년 평균을 밑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수치는 실리콘밸리은행(SVB) 실패 후 일주일이 조금 지난 3월 20일까지의 응답을 반영한 것으로, 최근의 금융 혼란이 소비자 신뢰에 즉각적인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많은 미국인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지만, 강력한 고용 시장과 낮은 실업률은 계속해서 심리를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국인들의 일상 생활에 있어서 일자리와 소득이 은행 혼란보다 더 큰 의미를 갖는다며, 올해 후반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상황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 ‘통화정책 대상은 은행 아닌 물가’…은행 규제개혁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은행 위기로 인해 최근 몇 주 동안 금융 압박이 강해졌지만 금리보다는 규제 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지시간 화요일 웹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현재 환경에서는 계속적인 적절한 거시건전성 정책을 통해 금융 스트레스를 억제할 수 있으며, 적절한 통화정책으로 계속해서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사태에 대한 거시건전성 정책 대응이 신속하고 적절하게 이루어졌다고 진단하고, 필요시 규제 당국이 추가 액션을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상원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마이클 바 금융감독 연준부의장은 은행의 자본과 유동성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변해 대대적인 은행 규제 개혁을 시사했다. 마틴 그룬버그 미 연방예금보험공사 의장은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의 실패가 자산 규모 1000억 달러 이상의 은행이 금융 안정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들 기관에 대한 건전성 규제는 추가적인 관심을 받을만 하며, 특히 자본과 유동성, 금리 리스크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새로운 규제안은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 의원들은 SVB 사태 이전부터 이미 은행의 자본 규정을 강화해서는 안된다고 연준을 압박해왔다. 한편 소시에테제네랄과 BNP파리바 등 프랑스 은행들이 배당금 지급과 관련된 돈세탁과 세금 탈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벌금 총액이 10억 유로를 넘어설 전망이다.

도이치은행 폭락 배후 의심

규제당국이 지난 금요일 글로벌 매도세를 부추긴 것으로 의심되는 도이치은행 CDS에 대한 단일 거래를 주목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해당 거래는 약 500만 유로(540만 달러) 규모의 베팅으로 도이치은행 후순위 채권 연계 스왑 계약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당국은 이에 대해 시장참가자들에게 얘기했으며, 유동성이 적어 단 한 건의 베팅이 큰 폭의 가격 움직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국의 관심을 끈 듯 보인다. 도이치은행 대변인은 코멘트를 거부했다. 해당 거래 주문을 누가 어떤 이유에서 했는지는 명확치 않다. 일부 데이터에 따르면 헤지용으로 보인다고 한 소식통은 밝혔다. 더불어 목요일에 체결된 도이치은행 5년물 선순위 CDS 계약 관련 1건의 거래 역시 당국의 조사 대상이다.

미국 은행 실패와 크레디트스위스 위기로 투자자들이 극도로 긴장한 가운데 도이치은행은 지난 금요일 주가가 급락하며 16억 유로 가량 시가총액이 증발했고, 유럽 은행주를 추적하는 지수는 300억 유로 넘게 잃었다. 유럽 은행들과 규제당국은 서둘러 투자자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은행 산업이 튼튼하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동시에 금리 상승을 포함해 리스크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도이치은행은 월요일 자료를 내고 예금 포트폴리오가 매우 잘 다변화되어 있음을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의 Andrea Enria는 이같은 원인 조사가 해당 자산군의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글로벌 금융 규제 당국이 CDS 시장을 더욱 자세히 들여다 봐야 한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촉구했다.

ECB 추가 인상 여지

매디스 뮬러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여지가 있는 듯 보인다고 진단하고, 다만 이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보다 “상이한 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에스토니아 중앙은행 총재이기도 한 뮬러는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지만 리스크는 여전히 상방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기저 물가 압력이 우려스럽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밝혔다. 유로존 근원 인플레이션은 또다시 신기록 경신이 예상된다. “최종금리나 추가 인상 여지에 대해 언급하는게 조심스럽다. 하지만 아마도 여전히 금리를 올릴 여지가 있다고 믿는다. 이는 전망한대로 빠르게 물가 상승세를 둔화시키는데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전망에서 ECB는 인플레이션이 2025년에 거의 2% 목표를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에스토니아의 경우 올해 인플레이션은 9%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 에너지 가격이 크게 하락해 전망이 개선됐지만, 전반적으로 기저 인플레이션 추세가 바뀌지 않았고 유로존 임금 상승세는 여전히 속도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금융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 유럽 은행 연합 추진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