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분기말 리밸런싱, 엔화신경전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현지시간 29일 성금요일로 미국 금융시장이 쉬면서 28일이 사실상 이번 분기 마지막 거래일로 분기말 리밸런싱 트레이드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우려되는 가운데 뉴욕증시는 장 막판 반등세를 확대해 S&P 500 지수가 0.9% 가량 상승, 신고점을 경신하며 마감했다. 올해 들어 10% 가량 오른 셈이다. 미국채 현물 시장은 28일 오후 2시에 평소보다 일찍 닫는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는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최근 “실망스런” 물가 지표를 감안할 때 인하 시기를 늦추거나 올해 예상되는 인하 횟수를 줄이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한편 화물선 충돌에 따른 다리 붕괴로 볼티모어 항구 폐쇄가 6주 가량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물류 마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일본 금융당국이 27일 저녁 긴급 회의를 열고 구두 개입 수위를 높이면서 달러-엔 환율이 34년래 고점인 151.97에서 장중 한때 151.03로 내려왔지만 엔화 약세 압력은 여전한 모습이다. 십여년에 걸쳐 힘들게 디플레이션과 싸워 온 일본은행(BOJ)이 단지 엔화를 지지하기 위해 일련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에 미국 연준의 인하를 기대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시장의 생각이다. 이에 트레이더들은 이미 달러당 152엔을 타겟으로 옵션 베팅을 구축한 상태다. 152엔선이 뚫릴 경우 일부 녹아웃 옵션 배리어가 트리거되고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는 반면 당국의 개입 가능성 역시 높아진다. 한편 FTSE Russell은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유보하고 이를 위한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日 구두개입↑…달러-엔 환율 34년 고점 후 주춤

27일 저녁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BOJ), 금융청 고위관료들이 작년 5월래 처음으로 긴급 회의를 열어 외환시장 동향을 논의한 뒤 일본 재무성 최고 통화 담당자인 간다 마사토 재무관은 언론 프리핑을 갖고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최근 엔화 약세는 펀더멘털에 부합한다고 말할 수 없으며, 분명 투기적 움직임이 엔화 약세의 배후에 있다”면서, “과도한 움직임에 대해서는 어떠한 선택지도 배제하지 않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환율 움직임이 경제 및 물가 전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경우 BOJ가 통화 정책으로 환율 상황에 대처하는 방안을 고려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앞서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외환시장의 과도한 움직임에 대해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과감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최근 몇달 만에 가장 강력한 구두 경고를 내놓았다. 과감한 조치란 발언은 대체로 외환시장 직접 개입으로 해석되곤 한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 역시 대규모 완화책의 수정 이후에도 엔화 약세가 진행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계속해서 환율 시장의 동향이나, 그 경제 및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주시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BOJ내 가장 매파적인 다무라 나오키 심의위원은 이날 통화 정책 정상화에 있어 점진적인 접근방식을 선호한다면서도, 정책 환경을 완화적으로 유지한다고 해서 금리 인상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일본 통화 당국은 2022년 당시 달러-엔 환율이 151.95엔까지 튀어오르자 1998년 이래 첫 시장개입을 단행해 엔화 지지를 위해 3차례에 걸쳐 9.2조 엔(606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최근의 엔화 약세는 지난 주 BOJ가 마이너스 금리 체제를 종료한 후에도 일본과 미국의 금리가 여전히 큰 격차를 유지할 것이란 시장 전망에 일부 기인한다.

골드만삭스 ‘연기금, 리밸런싱 위해 320억 달러 주식 처분할 수도’

주식시장이 또다시 강세로 분기를 마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연기금들이 포지션 리밸런싱을 위해 약 320억 달러의 주식을 처분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2023년 6월 이후 최대 규모의 조정으로, 지난 3년간 추정치 중 89번째 백분위수에 해당된다고 골드만의 FICC & 주식 팀 애널리스트들이 현지시간 화요일 투자자노트에서 분석했다. 월가내 연기금의 자금 흐름에 대한 전망은 매우 다양하지만 이들의 리밸런싱 움직임은 오는 부활절을 전후해 거래량이 적을 경우 시장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할 수 있다. S&P 500 지수가 10월 말 이후 약 26% 급등하면서 트레이더들은 포지셔닝이 과도해 주식이 단기 차익 실현에 더 취약하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기관 투자자와 연기금들은 종종 엄격한 포트폴리오 배분 한도에 따라 월말과 분기말을 이용해 시장 익스포저를 검토한다. 연초 이래 S&P 500 지수는 8.8% 가량 상승했고 글로벌 채권 가치는 약 2% 하락했다. 이는 이들 펀드가 평소보다 더 많은 주식을 매도해야 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스웨덴 중앙은행, 5월 인하 가능성 시사

스웨덴 중앙은행(Riksbank)이 이르면 5월부터 금리를 내릴 수 있음을 시사해 침체에 빠진 스웨덴 경제에 조만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4%로 동결하면서 2분기내 인하 신호를 강화하고 올해 3차례 인하를 전망했다. 이에 달러-스웨덴 크로나 환율은 한때 0.5% 가까이 올랐다. 에릭 테딘 중앙은행 총재는 현지시간 수요일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가깝게 안정되고 있다는 추가적인 확인을 원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5월에 25bp 인하할 확률이 약 50%라고 밝혔지만 이는 예측일 뿐이며 여전히 불확실성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가이던스는 2년에 걸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이제 승리가 임박했다는 자신감을 시사한다.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미리 움직이지 않는 한 스웨덴은 5월 8일 예정된 회의에서 금리를 내려 스위스에 이어 G-10 통화 중 두번째로 완화를 시작하게 된다. HSBC Holdings의 James Pomeroy는 그동안 6월 인하를 점쳐왔으나 이번 회의가 상당히 비둘기파적으로 돌아서 5월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5월이나 6월 인하가 가능해졌지만, 자칫 환율이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유럽중앙은행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지 못할 수도 있다며, 6월 인하 전망을 고수했다.

ECB 치폴로네 집행이사 ‘임금 상승에도 신속한 금리 인하 가능’

피에로 치폴로네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는 지난 2년간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따라 잡기 위해 근로자들의 임금이 크게 오른다 하더라도 ECB가 “신속하게”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부진한 경제의 모멘텀을 살리기 위해선 임금이 올라야 하는데다 임금 상승세가 시간이 지나면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인플레이션은 후퇴하고 있어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브뤼셀 연설에서 진단했다. “단기적인 임금 움직임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출 경우 현재 취약한 유로존의 회복세가 보다 강해지는데 필요한 임금 회복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새로 들어오는 데이터가 3월 전망에서 예상한 시나리오를 확인시켜 준다면 우리는 제약적인 통화 정책 기조를 신속하게 되돌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마르틴스 카작스 ECB 정책위원회 위원이자 라트비아 중앙은행 총재는 6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전망에 이의가 없다고 말해 6월 인하설에 힘을 실어줬다. 유로존의 3월 경기기대지수는 96.3으로 시장 예상보다 더욱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진핑, 미국 기업인들에게 중국 투자 요청…中경제 정점론 부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최고경영자(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등 미국 재계 대표들을 27일 베이징에서 만났다. 소식통에 따르면 1시간 반 이상 지속된 이번 회동에서 미국측 인사들이 질문하고 시 주석이 답변을 했다. 시 주석은 미국과 중국이 디커플링될 필요가 없다며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 이슈들을 인정하면서 당국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고, 중국 경제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성명서에서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이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공통점을 찾고 사소한 사안은 차이를 유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개혁은 멈추지 않을 것이며 개방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개혁을 전면적으로 심화하고 일류 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주요 조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는 수요일 정례 브리핑에서 시주석이 미국 기업인들에게 중국측 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 회담 내용을 묻는 블룸버그의 요청엔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 중국 당국은 외국계 기업을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려 애쓰고 있지만 미국과의 긴장과 부진한 경기회복, 컨설팅업체 단속 등으로 투자자들의 열기가 식었다. 이번 회의에 참석했던 하버드대 그레이엄 앨리슨에 따르면 시 주석은 패권국과 도전국 간의 불가피한 갈등을 설명하는 ‘투키디데스 함정’을 피해야 한다며, 미국과 중국이 경쟁의 균형을 맞추면서 각자의 생존을 위해 동시에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옐런 미 재무장관은 중국 정부의 제조업 보조금 정책이 글로벌 경제를 왜곡하고 있다며, 다가올 중국 방문에서 이를 문제삼겠다고 현지시간 수요일 MSNBC 인터뷰에서 밝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
참고: 지난 며칠간 웹사이트 개편으로 블로그 발행을 하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