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글로벌 긴축, 미중 정상만남

(블룸버그) —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올해 안에 화상으로 만날 계획이라고 미 정부 고위 관료가 전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현지시간 수요일 스위스에서 6시간 동안 심도 깊은 논의를 가진 이후 나온 소식으로, 미-중 관계 개선에 도화선이 될지 주목된다. 한편 미 재무부 관료들은 세계은행 재직 중 중국의 기업환경평가순위 조작과 관련됐다는 지적이 일며 윤리 논란에 휩싸인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사임을 요구해야 할지 논의 중이라고 소식통이 밝혔다.

인플레이션 공포를 부추겼던 에너지 가격 급등세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러시아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 안정을 위해 돕겠다고 나서면서 이틀 사이 60%나 치솟았던 천연가스 가격은 7% 넘게 후퇴했다. 미국 부채한도와 관련해 공화당이 임시방편이지만 타협안을 내놓으면서 당장 10월 디폴트 위기는 피할 수 있다는 안도감에 뉴욕증시는 장초 1%가 넘는 급락세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한편 한국의 경상수지는 8월 75.1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글로벌 긴축파도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이 수요일 바이러스 제한 조치와 글로벌 성장 모멘텀 약화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추가 긴축이 뒤따르겠지만 경제 회복세가 실망스러울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내년까지 가파른 금리 인상을 원하는 RBNZ의 기대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유럽에선 폴란드가 시장 예상을 깨고 2012년 이래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급등하는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한다는 정부와 투자자들의 압박에 결국 손을 든 셈이다. 기준금리를 사상최저인 0.1%에서 0.5%로 올린 이번 인상이 일회성에 그칠지 긴축 기조의 시작일지는 확실치 않다. 아이슬랜드 중앙은행은 집값 상승과 기대 인플레이션 우려를 이유로 올해 들어 세번째 금리를 올렸다. 러시아 역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비 7.4%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큰 폭의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연준의 경기진단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미국 경제가 수요측은 매우 강하지만 팬데믹에 따른 공급측 문제로 물가가 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임금도 상승해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가 매우 강하다”며, 가계 저축이 많은 상태에서 소비 지출이 매우 강하고, 사업은 수익성이 좋다고 전했다. 반면 중국과 베트남 등 여러 곳에서 코로나19로 수차례 문을 닫는 바람에 공급망 차질이 생겼고, 구인까지 늘며 임금과 물가를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물가 압력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며, “25년간 인플레이션이 없었는데 이제 6개월 정도 물가가 올랐다. 얼마나 오래 갈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美부채한도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미국 재무부가 당장 디폴트를 피할 수 있도록 부채한도를 단기적으로 고정 금액만큼 12월까지 올리는 합의안을 제시했다. 시간을 충분히 줄테니 공화당 합의 없이 예산조정권을 통해 민주당 단독으로 부채한도 법안을 통과시키라고 성명서에서 주장했다. 맥코넬은 타협안이라고 말하지만 부채한도 상향에 대해 내년 의회 선거에서 민주당을 정치적으로 공격하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상당분의 부채가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에 발생했지만 공화당은 부채한도 상향 조정의 필요성을 바이든의 경제 어젠다와 연결짓고 싶어한다. 옐런 재무장관은 오는 18일까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미국 역사상 첫 디폴트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민주당은 맥코넬의 제안을 받아들여 부채한도 단기 인상을 처리일 의사가 있음을 시사하면서도 예산조정권 발동은 여전히 거부했다.

주식시장 추가 고통 경고

모간스탠리의 스트래티지스트 마이크 윌슨은 약 2주 전 미 증시가 20%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그 이후로 S&P 500 지수는 변동성을 이겨내며 사상 최고 부근에 머물렀다. 최근 글로벌 공급 위기 우려에 채권 매도세가 가속화되고 주가가 출렁이면서 이제 윌슨과 같은 회의론자들이 다시 주목받는 모습이다. 그는 억눌렸던 소비자 수요의 분출이 시들해지듯 어닝시즌 역시 원자재발 인플레이션 공포를 진정시키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는 현재 미드싸이클(mid-cycle) 전환의 마지막 단계로 성장이 둔화되고 시장이 조정을 받는 상황”이라고 전화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S&P 500의 내년 예상 실적 대비 주가수익배율(PER)은 20배 정도로 이미 후퇴했지만 윌슨은 단기적으로 18배까지 추가 하락을 예상했다. 기업 이익이 이미 고점을 지났을 가능성을 감안할 때 지금처럼 사상최고 수준의 주가는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ECB 플랜

유럽중앙은행(ECB)은 팬데믹 긴급 채권 매입 프로그램(PEPP)이 내년 단계적으로 종료됨에 따라 시장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채권 매입 플랜을 연구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밝혔다. 이 플랜은 1.85조 유로 달러의 PEPP를 대체하고 현재 매달 200억 유로(231억 달러) 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기존의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보완하게 된다. 소식통은 아직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ECB 대변인은 해당 보도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지만, 실무진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있으며 반드시 정책위원회나 집행이사회에 보고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새로운 채권 매입 플랜은 선택적으로 실시될 수 있으며, 기존 프로그램에 적용된 규정을 우회할 수 있다. 현재 중앙은행들은 해당 규정에 따라 각국의 경제 규모에 맞게 채권을 매입해야 한다. 팬데믹 초기에 이탈리아가 시장 위기에 빠졌던 사실을 상기하며 ECB는 출구전략에 따른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고 투자자들의 투기를 막기 위해 애쓰고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