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1929년 대공황 이후 최악의 2분기 출발을 기록한 미 증시는 트럼프의 연일 아마존 때리기가 실제 규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보도에 주요 지수 모두 1% 넘게 반등했다. 하지만 똑같은 강도와 규모로 보복에 나서겠다는 중국의 강력 경고에도 미국이 중국산 제품을 겨냥한 25%의 고율 수입관세 목록을 오늘 아침 공개하며 무역전쟁이 본격화 될 움직임에 시장이 다시 휘청거릴 가능성이 있다.
달러-원 환율은 당국의 구두성 개입에도 불구하고 미 환율보고서를 앞두고 직간접 개입이 강하게 들어오기 어렵다는 시장 판단이 우세하며 어제 서울환시에서 1060원 선을 넘지 못했고, 역외 달러-원 1개월 환율의 경우 간밤 1050원대 초중반에서 움직였다. 한편,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에 10억달러 이상의 보통주를 보유하고 있다며, 현대자동차그룹의 추가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 증시 안도랠리…아마존 반등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책이 전세계 무역과 경제 성장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란 추측에 미 증시에서 위험선호가 되살아나며 주가는 장중 고점으로 상승하고 미국채 금리도 올랐다. 블랙먼데이를 연상시키며 18%나 급등했던 VIX 변동성 지수는 11% 가량 하락했다. 위험선호가 엔화 약세로 이어지는 가운데 유로화가 이틀 연속 하락하는 등 달러인덱스는 2거래일째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수일간 아마존 때리기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이 아마존의 사업을 규제할 조치를 적극적으로 모색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 블룸버그 보도 이후 증시는 혼조세를 뚫고 상승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정책국장이 관세 우려 및 트럼프 대통령의 아마존 공격으로 촉발된 월요일 급락세 이후 ‘스마트 머니(smart money)’는 주식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한 사실 역시 심리 안정에 도움이 됐다.UBS 웰스매니지먼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행동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금요일 미 고용지표가 발표되기 전까지 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간은 S&P500 지수가 2500포인트 부근에서 바닥을 칠 것으로 전망했다.
아마존 주가는 장중 3% 넘게 반등했다. 우체국 소포배달부터 세금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미 대통령의 수차례 트위터 공격에 아마존 주가가 폭락하며 지난 6거래일 간 약 550억 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관세전쟁 전면전 일촉즉발…미국, 중국 첨단산업 겨냥
미 무역대표부(USTR)가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25% 고율의 신규 관세 부과를 제안했다. 미국 소비자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반도체와 리튬전지 등 첨단산업 제품을 주로 겨냥했다. USTR은 “미국 경제에 끼친 손해 추산을 감안하고 중국의 유해한 행동 및 정책, 관행을 없애기 위해 이 정도가 적절”하다며, 약 1300개의 관세선을 포괄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제조업 육성 프로그램인 ‘중국제조 2025’을 포함해 중국 산업정책의 혜택을 받고 있는 품목들이 주요 대상이다.
중국은 이에 강력히 비난하며, 동일 규모의 호혜 관세를 미국산 제품에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발표에 앞서 이미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는 미국이 301조 조사에 근거해 중국 제품을 겨냥한 수입관세 부과 목록을 발표할 경우 중국은 “똑같은 비중과 동일한 규모, 동일한 강도의 대응책을 분명히 취할 것”이라고 CCTV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데이비드 립튼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는 중국이 자국의 무역 정책에 대한 전세계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미국만 우려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립튼 부총재는 중국 고위 관료들이 자신들의 관행 중 일부를 손질할 필요가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미국의 수입산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조치에 대응해 미국산 과일과 견과류, 와인, 돈육 등에 27억 달러 규모의 보복 관세 계획을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했다.
환율전쟁 리스크 높아지나…BOK, 금리인상 연기할 수도
원화와 중국 위안화 환율의 주요 심리선이 무너지면서 미국이 관세 압박은 물론 재무부 환율 보고서를 이용한 교역상대국 통화 절상 압력을 통해 어떻게든 무역적자를 줄여보려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환율전쟁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미국이 한국 정부에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1개월마다 공개하라고 요구했다는 서울경제의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대구은행의 하준우 FX 트레이더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를 고려할 경우 달러-원이 큰 폭으로 반등하기는 어려우며, 단기적으로는 1040원대 진입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대화은행(UOB)은 중국 위안 및 다른 아시아 통화들이 지난 15개월간 강세를 보인 탓에 추가적인 강세 여력은 제한적이라며, 달러-역내위안 환율 올해 4분기 말 전망을 기존 6.45위안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달러-역내위안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6.30위안 수준을 하회하는 등 최근 수주간 위안화가 강세를 보인 원인은 중국 역내 채권의 글로벌 총지수 편입과 상하이 거래소의 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 출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노무라는 한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을 하회하고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 CPI 전망치를 2.0%에서 1.7%로, 내년은 2.2%에서 2.0%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올해 5월 기준금리를 1.75%로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은 아직 유효하지만 지연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가 호재 만발…랠리 재개될까?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에 국제유가(WTI 기준)가 배럴 당 66달러 선에 막히며 추가 상승 모멘텀을 잃은 가운데 공급 쪽에서 호재가 잔뜩 쏟아졌다. 베네수엘라의 부진 영향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생산량이 연중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3월 하루 생산량은 17만 배럴 줄어든 3204만 배럴로 블룸버그 설문 결과 나왔다. 한편 러시아는 이달 말 예정된 각료회의에서 OPEC과 장기적 협력 방안을 논의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공급 제한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라고 말했다. UAE 에너지 장관은 원유 감산 노력에 공급과잉 문제의 약 85%가 해소되었다며, 관련 산유국들이 협력을 계속 이어나갈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원유재고는 지난 주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의 새로운 감독 수장…BOJ, 출구전략 내부 논의 중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 후임으로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가 선임됐다. 은행업계의 아웃사이더로 통화정책에 있어 중도파로 평가받는 윌리엄스 총재가 월가 감독관들을 지휘할 예정이다. 임기는 오는 6월 18일 시작된다.
브레이너드 연준이사는 글로벌 동반성장과 미국의 재정부양책 등에 힘입어 미국 기준금리의 점진적 인상 지속을 지지할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뉴욕 연설에서 말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BOJ가 통화부양 정책을 궁극적으로 종료할 방법에 관해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지만 세부사항을 밝히기에는 너무 시기상조라고 의회에서 말했다. 구로다 총재는 정상화 방법이 부양책 종료 시점의 물가, 경제 및 시장 상황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BOJ의 목표 2%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