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투자낙관, 채권전망 다시쓰기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뉴욕증시는 연준위원들의 신중 발언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더들이 내년 적어도 5차례 연준 금리 인하에 대한 낙관적 베팅을 좀처럼 접지 않으면서 랠리를 이어갔다. 나스닥 100 지수는 사상최고치를 또 경신했고, S&P 500 지수도 역대최고치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월가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최근 FOMC 후 나타난 채권시장의 두드러진 강세는 연준이 오히려 혼란을 야기해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연준위원들의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분명 실책으로, 시장이 중앙은행 대신 주도권을 잡았다고 진단했다.

국제유가(WTI)는 BP와 Equinor가 안전상의 이유로 홍해를 통한 모든 선적을 일시 중단하기로 함에 따라 장중 한때 배럴 당 74달러로 2% 넘게 급등했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홍해에서 민간 선박에 무차별 공격을 벌이고 있는 예멘의 후티 반군을 상대로 가능한 군사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기존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고수하고 우에다 총재가 긴축이 임박했다는 신호를 주지 않으면서 달러-엔 환율은 장중 한때 1.5% 넘게 치솟았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BOJ가 내년 상반기까지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캐나다의 경우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비 3.1%에 머물며 끈질긴 인플레이션을 확인시켜줌에 따라 캐나다달러가 미달러 대비 한때 0.5% 점프해 8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바킨, 인플레이션 계속 하락시 금리 인하 시사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최근의 인플레이션 진전이 계속 이어질 경우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인 2%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확신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잘 내려간다고 가정한다면 당연히 우리는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Yahoo Finance와의 방송 인터뷰에서 말했다. 내년 FOMC 정책 결정에 투표권을 갖게 될 바킨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 지표의 “일관성과 폭”을 보겠다며, 노동 수요와 인플레이션이 정상화 과정에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물가가 다소 고집스런 경향을 보인다는 자신의 견해가 틀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다음 6개월 동안 상대적으로 천천히 내려올 것으로 본다며, 연준이 제약적 정책 스탠스에서 물러나야 할 시급성이 예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연준이 다음 정책 행보를 검토함에 있어 단호하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 총 2차례 금리 인하가 모두 하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으며, 인하에 대해 활발하게 논의가 시작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22일 발표될 미국 1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비 2.8%로, 근원은 3.3%으로 추가 둔화가 예상된다.

투자자들 2022년초 이래 가장 낙관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최근 설문조사에서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이 2022년 초 이후 가장 낙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의 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가 주식시장으로의 질주를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주식에 대해선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작하기 전 이후로, 채권에 대해선 15년래 가장 비중확대적인 모습을 보였다. 현금 배분율은 4.7%에서 2년래 최저치인 4.5%로 줄었고, 채권 대비 원자재 상품에 대해서도 2009년 3월래 가장 약세적인 상태다. 이번 설문조사는 219명의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12월 8일에서 14일 사이에 진행됐다. 이들의 총 운용자산 규모는 6110억 달러에 이른다.

BofA의 Michael Hartnett은 “포지셔닝이 아닌 정책”이 자산 가격의 새로운 전술적 동인이라고 지목했다. BofA 설문조사 응답자 중 순 91%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답했고, 채권 금리와 함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금세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과 기술주가 연준 금리 인하의 가장 큰 승자로 간주되었다. 리스크 측면에서 투자자들은 내년 경제의 경착륙을 가장 경계했고, 응답자의 순 66%는 향후 12개월에 걸쳐 글로벌 경제의 연착륙을 예상했다. 일본 엔화가 저평가 되어있다고 답한 비중은 기록적인 73%에 달했다.

연준 피봇에 2024년 채권 금리 전망 다시 쓰기

지난주 연준 피봇으로 미국채 금리가 급락하자 많은 월가 스트래티지스트들이 기존의 2024년 전망을 버렸지만 강세론자와 약세론자 간의 줄다리기는 여전하다. 11월 당시만 해도 비관적으로 보였던 내년 채권시장 전망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사함에 따라 이제 무용지물이 되었고, 많은 기관들이 처음부터 다시 전망을 짜고 있다. 글로벌 주요 금융기관들의 미국채 10년물 금리 전망치는 이제 중앙값 기준 3.98%로, 현재 거래되는 수준과 큰 차이 없지만 이번 연준 피봇 직전 수준인 4.20%와 연고점 5.02%에 비해선 상당히 낮다. TD증권은 채권에 대해 가장 낙관적으로, 연준이 내년 5월부터 기준금리를 200bp 인하함에 따라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금부터 1년 사이에 3%로 후퇴할 여지가 있다고 말한다. 반면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즈는 내년말 10년물 금리 전망을 각각 4%와 4.35%로 제시했다.

Sit Investment Associates의 Bryce Doty는 “추정 범위가 그처럼 서로 다를 경우 대개 하나의 추세가 끝나고 새로운 게 시작되려는 시점”이라며, 연준의 비둘기파적 피봇은 “이제 우리가 전환점에 있음을 알려주는 종소리”였다고 진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여전히 10년물 금리가 내년 이맘때 4.25%에 거래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연준의 새로운 스탠스를 감안할 때 자사의 금리 전망에 하방 위험이 있음을 인정했다. 모간스탠리는 3.95%, JP모간은 3.65%, 씨티그룹은 3.90%를 내다봤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연준 인하의 개시 시점과 속도에 따라 시장이 다소 앞서나갈 수도 있다며, 10년물 금리가 내년 말이면 4%보다는 3%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했다.

ECB 조기 인하 위험 경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인플레이션을 물리칠 수 있을 만큼 오랫동안 정책금리를 정점에서 유지한 후에 내년에 가서 인하를 단행해야 한다고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 겸 ECB 위원이 주장했다. 그는 현지시간 화요일 France Inter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단기 수신금리를 현재의 4%로 필요한 만큼 오랫동안 묶어둬야 한다면서도, 다음 움직임은 인하 방향임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금리 인상은 끝났고, 2024년 어느 시점엔가 금리가 인하되기 전까지 그 사이에 높은 고원(plateau) 구간이 존재한다”며, “나는 이같은 인내심, 고원을 고집하고 싶다. 너무 일찍 금리를 내리면 다시 인플레이션이란 병이 도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게디미나스 심쿠스 리투아니아 중앙은행 총재는 “서프라이즈가 없다면 조기의 빠른 금리 인하 기대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정책 당국을 너무 앞서간 듯 보인다는 여러 ECB 동료 위원들의 견해에 동조했다. 보리스 부이치치 크로아티아 중앙은행 총재는 “그같은 시장 베팅을 정당화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인플레이션이 매우 놀라워야 하는 경우로, 다시 말해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상당히 빠르게 내려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틴스 카작스 라트피바 중앙은행 총재도 ECB가 현 수준의 금리를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중 관계 개선 신호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1년만에 처음 회동한 이후 중국측이 공중이나 해상에서 “위험한” 군사 행동을 멈췄다고 전했다. 미-중간 관계 긴장이 풀어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존 아퀼리노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우리는 또한 공중과 해상에서 근접 방해(intercepts)와 위험한 행위에 대해 우려해왔다. 그 회담 이후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다”면서,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이는 매우 유익할 것”이라고 월요일 도쿄에서 기자들에게 말했다. 당시 양국 정상은 2022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고 중국이 이에 반발해 대만해협 부근에서 무력시위를 벌이면서 차단됐던 고위급 군사 소통 채널을 복원하기로 합의했었다.

아퀼리노는 3년 가까이 중국측 카운터파트와의 대화를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필리핀 및 호주와 관련된 중국측 행동을 비판하고,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며 그같은 행동이 바뀌길 원한다고 촉구했다. 화요일 정례브리핑에서 아퀼리노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왕 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군사 행동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원칙적으로 중국은 중국에 대한 미국 정찰기의 잦은 근접 비행을 항상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관료들에 따르면 중국측은 11월 정상회담 당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의 정책 수준급 논의에 동의했으나, 전격 해임된 리샹푸 국방부장의 후임이 아직 공식적으로 정해지지 않아 본격적인 대화는 아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사 관련 문의: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