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물가압력, 바이든 中압박

(블룸버그) — 델타 변이 확산에 마스크 착용이 다시 의무화되고 학생들의 등교마저 불확실해지면서 미국 경제를 견인하는 소비가 코로나19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물가 상승 압력 역시 소비 지출과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어 다음주 예정된 FOMC를 앞두고 이번주 CPI 등 경제지표가 테이퍼링 시점 및 속도를 가늠하는데 중요한 잣대를 제공할 수 있다.

뉴욕증시는 지난주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S&P 500 지수가 주간 기준 1.7% 하락하며 6월 중순래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확산 지속과 예상을 웃돈 8월 생산자물가 상승률, 연준 테이퍼링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투심을 짓누르는 분위기다. 애플의 외부결제 금지가 위법이라는 미 법원 판결에 애플 주가가 3% 넘게 급락한 점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중국 경제 회복의 균열 조짐이 연준발 긴축발작을 넘어 신흥시장(EM) 랠리를 위협하는 잠재적 리스크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JP모간 EM 통화지수와 위안화 간의 상관관계가 2016년래 가장 강한 강해진 가운데 이번주 중국 소매판매와 광공업생산 지표가 둔화를 예고하고 있어 EM에 취약성을 더할 수 있다. 한편 북한은 9월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1500km 계선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조선중앙통신(KCNA)이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참관하지 않았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물가압력

미국 8월 생산자물가(PPI) 상승률이 전월비 0.7%, 전년비 8.3%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함에 따라 이번주 발표될 8월 소비자물가(CPI) 지표에 시장과 정책 입안자들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간값 기준 전월비 0.4%, 전년비 5.3%로 7월에 비해 소폭 둔화를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반도체 부족과 허리케인 피해 등을 감안할 때 CPI 상승률이 5.0%-5.5% 범위의 상단을 테스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한편 9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는 72로 지난달 기록했던 거의 10년래 저점인 70.3에서 소폭 개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시장과 연준 

이번 CPI 지표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해준다면 향후 6개월~12개월에 걸쳐 미국채 장기물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할 확률이 높아질 것으로 BofA는 전망했다. 반면 맥쿼리그룹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트레이더들이 연준의 긴축 시점을 앞당김에 따라 단기물 금리가 더 크게 오를 수 있다며,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축소에 베팅을 추천했다. 연준은 9월 FOMC 회의에서 당장 테이퍼링 시작 시점을 발표하진 않겠지만 연내 테이퍼링은 염두에 둔 모습이다.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연준이 일부 정책 결정에 사용하는 새로운 매트릭스를 좀더 명확히 설명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의 대중압박 

바이든 행정부는 무역 분야에서 중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중국의 보조금과 그로 인한 미국 경제의 피해를 새로 들여다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밝혔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지나 러먼도 상무장관 등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팀은 현지시간 지난 금요일 오후 비공개 회의를 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1월 중국과 타결한 무역합의와 이행 옵션, 대중관세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USTR은 외부 컨설턴트에게 해당 조사가 진행될 경우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중국 보조금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계량화하도록 요청했다고 2명의 소식통이 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90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중국 당국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불만을 표시했다.

애플 판결

미국 연방법원은 1년에 걸친 소송에서 에픽게임즈의 일부 주장을 받아들여 애플에게 모바일앱 개발자가 고객들을 앱스토어가 아닌 다른 결제 방식으로 유도하는 것을 허용하도록 명령했다. 이에 애플 주가가 3% 넘게 급락하며 S&P 500 지수가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애플은 유료 앱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챙기며 앱스토어를 통해 한해 20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이익률은 75%를 넘는다. 로저스 연방판사는 애플이 반경쟁적 행위로 보다 저렴한 가격을 가로막아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었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앱스토어가 독점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번 법원의 판결이 앱스토어가 반독점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에픽은 이번 판결이 주로 애플의 편을 들었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러시아 긴축

러시아 중앙은행이 금요일 기준금리를 6.75%로 25bp 인상했다. 시장이 예상했던 50bp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긴축 기조가 끝난 것은 아니다. 엘비라 나비올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추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며,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끌어내리기 위해 여러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7% 위로 가져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을 4%로 되돌리기 위해 2차례 이상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그런 면에서 우리의 메시지가 다소 세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들어 총 250bp 인상을 단행했다. Sinara 투자은행은 이번 성명서의 톤이 이전보다 다소 누그러지긴 했지만 나비올리나 총재의 발언은 훨씬 터프했다며, 이제 시장은 더이상 정책금리가 7%를 넘지 않을 것으로 가정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경제지표상 추가 한차례 25bp 인상에 그칠 것으로 보지만 10월 이후 추가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