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PPI 11.2%↑, 달러-엔 130?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한국은행은 오늘 사상 처음으로 총재가 공석인 가운데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11명의 이코노미스트는 25bp 인상을, 10명은 동결을 예상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간밤 50bp 인상을 단행하며 주요 7개국(G-7) 중 첫 빅스텝 페달을 밟았고, 연준 역시 기록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에 밀려 당장 5월초 FOMC에서 50bp 인상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한은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미국 소비자 물가 압력이 피크에 도달했다는 기대 속에 트레이더들이 연준 금리 인상 베팅을 일부 되감으면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3거래일 연속 밀려 한때 2.3%를 하회했다. 이에 달러(BBDXY)도 10거래일만에 하락했다. 파생상품 시장은 연준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 전망치를 현지시간 월요일 종가 기준 220bp에서 200bp로 낮추었다.

뉴욕증시는 기술주 랠리에 힘입어 주요 주가지수 모두 1% 이상 반등했다. 미국 기업 어닝시즌의 포문을 연 JP모간은 채권과 주식 트레이딩 수입이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1분기에 82.8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시장 혼란과 관련해 5억240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혀 주가가 3% 넘게 밀렸다. 한편 유럽연합(EU)은 ‘비우호적 국가’는 러시아산 가스 대금을 루블로 결제해야 한다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요구가 EU의 기존 제재조치를 위반한다고 경고했다.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러시아로 인해 세계 질서를 판가름할 선택의 순간이 찾아왔다며, 러시아와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한 관계를 구축 중인 중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PPI 상승률 역대 최고

미국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전년비 11.2%로 집계가 시작된 201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를 모두 상회한 수치로, 이들은 중앙값 기준 10.6%를 내다봤다. 전월비 상승률 역시 1.4%로 시장 예상보다 훨씬 악화됐다. BMO Capital Markets의 Jennifer Lee는 전일 근원 소비자 인플레이션 지표가 안도감을 주었지만 여전히 물가 압력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연준의 50bp 인상이 기정사실화 되는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공급망 문제가 중국의 봉쇄로 4월에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생산자 인플레이션이 느리게 진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는 미국 경제가 공격적인 정책 긴축을 견딜수 있다며, 다음달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는 방안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현지시간 수요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조기 긴축 방식을 선호한다. 따라서 5월 50bp 인상은 이에 일치하며, 어쩌면 6월과 7월에도 추가로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올해 하반기까지 확실히 중립수준 위로 가길 원하며, 가능한 빨리 중립 수준 부근에 도달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연준의 추정치에 따르면 중립금리 수준은 약 2.4%다.

달러-엔 130?

달러-엔 환율이 수요일 한때 126.32까지 치솟으며 2002년 5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과 일본의 추가적인 통화정책 차별화가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시장을 지배하는 분위기다. 구로다 일본은행(BOJ) 총재가 통화완화 정책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엔화 매도세에 불을 붙였다. 이후 정부 관료들이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애썼지만 시장 메시지 전달에 혼선이 빚어지면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환율 안정은 중요하다. 그같은 변화는 매우 문제가 있다”면서, “정부는 경계심을 갖고 향후 환율 움직임을 감시하겠다”며 구두 개입에 나섰다. Sony Financial Group의 Kumiko Ishikawa는 “단기적 포지션 조정 목적 외에 엔화를 살 이유가 없다”고 지적하고, “시장이 BOJ 통화정책 변경을 구체적으로 감지하기 전까지는 미국 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엔화 약세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 모멘텀이 달러-엔 환율을 연말 전에 13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일간 벤치마크 채권금리 스프레드는 3년래 최대치로 벌어진 상태다.

캐나다 빅스텝

캐나다 중앙은행이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5%에서 1%로 올리고 추가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20여년래 첫 빅스텝 긴축으로 주요 7개국(G-7) 중에 처음으로 50bp 인상을 단행했다. 30년래 가장 뜨거운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국채 매입도 중단하기로 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성명서에서 “높아진 인플레이션 기대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을 물가 안정 목표로 되돌리고 기대 인플레이션을 잘 고정하기 위해 통화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 인플레이션은 올해 상반기 평균 거의 6%에 도달한 뒤 내년 하반기에 2.5%로 내려가고, 2024년 말쯤이 되어서야 2% 목표에 다가설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30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25명이 이번 50bp 인상을 점쳤고, 시장은 50bp 인상 가능성을 약 70%로 가격에 반영했다. 투자자들은 기준금리가 내년 이맘때쯤이면 3%까지 오를 것으로 베팅해왔다. 맥클렘 중앙은행 총재는 2%-3%의 중립 수준으로 금리가 되돌아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경제가 더 높은 금리를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Bank of Nova Scotia는 6월 추가 50bp 인상을 예상했다.

중국 지준율 인하 신호

중국 국무원은 수요일 회의를 마친 뒤 중앙은행이 적절한 시기에 지준율을 인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추가적인 통화 부양책을 동원할 가능성이 있음을 또다시 내비친 셈이다. “중국은 적절한 시점에 지준율 인하를 포함해 통화정책 수단을 활용하고 실물경제, 특히 팬데믹 충격이 극심한 산업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금융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인민은행은 대개 국무원의 발언이 나온 후 며칠 안에 지준율 인하를 결정하곤 했다. 중국의 경제 전망은 최근 악화되는 모습이다. 상하이 등 많은 도시의 봉쇄조치 연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확산세가 좀처럼 완화되지 않고 있어 공급망과 비즈니스는 물론 일상생활마저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리커창 총리는 일주일 사이에 세 번이나 성장 리스크를 경고했다. China Renaissance Securities Hong Kong의 브루스 팡은 지준율 인하가 곧 나올 수 있다며, “이는 단기적으로 연준이 대차대조표 축소를 하기 전에 중국이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테그플레이션 헤지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중앙은행들의 공격적 스탠스 때문에 주요국 경제가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헤지에 나서는 모습이다. 아문디는 특히 유럽의 경기 하강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고, 애버딘(abrdn)은 유로 대비 달러에 롱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뱅가드그룹은 유동성 헤지를 선전하고 있다. 또다른 인기 트레이드는 원자재를 수출하는 호주와 캐나다 등의 자산을 사고, 금리 리스크가 높은 채권의 약세에 베팅하는 전략이다.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그동안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을 일축해 왔으며, 현지시간 목요일 정책회의에서 긴축 일정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맥클렘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50bp 금리 인상 직후 인터뷰에서 세계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정책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