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파월 ‘침체가능’, 亞통화불안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뉴욕증시는 파월 연준의장이 물가 안정 의지를 재확인하고 경기 침체 리스크를 인정하자 연준이 금리 인상에 따른 경제 여파를 면밀히 모니터할 것이란 해석이 나왔지만 전일의 반등세를 이어가는데 실패했다. S&P 500 지수는 연초 대비 21% 가량 빠져 1970년 닉슨 대통령 시절 이후 최악의 상반기 성적이 예상된다. 국제유가(WTI)는 수요 충격 우려에 한때 8% 넘게 후퇴해 배럴당 101달러대까지 내려오기도 했다.

Evercore ISI는 파월이 “무조건적” 긴축을 말하지 않았다며 “두려워했던 것보다는 덜 매파적”이었다고 진단했고, Integrity Asset Management는 FOMC가 앞으로 나올 지표를 보겠다고 말한 점은 금리 인상이 “자동항법장치’에 놓여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 11월 중간 선거 이후까지 이어질 확률을 크게 낮추고, 최종 금리 역시 내년 중반 4%에서 3월경 3.6% 정도로 전망을 바꾸고 있다.

캐나다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7%로 1983년래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조만간 보다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유럽중앙은행(ECB) 연구원들은 현재 유럽 경제가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선제적인 통화정책 운용을 통해 물가 상승세를 둔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오늘 아침 한 강연에서 지적했다. 한국의 5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비 9.7%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해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을 압박할 전망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파월 ‘침체 가능’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연착륙이 “매우 도전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리스크는 물가 안정을 회복하지 못해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는 경우라며, “우리는 이에 실패할 수 없다. 2% 인플레이션으로 돌아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의 30년래 가장 가파른 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에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계속해서 금리를 올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다양한 충격이 미국 경제를 강타함에 따라 “민첩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파월은 현지시간 수요일 상원은행위원회에 제출한 반기 증언에서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플레이션은 분명 지난 1년 동안 예상을 상회했고 추가 서프라이즈가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새로운 지표와 바뀌는 전망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야기하는 고통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데 강력히 전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침체 가능성 50%

크리스티안 제빙 도이치방크 CEO는 중앙은행들이 물가 대응에 적극 나서면서 글로벌 경제가 침체로 향할 가능성이 50% 정도라고 현지시간 수요일 경고했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금리가 오르면서 동시에 내년 하반기 침체가 발생할 확률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에 추정했던 것보다 분명 높아졌다고 말했다.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도 불구하고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의 액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은 민주주의를 위협하기 때문에 보다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씨티그룹 역시 공급 충격과 금리 상승을 이유로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빌 더들리 전 뉴욕 연은총재는 미국 경제가 경착륙을 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시아 통화 불안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경로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아시아 지역의 통화들이 약세 압력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인도 루피화 가치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필리핀 페소는 신임 중앙은행 총재가 ‘빅스텝’ 인상 가능성이 낮다고 말하면서 16여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홍콩 통화당국은 달러 페그제를 방어하기 위해 이달 들어 홍콩달러를 기록적인 규모로 사들였다. 매파적 연준과 달리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금리 인상에 있어서 보다 인내심을 갖고 접근하고 있어 역내 통화 약세 흐름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게다가 필리핀의 경상수지 적자 확대와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과 같은 특이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 Skandinaviska Enskilda Banken AB의 아시아 전략 책임자인 Eugenia Victorino는 “중앙은행의 금리 신호가 아시아 통화의 움직임을 이끄는 힘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계속해서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데 뒤처진 국가들의 경우 통화 약세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규제완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수요일 회의를 주재하고 결제와 핀테크 부문의 “건전한” 발전 촉진을 승인했다. 앤트그룹 등 테크기업에 대한 광범위한 규제가 본격적으로 완화될지 주목된다. 중국 CCTV 보도에 따르면 전반적인 개혁 심화를 위한 중앙위원회는 이번 회의에서 주요 결제 플랫폼에 대해 규제를 개선하는 한편 관련 기업들에게 본래 사업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했다. 우선 중국 정부는 결제와 금융 인프라의 보안을 확실히 하고, 시스템적 금융 리스크를 예방하며, 플랫폼 기업들이 투자한 금융기관과 금융지주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CCTV가 전했다. 중국 당국은 2020년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를 무산시키고 온라인 사교육에서 게임 산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를 망라했던 강력한 규제조치를 되돌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앤트그룹은 당장 IPO를 개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Eric Jing 회장은 작년에 결국 상장을 하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부동산 침체가 코로나19 봉쇄보다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Nomura Holdings는 “역사상 최악의 부동산 경기 하강”이라고 지적했다.

채권 랠리

경기 침체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트레이더들이 국채와 더불어 달러 등 안전통화로 다시 몰리는 분위기다.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한때 16bp 넘게 급락했고 영국과 독일 등 유럽 국채 금리 역시 크게 빠졌다. 중앙은행들이 성장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인상 경로를 유지하고 있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Mizuho International의 금리 스트래티지스트 Peter McCallum은 “시장이 현재 경기침체 리스크에 주목하면서 유가와 채권 금리가 하락하고 위험 자산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경우 트레이더들은 이미 침체 공포가 영란은행(BOE)의 긴축 정도를 제한할 것으로 보고 있다. 5월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에 부합하고 머니마켓이 50bp씩 3번 연속 인상에 대한 베팅을 낮추면서 2년물 길트채 금리는 한때 23bp 넘게 급락했다. JP모간 체이스는 금리 급등세에 주택시장 열기가 식기 시작하자 주택대출 담당 직원 수백명을 내보내고 추가 수백명을 다른 부서로 재배치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밝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