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파월 4년더, 내년 ‘금리쇼크’

(블룸버그) — 이변은 없었다. 예상대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이제 시장은 연준의 긴축 행보가 보다 빨라질지 주목하는 모습이다. 차기 연준의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사라진만큼 연준이 보다 매파적으로 돌아서면서 단기 금리 베팅에 기름을 부을 가능성이 있다. 파월 재지명 소식에 달러(BBDXY)는 0.5% 가까이 뛰어 올라 작년 9월래 고점을 경신했고, 미국채 2년물과 5년물 금리 역시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뉴욕증시는 기술주 약세로 상승폭을 줄였다.

BofA는 작년 “성장 쇼크”와 올해 “인플레이션 쇼크”에 이어 내년 “금리 쇼크”가 예상된다며, 변동성 지수와 오일, 에너지, 미달러, 부동산을 매수하라고 권고했다. 골드만삭스나 JP모간과는 달리 주식시장에 대해선 약세 의견을 제시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경우 연준이 약 3개월 안에 테이퍼링을 완료하고 내년초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메르켈 독일총리는 최근 코로나19 감염 급증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며 보다 강력한 방역 규제를 촉구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파월 4년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연준의 안정성과 독립성”을 내세우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유임했다. 이에 따라 내년초 임기가 종료되는 파월은 4년 더 미국 중앙은행을 이끌게 됐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이사는 연준부의장으로 승진시켜 리차드 클라리다의 뒤를 잇게 했다. 미국 경제를 팬데믹 충격으로부터 성공적으로 벗어나게 한 파월의 공로를 인정하고 동시에 파월에게 인플레이션 급등으로부터 경제 회복을 보호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긴 셈이다. 바이든은 성명서에서 “파월 연준의장과 브레이너드 박사가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하고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완전 고용을 달성하는데 집중해 우리 경제를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난 확신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 리스크에 대응하고 금융 시스템의 새로운 리스크를 차단하는데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그들의 믿음을 높이 샀다.

파월 연임 결정은 통화정책의 연속성이란 차원에서 월가의 환영을 받았다. Lazard의 Peter Orszag는 파월-브레이너드가 “드림팀”이라고 평가했고, 헤지펀드 매니저인 Marc Lasry는 “모두가 안도했다”며 파월이 시장의 혼란을 막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조력자가 될 것으로 시장이 믿고 있다고 전했다. 파월은 옐런 재무장관을 포함해 정계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어 재임을 위한 상원 인준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부 민주당내 진보진영이 은행 감독 소홀을 이유로 파월의 연임을 반대한데다, 일부 연준인사들의 금융자산 투자가 물의를 빚으면서 통화정책 당국의 윤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라 상원 청문회에서 난관에 직면할 수도 있다. 엘리자베스 워렌상원의원은 파월의 재임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파월은 유임 발표 후 백악관에서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고용을 돕기 위해 정책수단을 운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연준 금리 인상 베팅↑

파월 연준의장의 연임 소식이 전해지자 채권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 보다 빨리 단행될 가능성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시장은 첫 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6월 FOMC로 앞당겨 가격에 반영했고, 심지어 9월과 12월에 추가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한때 8bp 넘게 오른 0.59%로 2020년 3월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찰스슈왑의 수석 채권 스트래티지스트 Kathy Jones는 파월이 재지명됨에 따라 “시장은 연준이 테이퍼링 속도를 높이고 첫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RBC Capital Markets의 Blake Gwinn는 브레이너드가 연준의장에 임명될 확률을 시장이 가격에 크게 반영하진 않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일부에서 지적했던 비둘기파적 리스크가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ING Groep의 Padhraic Garvey는 내년 2월 임기가 끝나는 파월 연준의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며, 만일 정치적 지지가 부족해 차기 연준의장 지명이 늦어졌다면 금융시장에 상당한 불안감이 조성되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시장에는 연속성을 의미해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비축유 방출과 OPEC+

OPEC+는 주요 석유 소비국이 공조해 전략적 비축유를 방출할 경우 다음달 증산 계획을 조정할 수도 있다고 대표단이 밝혔다. 인도는 월요일 비축유 방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일본 역시 미국의 요청에 유사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TV 아사히가 보도했다. 중국은 이미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협을 억누르기 위해 조치에 나섰다. 미국은 OPEC+가 이달초 증산 확대 요청을 거부하자 주요 소비국들에게 비축유를 방출하도록 설득해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르면 화요일 인도와 일본, 한국 등과 공조해 전략적 비축유 방출을 발표할 생각이다. 상황은 아직 유동적이며 계획이 바뀔 수도 있지만, 미국은 현재 시간에 걸쳐 3500만 배럴 넘게 방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일부 OPEC+ 산유국은 비상용으로 보유한 비축유를 유가 랠리 대응을 위해 푸는 움직임에 대해 불만을 느끼고 있다고 대표단은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이끄는 OPEC+는 다음주에 만나 12월 산유량을 하루 40만 배럴 늘리는 계획에 대해 논의한다. Oanda의 Ed Moya는 미국과 중국의 공조가 대부분 가격에 반영된 상태지만 만일 인도와 일본 등 다른 나라들도 비축유를 방출할 경우 유가가 약간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파월 연준의장 연임 소식에 주가가 상승하면서 1% 넘게 올랐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미국의 비축유 방출 계획 보도에 상승폭을 줄였다.

ECB PEPP 종료

프랑수아 빌레로이 드 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 겸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ECB가 내년 3월 팬데믹 채권 매입 프로그램(PEPP)을 종료해야 한다는 생각에 “진지하다”며,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정례적인 양적완화를 확대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지시간 월요일 발간된 독일 Boersen-Zeitung와의 인터뷰에서 건강이 최우선 순위이지만 팬데믹 재유행이 이전보다 피해가 적다며, 유럽의 높은 백신 접종율이 “경제적 이점”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12월 ECB 정책회의를 앞두고 매파적 기조를 더한 셈이다. 다만 금리 인상을 위한 조건은 내년 충족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유로존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있는 동시에 코로나19 감염 급증으로 일부 지역에서 봉쇄 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PEPP를 끝내고 나면 두번째 단계로 위기전 도입했던 자산매입 프로그램(APP)을 점진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빌레로이의 발언이 전해진 뒤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8bp 오른 0.94%로 분트 대비 프리미엄을 124bp로 확대했다.

중국 vs 대만

중국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는 개인과 연계된 기업 및 정치 기부자를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중국 국무원 타이완사무판공실의  Zhu Fenglian 대변인은 월요일 기자들에게 “대만 독립 지지자들과 관련된 기업 및 재정 후원자들은 법에 따라 처벌받을 것”이라며, 대만 독립 지지자들이 양안관계를 무너뜨리고 대만해협의 안정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대만 극동그룹(Far Eastern Group)의 여러 계열사가 법과 규정을 위반했다며 벌금을 부과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극동그룹은 대만 제 1야당인 중국국민당은 물론 집권여당인 민진당 정치인에게도 기부를 해왔다.  계열사인 Asia Cement와 Far Eastern New Century는 벌금이 총 8860만 위안(1390만 달러)이라고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두 회사 모두 중국내 사업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2016년 차이잉원 대만총통 당선 이후 대만에 군사적, 경제적, 외교적 압력을 가하면서,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라고 주장해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