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파월 추락 임박? 트럼프 질주

(블룸버그) — 미국 5월 인플레이션이 예상을 하회하자 채권시장은 이를 놓치지 않고 연준 금리 인하 베팅을 확대했다. 연준 정책에 가장 예민한 미국채 2년물 금리가 1.9%를 하회하며 지난주 기록한 18개월래 저점에 다가섰다. 당장 다음주 FOMC에서 연준이 정책 ‘인내심’ 문구과 ‘일시적’ 인플레 부진 판단을 고수할지도 의문이다. 로스 미 상무장관은 연준에게 12월 금리인상 조치를 “재검토”하라고 요구해 인하 압박을 가했다. BMO는 ‘파월 추락 임박’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파월 연준의장의 첫 금리 인하를 위한 무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가 합의한대로 이민자 행렬을 중단시키지 못한다면 훨씬 더 강경한 “2단계”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동시에 러시아와 독일간 가스관 사업인 Nord Stream 2 건설을 중단시키기 위해 제재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달러지수(BBDXY)가 0.3% 가량 상승했고, 뉴욕 증시는 무역 긴장 우려에 기술주 중심으로 하락했다. 국제유가(WTI)는 미국 원유재고 증가와 수요 둔화 신호에 4% 넘게 빠져 피보나치 분석상 중요한 지지선인 50달러선을 위협했다. 한국 정부는 총 15억 달러 규모의 외평채를 발행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인플레이션 둔화…연준 ‘인내심’ 시험

중고차 가격 하락에 주요 미국 인플레이션 척도가 5월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며 투자자들의 연준 금리 인하 기대를 강화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2.0% 올라 전망치와 전기치에 못미쳤다. 전월비로는 0.1% 상승에 그쳐 4개월째 같은 속도를 이어갔다. 헤드라인 CPI는 전년비 1.8% 상승해, 역시 예상치와 전기치를 하회했다. 연방 기금 선물은 향후 2개월 내에 거의 25bp 인하를 반영하고, 연말까지 50bp 이상 인하를 내다보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오늘 지표가 연준의 비둘기파적 기조 선회를 확실히 지지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연준이 다음주 보다 비둘기파적 스탠스를 취하지 않는다면 시장의 인하 베팅은 위험해질 수도 있다. 연준이 다음 움직임에 대해 “인내심”이라는 문구를 버리고 신속하게 움직이겠다는 보다 강한 의지를 보일지가 관건이다. 그렇지 않다면 투자자들이 인하 시기 전망을 늦추면서 미국채 단기물은 매도가 촉발될 수 있다.

핌코 ‘7월 50bp 인하 가능’

핌코는 연준이 6월 금리인하에 나서진 않겠지만, 만약 경기 하방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7월 50bp 인하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며, 연준 위원들은 “선제적 통화정책 완화”를 실제로 결정할 기회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적어도 향후 1년 정도는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기본 시나리오지만, 경제적으로 보다 파괴적인 무역과 외교정책이 나올 수 있어 성장이 급격히 둔화되거나 침체에 빠질 위험이 높아졌다면서, 최악의 경우 미-중 긴장이 G-10 회의 동안에도 진정되지 않아 연준이 이르면 7월 금리를 인하할 수 있고 그 폭이 50bp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로스 미 상무장관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잘못된 가정을 근거로 “필요 이상으로 금리 인상에 공격적”이었다고 지적하면서, 연준은 해당 조치가 필요했는지 재검토해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JP모간 CEO 제이미 다이먼은 관세 추가시 미국 경기 하강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폴 튜더 존스 ‘주식 사라…달러는 숏’

억만장자 매크로 트레이더인 폴 튜더 존스는 금리 인하와 시장 신고점이 가능하다며 당장 주식을 사라고 조언했다. 트럼프의 대중 관세 전쟁에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져 그같은 전략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며, “첫번째 금리 인하 101”이라고 이름 붙인 전형적 지침서대로 채권과 금에 롱 포지션을, 달러는 숏 포지션을 트레이딩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는 연준이 “아마도 장기간의 인상 사이클 이후 첫번째 금리 인하 순간에 있는 듯 하다”고 진단했다. 많은 트레이더들처럼 그는 공격적이지만 단기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을 예상하고 있다. 반면, SG는 더 힘든 시기가 예상된다며, 주식 배분 비중을 기존 40%에서 35%로 낮추고, 미국 경기 침체 우려 속에 S&P 500 지수가 향후 12개월 동안 2500~2800포인트 범위 안에서 더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채 비중은 25%에서 35%로 확대했다.

G-20 돌파구?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달말 일본에서 열릴 G-20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와 시진핑이 만나 무역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G-20 비공식 회의가 2500페이지 분량의 합의안을 다룰 가능한 장소는 아니라고 본다”며 합의 서명 기대를 낮추었다. 또 “내가 알기로 아직 정해지지 않은 만남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미리 판단해서는 안된다”며, “회동이 이루어질지도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어떤 주제가 논의될지 얘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무역협상 마감시한에 대해 ‘내 머리 속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2명의 미 상원의원은 미국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을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추가 양보를 얻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국서 거래되는 중국계 기업의 감사를 미국 규제당국이 검토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미국 거래소에서 트레이딩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운드 더 내려간다

영국 의회가 노딜 브렉시트 차단을 위한 법안을 근소한 표 차이로 부결하면서 파운드가 약세로 돌아섰다. 파운드는 0.3% 가량 하락, 일저점을 1.2682달러로 낮췄다. 미즈호의 헤지펀드 통화 세일즈 책임자인 Niel Jones는 “파운드는 지금보다 더 내려갈 것”이라며, 영국 의회가 노딜 브렉시트를 막을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브렉시트 강경파들이 총리직을 노리는 상황에서 현재 이를 막지 못한다면 시장은 아예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파운드를 팔고 있다.” 유력한 보수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보리스 존슨은 필요할 경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겠다고 말하면서도, 노딜 브렉시트를 관철하기 위해 하원을 중단시킬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