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파월발언, 유가90불·10년물5%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파월 연준의장이 ‘신중한’ 스탠스를 재확인하며 2주후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하는 동시에 경제 강세 신호가 더해질 경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미국채 시장이 갈팡질팡했다. 앞서 5.257%로 수년래 고점을 경신했던 2년물 금리는 5.16%로 밀렸고, 반면 3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11bp 올라 5.1%를 돌파하며 2007년래 고점을 경신했다. 10년물 금리는 4.992%로 5%에 바짝 다가섰다. 스왑시장은 이번 긴축 주기에서 1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을 50% 아래로 내다봤고 첫 금리 인하 예상 시기를 내년 9월에서 7월로 앞당겼다. 뉴욕증시는 파월 발언과 중동지역 확전 신호 등에 주목하며 등락을 거듭했다. 테슬라는 실망스런 실적과 전망에 주가가 한때 10% 넘게 급락했다. 무디스는 이스라엘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지 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총재는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빠르지만 연준이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는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기대 인플레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금리인상 중단을 찬성했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는 것이 자신의 우선순위라고 밝혔다. 한편 마이클 바 금융감독 담당 연준부의장은 내년부터 대형 은행들의 연례 스트레스 테스트에 시나리오를 추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규제당국은 헤지펀드들의 레버리지 트레이딩을 단속하기 위해 대형 은행들에 협조를 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파월 ‘정책 지나치게 타이트하지 않다’…금리인상 ‘신중하게’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통화정책이 “현재 지나치게 타이트하지 않다”는 증거가 있다면서, 현재 주요 리스크는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탄력적 경제 성장의 추가 징후시 정책금리를 또다시 올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불확실성과 리스크,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고려해 FOMC는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새로 들어오는 지표, 변화하는 전망, 리스크의 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추가 정책 강화 정도와 정책을 얼마나 오랫동안 제약적으로 유지할지를 결정하겠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뉴욕이코노믹클럽(ECNY)에서 강조했다.

또한 장기물 채권 금리 상승으로 타이트해진 금융 여건이 지속될 경우 통화정책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결국 채권금리 상승은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줄여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의 채권금리 상승은 “우리가 더 할 것이란 기대라기 보다는” 주로 기간 프리미엄 상승에 기인한 현상으로, 시장의 경제 판단과 재정적자, 양적긴축 등이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스라엘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주요 리스크가 “크게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파월이 연설을 시작하기 전에 갑자기 환경운동가들이 행사장에 난입해 시위를 벌이면서 그가 잠시 피신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美노동시장 강세

지난주 미국의 실업수당 신청자가 올 1월래 최저치로 감소함에 따라 노동시장이 여전히 뜨거운 상태임을 보여줬다. 현지시간 목요일 발표된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10월 14일 마감 주간 19만8000명으로, 블룸버그 사전설문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모든 전망치를 하회했다. 이들의 예상치 중앙값은 21만명이었다. 다만 연속수급 신청자는 10월 7일 마감 주간 173만4000명으로 7월래 최대를 경신해 실업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Santander US Capital Markets의 Stephen Stanley는 “(노동) 수요가 둔화되고는 있지만 역사적으로 볼때 여전히 강하고 해고는 과거 타이트한 노동시장 경우와 비교해도 상당히 적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예상과 달리 감소한 이유는 10월 9일 콜럼버스데이 휴일로 인한 변동성 때문이라며, 실업수당을 받는 실직자 비율이 상향조정된 점을 감안할 때 노동시장이 느리게나마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의 9월 기존주택 매매가 전월비 2% 위축되며 연율 396만 건으로 201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모기지 금리가 수십년래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잠재적 주택 구매자가 압박을 받고 과거에 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주택 소유자들은 굳이 다른 곳으로 이사갈 이유가 없기 때문에 그 결과 거래절벽이 더욱 심해지고 주택가격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택 매매가는 중앙값 기준 39만4300달러로 전년비 2.8% 올랐다.

유가 다시 90불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일부 제재조치를 중단했지만 그에 따른 향후 원유 공급 증가 기대보다 당장 중동 분쟁이 공급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국제유가(WTI)가 다시 배럴당 90달러로 올라섰다. 애널리스트들은 베네수엘라가 보다 자유로운 선거 실시를 약속으로 받아낸 미국 제재 중단 덕분에 일일 산유량을 약 20만 배럴 정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대략 25% 증산에 해당한다. 트레이더들은 베네수엘라 원유가 얼마나 빨리 시장을 도울 수 있을지 가늠하느라 애쓰고 있다. Oanda의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 Ed Moya는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베네수엘라가 유의미한 수준까지 증산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동시에 중동지역 확전 리스크에 서방세계가 적극적으로 원유 부족분이나 공급 차질을 채우려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현재 목격하고 있는 유가 진정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Vital Knowledge의 Adam Crisafulli는 파월 연준의장의 오늘 발언이 보다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면서 보다 광범위한 리스크온 분위기 역시 유가 랠리를 부추겼다고 진단했다.

中시진핑, 가자지구 휴전 촉구…이스라엘 총리 ‘긴 전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며 이번 사태에 대해 첫 공개 발언을 내놓았다. 중국은 “최대한 빨리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포괄적이고 공정하며 지속적인 해결을 추진하기 위해” 이집트를 비롯한 아랍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할 용의가 있다고 베이징을 방문한 무스타파 마드불리 이집트 총리에게 목요일 말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시 주석은 “이번 충돌이 확대되거나 통제 불능 상태로 악화되고 또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면 가능한 한 빨리 휴전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하고,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건설을 지지하는 ‘두 국가 방안’(兩國方案)이 근본적 해법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스라엘을 찾은 리시 수낙 영국총리는 국제법에 따라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한다고 말했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것은 긴 전쟁”이라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美헤지펀드 거물 폴 싱어의 경고

세계 최대 헤지펀드 중 하나인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창업자 폴 싱어는 시장이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것보다 세계가 훨씬 더 위험하다며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그는 “세계가 이제 아마겟돈을 피하려면 완전히 지도자들의 분별력(good sense)에 달려 있다”며, 러시아와 중국, 이란이 얼마나 많은 분별력을 보이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현지시간 목요일 토론토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 발언에서 최근 몇주간 벌어진 지정학적 혼돈과 비교할 때 금융시장이 비교적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필요한만큼 걱정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약세적 견해를 고수해온 억만장자 투자가 싱어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사모신용에 대해서도 “일부 자금은 사실상 파산상태인 부실기업에 유동성을 제공하는데 사용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또한 경기가 침체하거나 시장이 붕괴할 경우 연준이 기준금리를 1%-3%로 낮출 가능성이 있다며, 포트폴리오 보호를 위해 리시브 옵션을 추천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