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파월발언 안심, 유가 불안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파월 연준의장이 금리 인하에 있어 지표를 좀더 지켜보자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최근의 인플레이션 수치가 전반적인 견해를 크게 바꾸지 않았다고 발언하자 뉴욕증시는 안도감에 반등을 시도했다. 투자자들은 최근 연준 점도표가 제시한 올해 3번 인하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기대를 상당히 낮춘 상태로, 6월 첫 인하 확률은 60% 미만으로 가격에 반영 중이다. Nationwide Mutual Insurance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Kathy Bostjancic은 연초 물가 상승이 새로운 추세가 아닌 일시적 문제로 파월 발언이 비둘기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아직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살아 있지만 3월 수치부터 인플레이션이 약해져야 한다며, 현재로선 7월 인하가 좀더 유력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3월 ADP 고용이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한 가운데 이번 금요일 미국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옵션을 이용해 미국채 5년물과 10년물 금리 상승에 대비한 헤지 트레이드가 나오기도 했다. OPEC+가 기존 감산 합의를 고수하면서 국제유가(WTI)가 장중 한때 배럴당 86달러를 넘어 작년 10월래 고점을 경신하고 브렌트유는 90달러선에 육박해 자칫 물가 불안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 한편 전기자동차 프로젝트를 포기한 애플이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개인 로봇분야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테슬라가 1분기에 가장 실망스런 차량 인도량 실적을 내놓으며 전기자동차에 대한 수요 부진 우려를 부추긴 가운데 2022년 1월만해도 400달러였던 주가가 160달러대로 무너지자 애널리스트들은 주요 지지선인 150달러가 지켜질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매도세가 극단에 도달했다는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파월 연준의장 ‘금리 인하 결정 전에 지표 확인할 시간 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최근 예상보다 높은 물가 상승에도 물가의 전반적인 궤도가 크게 바뀌진 않았다고 진단하면서도, 정책 당국이 금리 인하에 앞서 보다 명확한 인플레이션 하락을 확인할 시간이 있다며 “올해 어느 시점”에 금리를 낮추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현지시간 수요일 스탠포드대 강연에서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최근 수치가 단순한 일시적 요철(bump)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며,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이 더 커질 때까지 정책 금리를 낮추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경제의 강세와 지금까지의 인플레이션 진전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는 새로 들어오는 지표가 정책에 대한 결정을 이끌도록 놔둘 시간이 있다”며, “대체로 우리 예상에 따라 경제가 전개된다면 대부분의 FOMC 참석자들은 올해 어느 시점에 정책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질의응답에서 그는 경제가 연착륙을 향하고 있는 듯 보인다며, 연준의 정책이 현재 제약적으로 수요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해 “위험이 없는 길은 없다”며, 너무 일찍 금리를 내릴 경우 고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 있는 반면 너무 늦게 움직일 경우 경제와 노동시장이 약해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ADP 민간고용 서프라이즈…보스틱 ‘올해 인하 1번, 4분기에’

미국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 ADP가 스탠포드 디지털 경제연구소와 공동으로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3월 ADP 취업자 수 증가는 18만4000명으로 작년 7월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15만명을 상회하며 견조한 노동 수요를 보여줬고, 이전치는 15만5000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번 금요일 발표될 비농업부문 고용은 21만3000명 증가가 예상되며,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비 0.3% 상승한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미국의 3월 ISM 서비스 지수는 51.4로 두달 연속 후퇴했고, 서비스 지불 가격 지수는 53.4로 4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험난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올해 단 1차례만 4분기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올해 FOMC 정책 결정 투표권을 가진 보스틱은 견조한 경제와 느려진 인플레이션 둔화를 지적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말, 즉 4분기에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그 궤적이 느려진다면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인내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위원들은 지난 점도표에서 중앙값 기준 올해 3차례 인하를 전망했고, 19명 중 9명은 2회 이하를 내다봤었다. 보스틱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크게 움직이지 않고 있으며 물가 수치의 일부 부차적인 지표가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 또한 아직 고용 측면에서 많은 균열이 보이진 않지만 노동시장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경우 자신의 1차례 인하 주장이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핌코, 연준의 소극적 금리 인하에 베팅…T. Rowe, 70년대 실수 경고

핌코의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앤드류 볼스는 연준이 향후 2년 동안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보다 금리 인하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 채권시장 베팅을 위한 시점이 무르익었다고 주장했다. 현재 글로벌 채권 트레이더들은 대체로 비슷한 규모의 금리 인하를 내다보고 있다. 연준, 캐나다중앙은행, 영란은행의 경우 약 150bp씩, 유럽중앙은행과 뉴질랜드중앙은행은 그보다 약간 더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핌코는 각국의 통화정책 경로가 차별화되고 연준의 금리인하 폭이 더 적을 것이라는 쪽으로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볼스는 금리 인하와 관련해 “미국은 단기적으로 부진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다른 나라들은 과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경우 경제활동이 더 둔화되어야 하지만 다른 지역은 이미 둔화되었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미국의 경우 고정금리 모기지가 보다 보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팬데믹 당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의 금리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연준의 공격적 긴축 행진에도 버틸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T. Rowe Price Group의 CIO인 에릭 베이엘은 연준이 너무 일찍 금리를 내릴 경우 자칫 신뢰를 잃을 위험이 있다며, 파월 연준의장이 학생이었던 1970년대에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꺼지기도 전에 연준이 정책을 완화하는 실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위안화 약세, 일일 변동 제한폭 위협…中당국 개입 리스크 주목

위안화가 이틀 연속 고시환율 대비 ±2%로 제한된 일일 환율변동폭 부근까지 약세를 보이면서 중국 당국이 보다 강력한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중국인민은행(PBOC)은 지난 10년 동안 5차례에 걸쳐 해당 레드라인이 위협받을 때마다 위안화 안정을 위해 공격적으로 개입한 바 있다. 직접 개입에서 역외 시장의 유동성 압박에 이르기까지 위안화 공매도 세력을 처벌하기 위한 방법은 다양하다. PBOC는 경제 성장을 촉진할 만큼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무질서한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위안화를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개 처음엔 천천히 대응하다가 깜짝 조치를 취하는 경향을 감안시 적당히 위안화 가치 하락을 용인하다가 시장 패닉 조짐이 나타날 경우 재빠르게 방어에 나설 수 있다.

Monex Europe의 외환 분석 책임자 Simon Harvey는 “위안화의 지속적인 약세는 투자자와 소비자의 신뢰를 흔들어 결국 성장에 부담을 주고 당국의 장기적인 경제 목표에 역효과를 가져온다”며, “작년 말과 비슷하게 국영은행을 통한 준개입과 규제 조정, 유동성 조절 등을 예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ANZ Banking Group의 아시아 리서치 책임자인 Khoon Goh는 PBOC가 안정적 고시환율을 고집할 경우 위안화 절하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구두 경고나 달러 유동성 공급과 같은 다른 수단을 동원해야만 할 수도 있다며, “다음주 월요일 기준환율 고시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역내 외환시장은 이번주 목요일과 금요일에 공휴일로 휴장한다.

연준, 월가 은행 향한 엄격한 글로벌 기후 규정 막아

연준을 중심으로 미국 규제 당국이 기후 위험을 글로벌 금융 규정의 초점으로 부각시키려는 노력을 좌절시켰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유럽​의 중앙은행들은 바젤 은행감독위원회가 대출기관이 친환경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전략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비공개 회의에서 미국 금융 당국 관료들은 바젤 위원회가 권한을 넘어서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규제 당국과 중앙은행 대표들이 모여 대출 기관에 대한 규정과 감독을 조정하는 바젤 위원회에서 기후 관련 규정을 두고 특히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사이에 이견이 두드러진다. ECB는 보다 엄격한 기후 요건을 열렬히 지지해왔다. 연준과 바젤 위원회, ECB 대변인은 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파월 연준의장은 현지시간 수요일 발언에서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정책은 선출직 공무원과 그 책임을 맡은 기관의 업무”라며, “연준은 그같은 임무를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