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파월 인하확신, ECB 6월인하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 2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뉴욕증시가 연준 금리 인하 기대에 힘입어 이틀째 모멘텀을 이어감에 따라 S&P 500 지수는 1% 상승으로 종가기준 신기록을 경신했다. 엔비디아는 4.5% 급등해 900달러선마저 가뿐히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작년 거의 240% 오른데 이어 올해 들어 87%나 추가 상승한 셈이다. 미즈호 증권의 테크분야 스페셜리스트인 Jordan Klein은 현재 투자자들의 심리가 “거의 광란에 가까운 느낌”이라며, 거의 매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엔비디아와 AI 관련주라는 이름만으로 새로운 펀더멘털 없이 급등하는 다른 종목들을 볼 때 다소 걱정되는 상황으로 이제 고점에 가까워진 듯 보인다고 경고했다. 미 고용보고서와 관련해 투자자들은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세에 주목할 전망이라고 BMO Capital Markets의 Vail Hartman는 진단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글로벌 채권시장이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정부와 기업들이 발행한 채권 중 약 40%가 2026년까지 만기 도래 예정으로 대부분이 차환 발행시 이전보다 높은 자금 조달 비용을 감당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화정책 당국이 물가 안정 노력에 성공한다 해도 2008년에서 2022년까지 워낙 금리가 낮았던 데다가 중앙은행들이 보유 채권마저 줄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특히 규제당국이 민간기업의 부채 지속가능성과 금융권의 전반적 익스포저를 면밀히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미 대통령은 현지시간 목요일 밤 연두교서(국정연설)에서 지지부진한 우크라이나 지원, 조세개혁, 낙태권, 의료 서비스 등의 주요 현안에 대해 얘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각해지자 구호품 전달을 위해 근처 해안에 임시 항구를 건설하도록 미군에 지시할 예정이라고 고위 행정부 관료들이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파월 ‘인하 위한 확신 멀지않아’…메스터 ‘인플레 하락지속시 인하’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자신감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현지시간 목요일 상원 은행위원회의 질문에 “인플레이션이 2% 수준에서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더욱 커지길 기다리고 있다”며, “그 확신은 멀지 않으며, 우리가 확신을 갖게 되면 통화정책 제약 수준을 되감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의 발언은 첫 금리 인하 시기를 둘러싼 연준 위원들의 생각에 추가적 통찰력을 제공한다. 이에 트레이더들은 6월 인하 베팅을 높였고,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한때 5bp 가까이 하락했다.

올해 FOMC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가진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연내 금리 인하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지만 먼저 인플레이션이 더 냉각되고 있다는 추가적 증거를 확인하고 싶다고 목요일 한 연설에서 밝혔다. 작년엔 물가 상승률이 크게 둔화되었지만 올해의 경우 그같은 디플레이션 속도가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어 정책당국의 신중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하면 나는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러면 FOMC는 연방기금 금리를 인하해 통화정책의 제약적 수준을 낮출 수 있는 위치에 서 있게 된다. 경제가 예상대로 간다면 올해 나중에(sometime later this year) 그런 위치에 가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더 큰 실수는 인플레이션이 지속가능하고 적시에 2%로 돌아가고 있다는 충분한 증거가 없이 금리를 너무 일찍 또는 빠르게 내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CNBC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내려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몇 개(a couple more)”의 지표 포인트를 확인하고 싶다고 밝혔다.

ECB 라가르드 6월 인하 시사…물가와 성장 전망 낮춰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 예상대로 4회 연속 단기 수신금리를 4%로 동결했지만,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에 대한 전망을 낮춤에 따라 6월 금리 인하 기대를 높였다. ECB 정책위원회는 현 수준의 기준금리를 “충분히 오래” 유지함으로써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2% 목표로 되돌리는데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는 스탠스를 현지시간 목요일 성명서에서 재차 강조했다. “정책위원회는 통화정책 제약의 적절한 수준과 기간을 결정하는데 있어 계속해서 지표 의존적 접근 방식을 따를 방침”이라며, “기저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부분의 지표가 더욱 완화되었지만 부분적으로 강한 임금 상승세로 물가 압력이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은 작년 12월 제시했던 2.7%에서 2.3%로 하향조정했고, 내년 전망 역시 2%로 낮췄다.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은 이전 0.8%에서 0.6%로 내렸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확실히 둔화됐지만 통화정책 완화를 시작하기엔 아직 “충분한 확신”이 없다고 진단했다. 또한 “확실히 추가 증거와 구체적 내용이 필요하다”며, 조만간 발표될 임금 자료를 주목했다. “4월엔 좀더 알게 되겠지만 6월엔 훨씬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해 ECB가 6월이면 금리를 내릴 위치에 있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ECB 발표 후 트레이더들은 완화 베팅을 강화해 연내 금리 인하 기대를 약 93bp에서 100bp로 높였다.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0.3% 가까이 후퇴했고, 분트채 10년물 금리는 2.25%로 7bp 넘게 하락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라가르드가 경제전망 하향 조정을 통해 금리 인하를 위한 문을 열었지만 임금에 대한 추가적 자료가 나올 때까지 행동에 나설 수 없음을 강조했다고 진단했다. 또한 3월 인플레이션이 2%까지 내려올 수 있어 ECB가 생각하는 것보다 물가 안정 목표에 훨씬 가까이 왔다고 주장했다.

파월 ‘미국 은행시스템, CRE 위협 버틸 수 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상업용 부동산(CRE)의 부실 대출 증가가 일부 은행의 실패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지만 전체 은행 시스템을 위협하진 않는다는 미국 정부 관료들의 의견에 동조했다. 파월은 현지시간 목요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대출 기관들이 잠재적 손실을 파악하고 감당할 수 있도록 중앙은행 차원에서 이들과 얘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일부 은행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지만 “관리가능한” 상황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파월은 “상업용 부동산 집중도가 높은 은행들, 특히 사무실과 소매업 등 타격이 큰 은행들을 구분해냈다”며, “이 문제는 앞으로 몇 년 동안 더 노력해야 할 문제라고 확신한다. 은행 실패는 있겠지만 대형 은행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 규제당국은 수개월 동안 잠재적 CRE 시장 위기에 따른 금융 시스템의 여파를 면밀히 모니터링 해왔다. 마틴 그룬버그 연방예금보험공사 의장은 목요일 “일부 대출 포트폴리오, 특히 사무실 공간 등 CRE 대출의 경우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NYCB 사업 다각화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NYCB)를 새롭게 이끌게 된 조셉 오팅 전 미 통화감독청장은 상업용 부동산(CRE)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뜯어 고친 후 다른 지역은행과 비슷하게 가져가고 싶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애널리스트와의 컨퍼런스콜에서 강조했다. 그는 4월 1일 CEO에 공식 취임한다. “한 조직의 바람직한 대차대조표는 각각 소비자 관련 비즈니스가 3분의 1, 상업은행 유형의 사업이 3분의 1, 부동산 부문이 3분의 1을 차지한 형태”라며, “사업 다각화가 경기 변동을 헤쳐나가는데 잘 작동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가 조직적으로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NYCB 경영진이 향후 비전을 제시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2월 초 약 830억 달러였던 고객 예치금은 3월 5일 기준 총 770억 달러가 넘어 최근 주가 폭락 사태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NYCB는 주장했다. Piper Sandler의 Mark Fitzgibbon는 고객 예치금이 자신의 예상을 상회했다며 “대체로 우리가 들었던 내용이 마음에 들었다”고 투자자노트에서 밝혔다. 컨퍼런스 콜 이후 NYCB 주가는 장중 최대 16.2% 급등하기도 했다.

뉴욕 아파트 건물주들의 주요 대출 기관인 NYCB는 1월말 배당금 대폭 삭감과 대손충당금 급증을 깜짝 발표하면서 주가가 요동치기 시작했고, 지난주엔 대출 리스크 감독에 있어서 “중대한 약점”을 발견했다고 밝히면서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투매세가 재점화됐다. 다행히 스티븐 므누신 전 미국 재무장관이 이끄는 리버티 스트래티직 캐피탈 등이 10억 달러가 넘는 지분 투자를 통해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최악의 국면은 벗어나는 모습이다. GBT Capital Management의 Gary Townsend는 이번 자금 확충 결정에 대해 “최고의 타이밍”이었다며, 오팅의 CEO 임명으로 “규제당국에 대한 일종의 방탄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다 “전임 재무장관의 지지는 절대 해롭지 않다”고 진단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목요일 NYCB의 자본 확충에 대해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재료로 신용등급 하방 모멘텀을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지역은행 채권 투자 조사

중국 지역은행들이 경기 부양을 위한 대출에 힘쓰기보다는 채권에 투기를 하고 있다는 우려 속에 규제 당국이 이들 은행의 채권 투자 실태를 조사 중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이번 주 정책당국은 농촌 지역 소재 대출 기관들에게 지난 3년간의 채권 거래 활동과 주요 거래상대방, 투자의 필요성 등과 관련 정보를 요청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또한 은행들에게 핵심 사업인 중소기업 지원에 어떻게 집중할 계획인지 설명을 요구했다. 규제당국이 채권투자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데에는 장기물 국채 금리가 이번주 초 사상 최저치에 근접하는 등 최근 채권시장 과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국채 금리 하락은 정부 입장에선 자금 조달 부담이 줄어든다는 장점도 있지만 은행들이 자칫 대출에 소홀해 경제 성장에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게다가 과열이 갑자기 식을 경우 은행들이 손실에 노출될 위험마저 무시할 수 없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블룸버그에 보낸 이메일 응답에서 현재 농촌 금융기관들의 채권시장 투자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은행들이 농촌 지역과 중소기업에 집중해 실물 경제를 더 잘 이끌도록 지도하기 위한 일상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Standard Chartered의 중국 거시 전략 책임자인 Becky Liu는 “장기적 자산이 부족하고 매우 끈적한 부채 비용을 감안할 때 은행들은 더 높은 수익률과 포지티브 캐리를 위해 듀레이션을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PBOC는 더 많은 자금이 실물경제로 흘러가도록 하고 중소형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능력에 대한 우려로 투기적 트레이딩을 막고 싶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