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파월…마이너스금리는 아직
파월 연준의장은 코로나19가 미국 경제에 장기적인 피해를 입힐 우려가 있다며 전망이 불확실하고 하방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진단했다. 재정과 통화당국이 이같은 도전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기업과 가계에 미치는 충격이 오래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장 일각과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하고 있는 마이너스 기준금리에 대해 현재로선 들여다보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지만 향후 가능한 정책수단으로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파월은 “경기회복이 모멘텀을 얻으려면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유동성 문제가 지급능력 문제로 바뀔수 있다”고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가 주최한 원격행사 연설에서 밝혔다. “추가 재정 지원은 비용이 크겠지만 장기적 경제 피해를 피하고 더 강한 회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규모 실업과 도산에 따른 시나리오를 그리면서 정책당국이 이를 막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해야만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목요일 발표될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소득 4만 달러 미만인 미국인 중 약 40%가 3월에 일자리를 잃었다고 전했다. “정책 대응이 시의적절하고 대규모로 이루어졌지만 앞날이 매우 불확실한데다가 하방리스크가 상당해 아직 마지막 장이 아닐 수도 있다”며, 연준은 이번 위기가 지나가고 경제 회복이 확실히 궤도에 오를 때까지 정책수단을 최대한 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석유 수요 회복 신호…유가 출렁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공동 성명을 내고 석유 수요의 회복 신호가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에 국제유가(WTI)가 한때 2.6% 오르며 반등을 시도했지만 미국 정유사의 원유투입이 2008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하락으로 돌아섰다. 양국 에너지 장관은 “많은 국가가 엄격한 봉쇄로부터 벗어나면서 최근 경제와 시장 지표가 개선되고, 특히 석유 수요 증가와 저장 한계 우려 완화 신호가 나와 기쁘다”면서 양국이 시장 안정과 수급 리밸런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다른 OPEC+ 산유국들도 이같은 목표를 함께 추구하고 감산 합의를 준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노박 러시아장관은 사우디와 UAE, 쿠웨이트의 자발적인 추가 감산 결정을 환영했다. 세계 곳곳에서 경제활동 재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독일은 6월 15일까지 국경을 완전히 재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미국 역시 지역별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반면 중국은 감염사례 증가에 북한과의 접경 지역을 봉쇄하고 있다. 코로나19 재유행 우려가 취약한 수요 회복을 위협할수 있지만 실물 시장에선 일부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정유사가 브라질산 원유를 글로벌 브렌트 벤치마크 대비 프리미엄을 주고 구매했다. 몇 주 전만 해도 배럴당 약 6달러 할인된 가격에 구입한 바 있다. 러시아산 원유 가격은 화요일 9개월래 고점으로 올라섰다.
BOE도 마이너스 금리?
하드 브렉시트 위기를 간신히 넘긴 영국이 팬데믹 충격에 300여년래 최악의 경기침체로 빠질 우려가 제기되면서 트레이더들이 마이너스 정책금리에 베팅하고 있다. 머니마켓은 영란은행(BOE)이 올해 기준금리를 0%로 인하할 확률을 50%로 보고 있으며, 2021년엔 마이너스 금리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는 영국 역사상 최초의 마이너스 금리 시도로 유로존은 이미 이를 도입한 상태다. 이에 영국 국채인 길트에 수요가 몰리며 2년물 금리가 -0.046%까지 밀려 사상최저를 경신했다. 영국 경제성장률은 1분기에 -2%를 기록했으며, 3월은 전월비 -5.8%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조치가 3월 23일 취해졌기 때문에 2분기는 더욱 암울하다. 리시 수낙 재무장관은 영국이 심각한 침체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BOE는 2분기 성장률을 -25%로 예상하고 있으며, 올해 전체로는 -14%를 제시했다. UBS Group은 “위태로운 경제 전망을 감안시 채권금리가 마이너스로 가지 않을 이유는 없다”며, “추가 완화가 확실히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BOE 부총재인 Ben Broadbent는 현지시간 화요일 모든 정책수단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마이너스 기준금리는 득보다 실이 크다고 주장했다.
중국 투자 막는 미국
미국 연방퇴직저축투자위원회(FRTIB)가 트럼프 행정부와 일부 의회의원들의 압박에 밀려 연방공무원 퇴직연금(TSP)의 중국 주식 투자를 일단 유보하기로 했다. TSP는 당초 올해 중반경에 글로벌펀드 약 500억 달러 규모를 MSCI EAFE 대신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주식까지 담은 MSCI All Country World Index를 추종하도록 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FRTIB는 글로벌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관련 경제 환경이 크게 바뀐데다 3명의 위원회 멤버가 새로 지명되었다며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당초 해당 법안을 발의했던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처음부터 인권 남용과 광범위한 군사행동에 관련된 중국 기업에 연방퇴직연금을 투자한다는 발상 자체가 매우 잘못되었다며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화요일 국가안보와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한대 부양
골드만 출신으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지낸 게리 콘은 코로나19 충격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부양책이 “무한대”가 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웰스파고 애널리스트 Mike Mayo가 전했다. 단기적으로 경제와 실업자를 위한 정책 지원이 끝없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자가격리가 계속되는 한 이같은 지원 욕구는 남아있고, 또한 미국에서 소비지출의 복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연준이 역사적인 회사채 ETF 매입을 시작한 가운데 JP모간과 씨티가 준비를 마치지 못해 딜러 리스트에 들어가지 못했다. 연준이 공격적으로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일부 월가기관은 리스크 관리와 법적인 차원에서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