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파월 인플레 우려, 中둔화 위험

(블룸버그) — 중국 경제가 글로벌 투자자들이 판단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둔화될 위험이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테크와 교육,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규제에 나서고 있는데다 전력 부족에 델타 변이 확산마저 겹쳐 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BofA와 씨티그룹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시장 컨센서스인 8.2%에 미치지 못할 수 있으며 내년의 경우 5% 밑으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팬데믹 충격으로 2.3%를 기록했던 2020년을 제외하고 30년래 처음이다. BofA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7.7%와 4%로 제시했다.

어닝시즌을 만끽하며 신고점을 경신했던 뉴욕증시는 현지시간 금요일 파월 연준의장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일부 우려를 시사하면서 한발 물러서 S&P 500과 나스닥 100 지수가 각각 0.1%, 0.9% 밀렸다. 소셜미디어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이 애플의 데이터 수집 규정과 글로벌 공급 병목현상으로 광고 사업에 타격을 입었다고 경고하면서 주가가 27% 급락했다. 인텔 역시 부품 부족으로 예상보다 부진한 매출 실적을 발표해 주가가 12% 가량 하락했다.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정부의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민주당이 공화당 지지 없이도 부채한도를 상향조정할 수 있도록 예산 조정절차로 가는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터키에선 에르도안 대통령이 반정부 인사의 석방을 요구한 미국 포함 10개국의 대사를 추방하겠다고 나서는 등 외교적 갈등이 깊어지면서 지난주 이미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 인하로 추락했던 리라화가 신저점을 경신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파월 ‘인플레 주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하기 시작할 예정이며, 공급망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는 자산 매입 축소를 시작하기 위한 경로에 있으며 경제가 대체로 예상대로 갈 경우 내년 중반쯤 마무리할 생각”이라면서, “이제 테이퍼링을 할 시점이지만 금리를 올릴 때는 아니다”라고 현지시간 금요일 한 온라인 패널에서 말했다. 글로벌 공급망 제약과 부족이 당초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어 내년까지 갈수도 있지만, 결국 이같은 상황이 진정되어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에 가까워질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심각해질 경우 연준은 당연히 물가 안정을 위해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을 주의깊게 모니터링 하고 있고 향후 추이에 따라 움직이겠다면서, 델타 변이가 후퇴함에 따라 경제 성장이 여름과 같은 높은 수준으로 되돌아 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채 리프라이싱

파월 발언 이후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한때 0.49% 부근까지 올라 2020년 3월래 고점을 경신했다가 0.45%대로 내려왔다. 5년-30년 금리 스프레드는 85bp까지 무너졌고, 5년물 BEI는 사상 처음으로 3%를 돌파했다가 2.88%로 후퇴했다. 웰스파고증권의 Zachary Griffiths는 파월의 발언이 통화정책 전망을 바꾸진 않았다며, BEI가 생각보다 큰 폭으로 움직였다고 진단했다. “공급망 압력이 내년까지 지속되어 인플레이션을 계속 부추길 수 있어 연준에게 어려운 환경이 되고 있다. 게다가 연준은 고용 면에서 추가 진전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옐런 미 재무장관은 현지시간 일요일 물가 상승세가 2022년 상반기까지 높게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인플레이션 고삐가 풀릴 위험이 있다는 지적에 반론을 제기했다.

EU 초강수

영국 정부가 북아일랜드에 대한 약속을 철회할 경우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 무역 협정을 종료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한때 낙폭을 0.4% 이상 확대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해당 협정 제 16조에서 인정한 권한을 사용해 북아일랜드 의정서의 일부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겠다고 위협하자, EU측은 강경 대응의 필요성을 논의해 왔다.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체결된 무역 협정을 종료할 경우 이미 공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국 경제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 이는 EU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으로, 일정 기간을 거친 뒤 영국과 EU간 관세 및 쿼터 등 무역장벽이 다시 설치된다. EU는 협정 전체를 철수하거나 일부 특정 산업을 타겟으로 할 수 있다. EU는 수개월간 지속된 교착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검역을 줄이고 의약품과 냉동육류, 소시지 등 일부 품목의 수입을 완화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영국은 북아일랜드 의정서가 해당 지역의 교역을 붕괴시키고 정치적 불안을 조장한다며, 내용 수정을 강력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 과감한 금리 인상

러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7.5%로 75bp 인상해 시장을 놀라게 했지만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고 있어 아직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블룸버그 사전 설문에서 75bp 인상을 예상한 이코노미스트는 44명 중 단 한 명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25bp 또는 50bp 인상을 전망했다. 벌써 6번째 연속 인상으로 7월래 가장 큰 폭이다. 올해 들어 총 325bp나 인상했지만 다음 정책회의가 열리는 12월에 100bp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엘비라 나비우리나 중앙은행 총재는 “긴축 주기가 끝났다고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며, “금리가 추가로 인상되고 더 오래 높은 수준에서 머물 가능성이 우리가 지난번 추정했던 것보다 더 높아졌다”고 기자회견에서 설명했다. Oxford Economics는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며, 러시아 중앙은행이 한번 더 금리를 올린다 해도 놀랍지 않다고 진단했다. 달러-루블 환율은 한때 1.8% 하락했고, 채권 금리는 오름폭을 확대했다. 루블화는 금리 인상 기대와 유가 급등에 힘입어 이달 들어 주요 신흥시장(EM) 통화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브라질 대폭인상? 

지지율 하락에 고심하는 브라질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복지 지출 확대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자 고위 경제관료들이 이에 대한 항의로 사임하면서 재정 건전성 우려가 시장 투매를 부추겼다. 보베스파 지수는 6월 고점 대비 20% 가량 빠지며 약세장에 다가섰고, 헤알화 가치 역시 일주일 동안 3% 넘게 하락했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보다 공격적으로 기준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압력이 거세지면서, 이코노미스트와 트레이더들은 현지시간 27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인상 폭이 100bp를 초과할 가능성마저 얘기하고 있다. 경제정책 수장인 Paulo Guedes는 투자자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브라질이 재정적으로 무책임한 나라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도 보우소나루의 저소득층 지원 확대 정책을 적극 옹호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