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파월 긴축 고수, 인플레 공포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파월 연준의장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에도 미국 경제에 대한 확신은 여전하다며 3월 25bp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말하면서 S&P 500 지수는 장중 한때 2% 넘게 급등했다. 국제유가는 러시아발 원유 공급 충격 우려 속에 3일 동안 두자리수 넘게 올라 브렌트유가 한때 배럴당 115달러선을 돌파하고 WTI는 112.5달러까지 고점을 높였다. 밀 선물 역시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인플레 공포를 부채질했다. 영국 NIESR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글로벌 GDP가 1조 달러 날아가고 추가 공급망 위기를 통해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3% 가량 더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피치는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정크 수준으로 6단계 강등하고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해 추가 하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MSCI는 3월 9일 마감 기준으로 러시아 주식을 신흥시장(EM)에서 독립시장(Standalone Markets)으로 재분류해 상당한 글로벌 투자 펀드로부터의 자금 흐름이 제한될 전망이다. 모스크바 증권거래소가 3거래일째 문닫은 가운데 러시아 국부펀드는 최대 100억 달러를 동원해 시장 구원투수로 나설 예정이다. 유럽중앙은행은 유로-루블 환율 발표를 중단했다고 이탈리아 중앙은행이 밝혔다. 유엔총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되어 러시아를 추가 압박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자와 이를 거래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상대로 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밝혔다. 한편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룬 뒤 대선 후 합당하기로 최종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국의 작년 4분기 GDP 성장률 잠정치는 전기비 1.2%로 속보치 대비 0.1%p 상향 수정됐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파월 긴축기조 고수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3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25bp 인상을 지지했다. 그는 현지시간 수요일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에 출석해 “나는 25bp 금리 인상을 제안하고 지지하고 싶다”며, “인플레이션이 그보다 높거나 지속적으로 높아진다면 우리는 어느 한 회의 또는 여러 번의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를 25bp 넘게 인상해 보다 공격적으로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인정하면서도 팬데믹발 정책 지원을 철수해야 할 필요성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우리는 (출구전략을) 진행하겠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좀더 파악하면서 신중하게 움직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극도로 타이트하다”며, 사실상 연준이 최대 고용이라는 책무에 도달했음을 선언했다. 또한 강한 노동시장을 지지하기 위한 최선의 길은 장기적 경기팽창으로, 이는 물가 안정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파월의 발언에 투자자들은 연내 연준 금리 인상 베팅을 약 140bp로 높였고,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한때 19bp 넘게 급등했다.

러시아 목조르기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투어 러시아 사업 철수와 고립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미국 석유대기업인 엑손모빌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불필요하게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러시아와 수십년간 이어온 관계를 청산하기 시작했다. Darren Woods 최고경영자는 러시아 사업을 정리하고 극동러시아의 석유개발프로젝트인 ‘사할린 1’에 대한 투자 지분을 완전히 정리하려면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며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현지시간 수요일 연례 투자자데이 행사에서 밝혔다.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은 런던 사무실에서 강제 임대 계약 해지로 당장 쫓겨날 처지에 놓였다. 한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 소유한 철강회사 에브라즈와 광산업체 폴리메탈 인터내셔널은 영국 증시 벤치마크인 FTSE 100 지수에서 3월 21일자로 퇴출된다. Monroe Energy 등 미국 정유업체들은 러시아 원유 구매를 중단했다.

캐나다 금리 인상

캐나다 중앙은행이 30년래 최고치인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 기준금리를 0.5%로 25bp 인상하고,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2018년 이래 첫 금리 인상 결정으로, 일각에선 캐나다 중앙은행이 30년전 인플레이션 타겟팅 정책을 도입한 이래 가장 빠른 긴축 주기가 시작되었다고 주장한다. 시장에선 올해 6월까지 캐나다 기준금리가 최고 1%까지 오르고, 내년 이맘때 쯤이면 1.75%에 달할 것으로 베팅 중이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정책 성명서에서 “경제가 계속해서 확장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정책위원회는 금리가 더 올라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채질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책 결정 이후 캐나다 달러는 미달러 대비 한때 0.9% 올랐고, 캐나다 국채 2년물 금리는 1.48%로 15bp 가까이 급등했다.

달러 변곡점?

크레디트스위스의 단기금리전략 글로벌 헤드인 Zoltan Pozsar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미달러에게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외환보유고의 접근 차단은 전세계 국가들에게 전쟁시 외환보유고에 의존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며, 따라서 글로벌 외환보유고 매니저들이 가장 필요할 때 달러를 뺏길 수 있다는 두려움에 휩싸임에 따라 안전자산으로 달러를 들고 있을 이유가 점점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 결과 각국 중앙은행들이 달러 보유를 줄이고 자산 다변화에 나서거나 미국 또는 유럽 정부의 영향에 덜 민감한 자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새로운 통화 질서가 나타나 국제 은행 계좌와 보유고를 통한 연결 고리가 크게 약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공급 안보

중국 최고 지도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 차질 우려가 깊어짐에 따라 에너지와 원자재 상품의 공급 안보를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정부 기관들은 국영 기업들에게 석유와 가스, 철광석, 보리, 옥수수 등 이번 전쟁으로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상품을 중심으로 대체 공급처를 찾도록 압박하라는 지침을 전달 받았다. 가격은 언급되지 않아 사실상 수입 비용은 현재 관심사항이 아님을 시사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 정부 관료들은 글로벌 상품 가격 급등이 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팬데믹과 공급망 압박, 호주와의 신경전 등으로 공급 압박을 받아온 중국은 에너지와 식량 안보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