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잭슨홀 파월, 강달러 재점화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달러 강세가 다시 불붙기 시작하면서 블룸버그 달러지수(BBDXY)가 지난 금요일 1개월래 고점을 경신하고 일주일 사이에 2% 넘게 올라 2020년 4월 이후 주간 기준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7월 중순 도달했던 수십년래 고점을 다시 시도할지 주목된다. 위안화는 미-중간 금리 격차가 벌어짐에 따라 거의 2년래 최약세로 밀렸다. 중국 쓰촨성이 폭염과 가뭄에 따른 전력난으로 산업용 전기 공급 제한을 연장해 제조업체들의 생산 중단 피해가 가중될 전망이다. 현재 남서부에 집중된 전력 부족 사태가 더욱 악화될 경우 전반적인 경제활동과 기업 실적, 주식시장 심리에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모간스탠리는 경고했다. 전력난이 성장을 위협하면서 위안화 약세를 더욱 부추겨 달러당 6.9위안선에 이어 7위안선마저 테스트할 수 있다.

뉴욕증시는 연준 인사들이 금리 인상 의지를 재확인한데다 공매도까지 겹치며 S&P 500 지수가 1.3%, 나스닥이 2% 급락했다. 토마스 바킨리치몬드 연은총재는 현지시간 금요일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액션을 취할 방침이라고 강조하면서, 그 과정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잭슨홀 파월 발언 주목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그가 원한다면 이번주 연례 잭슨홀 미팅에서 금융 시장의 기대를 재설정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는 워싱턴 시간 기준으로 금요일 오전 10시에 경제 전망에 대해 발언하며, 아마도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겠다는 연준의 의지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음달 FOMC에서 얼마나 큰 폭의 인상을 단행할지에 대해서는 분명한 시그널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MacroPolicy Perspectives의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 Laura Rosner-Warburton는 “파월이 금융 여건을 얼마나 신경쓸지가 모든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다. 경제는 이미 둔화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지표가 더이상 둔화되지 않고 오히려 반등할 경우 연준은 보다 적극적으로 금융 여건을 관리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NatWest Markets의 Kevin Cummins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을 수도 있다는 최근의 일부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파월이 강경노선을 고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작년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란 오판 때문에 곤경을 치른 연준 입장에선 현재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긴축 뿐이며 긴축을 통해 물가 상승세를 늦출 수 있음을 깨달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번 잭슨홀 미팅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이사벨 슈나벨 집행이사와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 등이 참석한다. 다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오지 않는다.

채권 플래트닝 베팅의 운명은?

23조 달러 규모의 미국채 시장이 가장 선호하는 거래 중 하나인 일드커브 플래트닝 베팅은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 뉘앙스에 그 운명이 걸려 있다. 트레이더들이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이를 투자 기회로 삼으면서 장단기 금리가 여러 구간에서 상당히 역전되었다. 플래트닝 베팅이 계속 승리할지 여부는 추가 금리 인상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 고통에 대한 연준의 인내 등이 좌우할 전망이다. 스왑 시장은 현재 연준의 정책금리가 내년 3월이면 약 3.7%에 도달하고 그 후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완화 기대는 지난달 약 80bp에서 40bp 정도로 후퇴했다.

헤지펀드인 Garda Capital Partners의 최고투자책임자 Tim Magnusson는 파월 연준의장이 “매파쪽으로 실수를 하고 싶어 한다”며, 물가 안정이 최우선 순위라고 주장했다. “연준이 긴축을 멈추기 전까지 플래트너 전략이 유효하겠지만 이미 상당히 움직인 상태라 이전보다는 어려운 트레이드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Brandywine Global Investment Management의 Jack McIntyre는 “현재 쟁점은 금리가 얼마까지 오를지, 또 그 수준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지”라며, 시장이 내년 금리 인하 기대를 늦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채권 탈동조화

주식과 회사채 모두 상반기 고통을 딛고 이번 여름에 반등을 즐겼다. 미국 증시는 7월과 8월에 거의 12% 올라 사상 최고의 여름을 기대하고 있다. 회사채는 6월 중순 바닥을 친 뒤 미국의 경우 4.6%, 전 세계적으로는 3.4% 올랐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긴축과 경기침체 공포가 다시 힘을 얻으면서 주식은 시들해지고 채권은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블랙록의 글로벌 수석 투자 스트래티지스트인 Wei Li는 연준 위원들이 일부 경제적 고통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확실히 안정될 때까지 긴축을 멈출 생각이 없음을 시사하면서 경제 전망이 다시 불투명해졌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베어마켓 랠리로 우리는 이를 쫓아가고 싶지 않다”면서, 인플레이션 지표 둔화 한달 만으로는 연준의 비둘기파적 피봇 베팅이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유럽 경기침체

유럽 경제가 에너지난과 기록적 인플레이션, 통화정책 긴축 등에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침체로 빠지는 모습이다. 화요일 발표될 8월 PMI는 2개월 연속 기준인 50을 하회해 업황 위축의 신호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주요 경제인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의 기업 심리 지수 역시 침체를 확인할 전망이다. ECB가 7월 정책 금리를 50bp 인상하고 9월 ‘추가 정상화’ 방침을 밝힌 상황에서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는 ECB의 행보를 가늠하는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번주 공개될 7월 ECB 정책회의 의사록이 추가 50bp 인상 기대를 뒷받침할지 관건이라며,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감안할 때 빅스텝 인상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ECB 추가 긴축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 총재는 ECB가 계속해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추가 금리 인상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Rheinische Post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다만 9월 회의에서 얼마나 올려야할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중기적 인플레이션을 2%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ECB 정책위원회가 필요한 통화정책 조치를 취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한 에너지난이 악화될 경우 겨울에 침체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