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파월 시장진화, 채권변동성

(블룸버그) — 파월 연준의장은 추가 재정부양책이나 억눌린 수요의 분출로 인해 인플레이션 고삐가 풀릴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하고, 최근의 채권 금리 상승세에 대해서는 견조한 경제 전망에 대한 “신뢰의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GDP 성장률이 최대 6%에 달할 수도 있지만 양적완화 축소는 아직 멀었다며, 정책 경로 변경은 인내심을 갖고 신중하게 움직이고 충분히 앞서 신호를 보내겠다고 밝혔다. 또한 백신이 경제 회복에 있어 “최고의 단일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발언에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2.2bp 가량 올라 1.3875%로 일고점을 찍었다가 곧바로 2.5bp 하락으로 돌아섰다. 뉴욕증시는 투자자들의 안도에 매도세가 진정되며 장후반 반등을 시도해 S&P 500 지수가 6거래일만에 상승 마감했다. 나스닥 100 지수는 장초반의 3.5% 급락을 대부분 되돌렸으나 6거래일 연속 약세로 마감해 2019년 8월래 최장기 후퇴를 기록했다.
Cornerstone Macro는 연준이 매우 비둘기파적인 정책 기조의 변경을 생각하고 있다는 신호를 전혀 주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파월이 기존의 논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며, 미국채 금리 상승과 경제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현재의 정책 스탠스에 변함이 없음을 확인했다는 차원에서 그 자체로 뉴스라고 분석했다. NatWest는 파월이 새로운 내용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연준이 내년 1분기에 테이퍼링을 시작하고 적어도 2024년에 가서야 첫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한편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오늘 기준금리를 0.25%에 유지하고, 예상보다 강한 경기 반등에도 내년까지 동결 기조를 이어갈 방침임을 시사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파월의 시그널

파월 연준의장은 경제활동이 올해 후반 보다 정상화되고 개선될 전망이지만 팬데믹으로 무너진 미국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연준의 정책적 지원을 당분간 유지할 생각임을 시사했다. “경제는 우리의 고용 및 인플레이션 목표와 거리가 멀고, 상당한 진전을 이루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현지시간 화요일 상원 은행위원회 모두 발언에서 말했다. 연준은 현재 매월 1200억 달러의 자산을 매입하고 있으며, 최대 고용과 2% 인플레이션이라는 목표에 있어서 “상당한 추가 진전이 이루어질 때까지” 그 속도를 유지하기로 약속해왔다. 파월은 “현재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과소 평가해서는 안되지만, 전개상황은 올해 후반 개선된 전망을 가리키고 있다”며, “특히 백신 접종의 지속적인 진전이 정상적 활동으로의 복귀를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향후 경로가 매우 불확실하며 경기 회복이 고르지 않고 완전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높은 수준의 실업률은 특히 저임금 근로자와 흑인, 히스패닉 및 기타 소수 인종 사이에서 심각하다”며, “경제 혼란으로 많은 사람들의 삶이 뒤집혔고 미래에 대해 대단한 불확실성이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채권 변동성

채권시장 변동성이 미국과 유럽에서 상승세를 지속해 통화당국에게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미국채의 내재 가격 변동성을 추적하는 ICE BofA MOVE 지수와 유럽의 메릴린치 유로 1개월 스왑션 내재 변동성 지수 모두 작년 코로나19발 시장 붕괴 이후 최고 수준 부근으로 급등했다. 속도가 가팔라져 금융여건의 긴축으로 이어질 경우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긴장할 가능성이 있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ECB가 채권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현지시간 월요일 구두개입에 나섰다. ECB는 이미 지난 2주에 걸쳐 팬데믹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매수 규모를 늘려 채권금리가 너무 빨리 오르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단스케은행의 Jens Peter Sorensen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이같은 변동성을 오랫동안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ECB는 이를 매우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더들리 ‘인플레 걱정마라’

더들리 전 뉴욕연은총재는 칼럼에서 미국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거나 팬데믹으로부터의 경기 회복을 흔들 가능성은 낮다며, 과잉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우선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문제가 되기 시작하는 최대능력 가동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며, 완전 고용까지 약 1000만 개의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 격차를 좁히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높아지려면 경제가 오랫동안 뜨거워야 하며, 사람들이 저물가에 익숙해져 기대 인플레이션이 잘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의 기대와 행동이 바뀌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이 잠시 2%를 약간 상회하더라도 연준은 금리 조정을 통해 쉽게 상황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연준 위원들이 현재의 예외적 완화 정책을 편안해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 인플레이션은 3단계에 걸쳐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1단계는 올해로 기저효과와 수요 증가-공급 제한 때문에 전년비 인플레이션은 상승하겠지만, 연준은 일시적 현상에는 대응하지 않을 방침임을 시사했다. 2단계는 완전 고용을 향한 전진으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 1-2년 정도에 걸쳐 연준은 점진적으로 자산 매입을 제로 수준으로 축소하겠지만 기준금리는 건드리지 않을 전망이다. 3단계는 완전고용에 도달한 상태로, 인플레이션이 이미 2%에 이르고 지속적인 상승이 예상된다.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해 아마도 매년 약 200bp씩 빠르게 긴축에 나설 수 있다.

모멘텀 트레이드

이번 주식 강세장에서 가장 붐비는 트레이드 중 하나였던 모멘텀 전략이 채권 변동성 급등에 힘을 잃고 있다. 지난 해의 승자를 매수하고 패자를 버리는 모멘텀 트레이드는 현지시간 월요일 3개월래 최악의 하루를 겪었으며, 손실이 이어질 전망이다. 채권 금리가 바이러스 확산 둔화세와 대규모 미국 부양책 기대로 상승함에 따라 모멘텀 투자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에 취약해졌다. 더 많은 고통이 올 수도 있다. Sanford C. Bernstein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모멘텀 종목의 실적 전망치를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속도로 상향 조정하고 있는 반면 이들의 밸류에이션은 닷컴 버블 당시 정점을 넘어선 기록적 수준이다. 연결 고리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뜨겁지만, 팬데믹 기간 동안 급등한 빅테크 분야에 집중된 모멘텀 투자가 기본적으로 저금리 베팅으로 변모했다는 설명이다.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미국채 금리가 오르면 이들 종목의 장기적 이윤이 상대적으로 시들해질 수 있다. 시장 선호가 바뀌면 모멘텀 투자와 같은 전략은 무너진다. 이번엔 전체 증시와의 연결고리가 워낙 강해 리스크가 악화될 수 있으며, 거시적 요인의 변화에 더욱 민감해졌다. Bernstein은 추가 재난지원금이 지급될 경우 이들 종목으로 투자가 몰릴 수 있어 아직 모멘텀 주식을 매도할 때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적절한 포지션은 전술적으로 모멘텀 포지션을 중립화하는 것”이라며, “밸류에이션 및 금리로의 고정은 매우 변동성이 심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주가 후퇴

테슬라 주가가 올해 상승분을 모두 내어주고 작년 12월 S&P 500 지수 편입 당시 수준으로 후퇴했다. 장중 한때 619달러로 13% 넘게 빠지며 12월 22일래 저점을 기록했다. 작년 9월래 최대폭 하락으로 1월 25일 사상최고치 대비 31%가 빠진 셈이다. 이후 낙폭을 줄여 전일비 2.2% 하락한 699달러 부근에서 마감했다. 지난 주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비싸 보인다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발언이 비트코인은 물론 테슬라 매도세에도 일부 영향을 미친 듯 하다. Wedbush는 “테슬라는 전기자동차(EV) 황금시대에 진입하는 EV 대표주자로, 비트코인의 사이드쇼가 올해와 그 이후 EV 성장 스토리를 그늘지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가장 가격이 낮은 모델 Y SUV의 주문을 더이상 받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도 투자자들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은 듯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트코인은 간밤 최대 18% 하락해 4만5000달러까지 밀리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암호화폐의 대후퇴가 시작된 것인지, 아니면 예측불가능한 시장의 변동성 이벤트로 끝날지 고민하는 모습이다. UBS Global Wealth Management는 “고객들에게 암호화폐 투기에 신중하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며, “해소되지 않은 규제 리스크에 더해 미래 사용 여부도 아직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