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파운드 구사일생, 美소비호조

3월 29일 브렉시트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국 메이 총리가 EU로부터 타협안을 얻어내는데 성공하면서 파운드가 1.33달러 부근까지 강스파이크를 연출했다. 영국 정부는 화요일 영국 의회가 이를 놓고 최종 결정을 내린다고 밝혔다. 간밤 메이가 막판 협상을 위해 프랑스로 떠났다는 소식이 들리자 200일 이평선마저 뚫고 추락하던 파운드가 기사회생했다.
올들어 최악의 한 주를 보냈던 뉴욕 증시는 간밤 기술주 랠리에 힘입어 큰 폭으로 반등했다. 나스닥이 1월말 이후 최대폭인 2% 올랐고, S&P 500 지수 역시 지난주 하락폭을 절반이상 되돌렸다. 엔비디아 M&A딜 소식에 반도체주가 급등했고, 미국 소매판매가 예상과 달리 좋아져 경기 침체 우려를 덜어주었다. 보잉은 주말 항공기 추락 사고 이후 중국을 비롯해 몇몇 항공사에서 문제가 된 737 맥스 항공기 운항을 중지하면서 한때 주가가 13% 넘게 급락했다. 국제유가는 사우디의 감산 지속 방침 및 베네수엘라 정전사태에 1.3% 올랐다.
북한이 15개월만에 미사일 발사시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비건미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북미 대화와 관련해 “미국이 원한 만큼 진전하진 않았지만, 여전히 외교는 살아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파운드 급등…스트라스부르 합의영국은 아일랜드 국경 백스톱 조항을 포함해 브렉시트 합의안의 내용을 강화하고 향상시키는 “법적 구속력 있는 변경”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영국 의회가 이에 손을 들어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앞서 메이가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막판 브렉시트 협상을 위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로 향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브렉시트 합의 기대감이 높아지며 파운드는 간밤 한때 1.2% 급등하며 2월 26일래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화요일 영국 의회 표결을 앞두고 브렉시트 딜은 물론 메이 총리의 정치 생명마저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에 8거래일 연속 하락을 향하는 분위기였으나, 메르켈 독일 총리가 EU측이 영국에 “매우 중요한 제안”을 했다고 전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트럼프 4.7조 달러 예산안 요청…의회 거부할듯

트럼프 행정부가 2020년 회계연도 예산안을 4.7조 달러로 제시하고, 방위비 지출 증액과 더불어 국경장벽 건설에 86억 달러를 요청했다. 로웨이 하원세출위원장은 바로 즉각 공세를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년보다 더 현실에서 멀어진 예산안을 내놨다”며, 해당 예산안이 의회의 지지를 받아 통과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의회와 갈등이 예상되면서 가을에 다시 미 정부 셧다운이 초래될 위험도 있다. 이번 예산안은 정규적인 비국방 재량적 지출 규모를 5430억 달러로 9% 삭감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연간 재정적자는 1조 달러를 돌파해 2022년까지 해당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정적자 확대는 작년 감세 조치가 경제성장 가속화로 이어져 세수가 늘어날 것이란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에 상반된다.

살아난 美 소매판매

작년 12월 1.6%나 급감했던 미국 소매판매가 1월에 0.2% 증가로 돌아서며 살아난 모습이다. 시장은 전월과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기저 소비자 수요를 측정하는데 더 나은 지표로 인정되는 관리그룹 소매판매는 12월 -2.3%에서 1월 +1.1%로 반등했다. 예상보다 강한 1월 소매판매 지표는 12월 정부 셧다운과 계절적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았던 소비 부진에 대한 우려를 진정시켜줄 수 있다. 앞서 파월 연준의장은 소비 회복 신호를 찾기 위해 소매판매 데이터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1월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좋아졌지만, 12월 소매판매 수정치가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작년 4분기 GDP 성장률이 하향조정될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1.8%로 전망한 1분기 GDP 성장률에도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OPEC 앞지르는 미국

OPEC이 한때 가장 큰 고객이었던 미국에게 시장 파워를 내어주는 상황이 2020년대 중반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4년까지 OPEC의 생산능력이 이란과 베네수엘라로 인해 사실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셰일 붐 등 경쟁국의 성장으로 인해 해당 기간 내내 OPEC산 원유에 대한 연간 글로벌 수요는 OPEC이 감산을 시작하기 전인 2016년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워 보인다. IEA 중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에너지 확장세는 계속되어 2024년까지 세계 생산 능력 증가분의 70%를 차지할 전망이다. 그때 쯤이면 미국의 1일 산유량은 900만 배럴로, 러시아의 수출 능력을 추월하고 사우디에 육박할 수 있다. 따라서 OPEC이 향후 10년 동안에도 현재의 생산 제한 조치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IEA는 밝혔다.

모간스탠리 ‘시장, 골디락스 과대평가’

세계 경제 성장이 안정되고 인플레 압력이 없어 중앙은행들이 향후 24개월 동안 동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같은 시나리오는 시장에서 과대 평가되고 있다고 모간스탠리는 진단했다. 투자자들은 중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세계 경제가 더 강하게 회복하거나, 1분기 기업 실적 부진이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소위 “테일” 리스크를 지나치게 무시하고 있다며, “시장은 현재 중심 시나리오에서 자신감이 지나치다. 골디락스에 투자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올해 거시경제가 전환점을 맞아 성장과 인플레이션, 정책 기대 등 모든 분야에서 시장이 도전받을 수 있다며, 채권 변동성 매수를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