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파운드도박, 美 내년 금리인상 없다

메이 영국 총리가 막판 브렉시트 의회 표결을 무기한 연기하고 ‘노딜’ 리스크를 압박하며 시간벌기 작전에 나서면서 파운드가 한때 1.7%나 급락해 작년 4월래 저점을 경신하고 길트 금리가 장기물 위주로 크게 하락했다. 글로벌 성장 둔화와 무역 긴장 우려에 브렉시트 악재까지 겹치며 미 증시 주요지수는 금요일 급락세를 이어갔으나 기술주 반등에 가까스로 상승 마감했다. JP모간과 골드만 등 월가 대표주자들은 주식 투자자들에게 경제둔화 우려가 지나치다며 진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잇따라 내놓았다.
애플은 중국 법원이 소송중인 퀄컴의 요청에 따라 아이폰 일부 구모델의 판매 금지를 결정하면서 주가가 한때 3% 급락했으나,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에 반등했다. ‘노란조끼’ 반정부 시위 위기에 프랑스 대통령은 결국 감세를 약속하며 성난 여론을 잠재우려 애썼다. BofA는 시장 변동성에 대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우려하고 있다며 신흥시장을 “10피트 막대기로도” 건드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 압력속 중앙은행 총재의 깜짝 사임 역시 투심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홍남기 신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경제팀의 내년 경제 청사진이 이르면 내주 공개된다고 연합이 보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英총리 시간벌기 작전으로 브렉시트 도박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서 모욕적 부결 가능성에 직면하자 메이 총리는 화요일로 예정되었던 의회 표결을 연기하고 EU에 “보장”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터스크 EU 상임의장은 재협상은 없다며 목요일 브렉시트 관련 정상회의을 소집했다. 결국 메이는 1월말 거의 유사한 내용을 제출할 가능성이 높으며, 대신 시장 폭락과 노딜 브렉시트 공포에 의지해 의회를 압박하려 할 수 있다.
영국 정부는 3월 29일 EU 탈퇴까지 이제 겨우 16주를 남겨둔 상황에서 노딜 브렉시트 대비 준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메이는 기업에게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노딜 브렉시트라는 위협을 무기로 반대파를 설득하려 하고 있다. 이는 위험이 매우 높은 도박으로, 의원들이 언제 합의안을 다시 제출할지 묻자 메이 총리는 답변을 피하면서 단지 1월 21일이 법률이 정한 마감시한이라고 말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최악의 경우 1월 21일까지 표결이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지연 시간이 길어질 수록 파운드가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즈호는 길트 2년물-10년물 금리 스프레드가 6주내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딜 브렉시트 상황이 벌어질 경우 약 75만명의 영국내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을 위험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유가 ‘1일천하’…글로벌 리스크 오프에 감산 호재 묻혀

국제유가(WTI)가 OPEC+ 감산 합의라는 호재를 제대로 즐기지도 못한채 중국 경제지표 실망과 미-중간 긴장 지속에 최대 4% 가까이 하락했다. 러시아, 사우디 등 산유국들이 유가 안정을 위해 하루 120만 배럴의 산유량을 조절하기로 합의하면서 지난 금요일 한때 5% 넘게 올랐지만, 월요일 글로벌 증시 매도세에 리스크오프가 촉발되며 결국 유가 역시 굴복했다. 중국 11월 수입증가율이 예상보다 크게 둔화되고 중국 정부가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를 소환해 화웨이 CFO 체포에 항의하면서 투심이 급격히 위축되었다. 골드만은 OPEC+가 어떻게 감산을 이행할지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모간스탠리는 이번 감산 합의로 내년 상반기에 시장이 균형을 되찾을 수 있지만, 유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내년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67.5달러로 기존 대비 10달러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 ‘3월 금리인상 확률 50% 미만’…튜더 존스 ‘내년 금리 인상 없다’

골드만은 연준이 이번 달엔 금리를 올릴 것으로 기대하지만 3월 추가 인상 가능성은 50%를 약간 밑돌고 있다고 진단했다. 90일간의 미-중 무역 전쟁 휴전이 3월초에 종료되기 때문에 3월에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3월 동결 전망은 12월 점도표가 2019년 인상 횟수를 기존 3회에서 2회로 낮출 경우를 전제로 한다. 베테랑 헤지펀드 매니저인 폴 튜더 존스는 원자재 상품 가격 하락이 경제 성장 둔화를 위협하고 경제에 디플레이션 압력을 가하고 있어, 연준이 내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 확률은 69%로 일주일전보다 10%p 가량 하락했다. 내년에 대한 시장 기대치를 보여주는 유로달러 선물 2018년 12월물과 2019년 12월물간 스프레드는 10월초 약 60bp에서 8bp로 밀렸다.

위안화, 2015년 이후 변동성 가장 커져…달러당 7위안선 지킬까?

위안화 트레이더들이 약 3년 전 중국 당국의 깜짝 통화 평가절하 이후 요즘처럼 어지러움을 느낀 적은 없었다. 위안화의 10일 변동성은 월요일 8%를 넘어서 2015년 8월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거친 움직임은 몇주 전 고요한 모습과 대조를 이룬다. 이달 초 시진핑 국가주석과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무역 대화를 되살리면서 위안화는 2거래일 기준 10여년래 가장 큰 폭의 랠리를 펼쳤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 화웨이 CFO의 체포를 요청하면서 G-20에서 합의한 90일 간의 휴전이 양대국간 긴장을 완화시킬 것이란 낙관론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위안화 추가 약세는 10년래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 불을 지필 수 있다. 달러-역외위안화는 4거래일 연속 상승을 이어가 10일 6.9205위안까지 최대 0.5% 올랐다.

정부 압력에 RBI 총재 전격 사임…루피에 ‘악신호’

파텔 인도중앙은행(RBI) 총재가 이번주 금요일 이사회 회의를 앞두고 갑자기 사임했다. 그는 “개인적 사정”으로 관둔다고 밝혔지만, 그동안 인도 정부는 공공연하게 통화 부양책을 요구해 왔다. 그의 전격적 사임에 시장이 요동치고 중앙은행 독립성이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모디 인도총리가 내년 선거에 직면한 가운데 인도 정부는 계속해서 RBI에 대출 촉진을 압박해왔다. 달러-인도루피 환율(1개월 NDF)은 2% 가까이 급등했고, 주식과 채권은 화요일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라보뱅크는 파텔 사임이 루피에 ‘악신호’라며 중앙은행이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