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PCE 불안, 7.3위안 시도?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두달째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데 이어 이번주 발표될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 역시 2월 전월비 0.3%로 불편한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연율로 계산시 지난 3개월은 3.5%, 6개월은 2.9%로 이전보다 가팔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물가 반등세에도 연준이 지난주 점도표에서 올해 3회 금리 인하 전망을 고수하면서 시장은 안도했지만, PCE 지표가 자칫 투자자 불안을 재자극할 수 있다. 다만 파월 연준의장은 당분간 인플레이션이 약간 높아지더라도 대량 실업을 막기 위해 연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시는 신기록 경신 후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UBS Global Wealth Management의 David Lefkowitz는 “일부 심리와 포지셔닝 지표가 높아진 가운데 어느 정도의 후퇴는 놀랍지 않다”며, 오히려 “투자자들에겐 주식 포지션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모스크바의 한 공연장에서 현지시간 22일 테러 공격으로 최소 137명이 사망한 가운데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로 도주하려는 용의자 4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직접적으로 우크라이나 당국이 공격에 연루되었다고 비난하진 않았지만 이들이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어 있었다며 배후 의혹을 제기했다. 우크라이나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강력 부인했고,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는 자신들이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역시 IS 소행이라며 우크라이나 연루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러시아가 이를 명분 삼아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새로운 대규모 동원령을 내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PBOC 위안화 약세 용인 신호…7.3위안 시도?

중국 당국의 위안화 약세 용인 신호에 달러-역내위안화 환율이 2개월여래 최대폭인 0.4% 상승해 7.2위안선을 넘어서며 작년 11월 중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역외위안화 환율은 장중 한때 0.8% 급등해 7.28위안에 근접했다. 중국인민은행(PBOC)은 22일 기준환율을 달러당 7.1004 위안으로 정해, 전일 대비 2월초 이래 가장 큰 폭인 0.09% 위안화 약세 고시했다. 중국 국영은행들이 금요일 개장 때 달러 대량 매도를 자제한데다, 지준율이 내려갈 여지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쉬안창넝 PBOC 부총재 발언도 위안화 약세를 부추겼다. 중국 당국은 통화 완화를 통해 부진한 경제를 부양하려 애쓰면서 동시에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환율을 대체로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난관에 처해 있다. PBOC는 위안화 평가절하가 질서정연하게 진행되도록 하면서 금융 안정성이 위협받지 않도록 해야 하는 상황이다.

Malayan Banking Bhd의 선임 외환 스트래티지스트 Fiona Lim은 PBOC의 약세 고시가 위안화 가치 하락을 유발했을 수도 있다며, 이는 최근 달러가 다소 강세로 기운만큼 PBOC가 어느 정도 위안화 약세를 허용할 의향이 있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중국 거시 전략 책임자 Becky Liu는 위안화 강세 기조를 약간 후퇴한데 대해 시장이 공격적으로 반응했다며, PBOC가 단기적으로 외환 관리를 강화해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BNP파리바의 Ju Wang은 “PBOC가 여름까지 달러-위안화 고시환율을 현물시장을 따라 7.2-7.25 위안으로 끌어올리는데 있어 장벽이 지나치게 높지 않다”며, 현물 환율이 다시 7.3위안을 테스트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바클레이즈은행의 Lemon Zhang은 위안화 약세가 원화나 대만달러, 태국 바트와 같은 저금리 통화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리창 중국총리는 중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일축하고 당국이 성장을 위해 정책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며 시스템적 리스크를 잘 단속하고 있다고 일요일 강조했다.

보스틱 연은총재, 올해 금리 인하 전망 1차례로 축소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이제 올해 금리 인하를 단 한 번만 예상하고 있으며, 자신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늦게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는 한달 전만해도 올해 2차례 인하가 적절하며, 첫 인하가 올 여름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향후 몇 주에 걸쳐 경제지표가 어떻게 나올지 봐야 한다며, 지난 12월보다 인플레이션 궤적에 대해 확신이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헤드라인 수치 아래에 “일부 신경에 거슬리는 문제”가 드러났고, 특히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품목들이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 경제가 계속해서 서프라이즈를 보여 내가 전망했던 것보다 훨씬 회복탄력적이고 활기차다”며, “그 결과 나는 언제 움직이는 게 적절할지 그 시기를 재조정했다”고 밝혔다. 경제가 워낙 잘 하고 있기 때문에 연준에게 인내심의 여유가 생겼다며, “우리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CB시클루나 ‘4월 인하 가능’…나겔 ‘여름휴가전 인하 확률 높아져’

에드워드 시클루나 몰타 중앙은행 총재 겸 유럽중앙은행(ECB) 위원은 ECB가 이르면 4월 금리 인하가 타당할 수 있다며 그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Econostream Media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그는 “이제 경제가 수요 감소를 돕고 있으므로 더 이상 경제활동에 과도한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며, “모두가 ‘6월, 6월, 6월’을 이야기하지만 4월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1970년대처럼 임금-물가 악순환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진단했다. 스위스 중앙은행이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영란은행이 비둘기파적 기조로 돌아선 가운데 나온 그의 발언은 ECB 내부 논의 역시 상당히 유동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마리오 센테노 포르투갈 중앙은행 총재는 현지시간 금요일 발언에서 “인플레이션이 3% 아래 수준으로 돌아왔다”며, “우리는 이번 인플레이션 과정의 끝에 왔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통화정책이 명백한 현실을 따라야 하며 ECB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 총재는 여름 휴가 전에 ECB가 금리를 내릴 확률이 최근 높아졌다며, 다만 그 결정을 내리려면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계속해서 빠르게 둔화될 것이라는 충분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Funke Mediengruppe 인터뷰에서 말했다.

빌 그로스, 금융시장내 지나친 흥분 경고…미국채 스티프닝 거래

‘채권왕’으로 잘 알려진 핌코의 공동 창업자이자 전 최고투자책임자인 빌 그로스가 금융시장을 휩쓸고 있는 지나친 흥분을 경고했다. 연준의 기준금리가 20여년래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S&P 500 지수는 신기록을 거듭 경신하며 최근 5200선을 넘어섰고, 지난 12개월에 걸쳐 오름폭을 33%로 확대했다. 그는 최근 투자 전망에서 “재정 적자 지출과 인공지능(AI)이 가장 중요한 동인으로, 2022년부터 모멘텀과 ‘비이성적’ 과열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안전벨트를 매라고 조언했다.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란 표현은 1996년 당시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의장이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흥분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면서 유명해졌다.

채권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 예산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매력이 없다고 진단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 4.2%는 소비자 인플레이션이 현재 3.2%에서 올해 말이면 2.3%로 식을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하고 있는데, 그같은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미국채 시장에 “공급이 너무 많다”며, 유명 채권전문가들이 왜 이를 홍보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와 사회가 많이 변했지만 미국채 10년물 금리만큼은 20년전 수준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현재 미국채 트레이드 전략은 2년물을 사고 5년과 10년물을 매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소위 일드커브 스티프닝 트레이드로, 이는 연준 금리 인하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있다. 또한 연준이 금리를 내리기 전까지 미국 지역은행에 대해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말라고 조언했다.

골드만삭스 ‘대형테크주 주도에 S&P 500 지수 6000 갈 수도’

골드만삭스그룹 스트래티지스트들은 S&P 500 지수 연말 전망치를 5200포인트로 고수하면서도, 대형 테크주가 6000선까지 끌어 올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이 연준 기준금리와 경제성장 경로 전망을 가격에 완전히 반영한 상태이기 때문에 기본 시나리오로 5200포인트 전망이 유효하다면서도, 대형 테크주의 밸류에이션이 계속해서 확대된다면 6000까지 오르고 선행 주가수익비율(Forward PER)이 23배까지 갈 수 있다는 낙관적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David Kostin 등은 “인공지능(AI) 낙관론이 높아 보이지만, 대표적 TMT(기술, 미디어, 통신) 주식의 경우 장기적 성장 기대와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거품’ 영역과는 거리가 멀다”고 투자자노트에서 주장했다.

S&P 500 지수는 올해 들어 거의 10% 상승했고, 금요일 종가는 5234.18로 이미 많은 시장 전문가들의 연말 전망치를 넘어섰다. 골드만은 시장의 상당 부분이 ‘고금리 장기화’와 자본 비용 상승에 대한 우려로 인해 여전히 부담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퀄리티 자산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시장 랠리가 확대되려면 경기 악화 없이 금리 전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나리오로 S&P 500 지수가 2018년 팬데믹 이전의 밸류에이션을 ‘따라잡기(catch-up)’해 연말 5800포인트에 마감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기업 매출 성장률 추정치가 지나치게 낙관적이거나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할 경우 S&P 500 지수가 4500에서 올해를 마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