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위안화 급제동, EM 긴축베팅 과열

(블룸버그) — 중국인민은행(PBOC)이 가파른 위안화 절상에 급제동을 걸기 위해 구두개입에 이어 14년 만에 외화예금 지준율 인상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Guan Tao 전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관료는 이번 조치로 약 200억 달러의 유동성이 묶일 가능성이 있다며, PBOC가 강력한 환율 안정 의지를 피력했고 외환시장 투기에 대처할 수 있는 추가적 수단이 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다른 통화와의 금리 격차가 줄어 위안화 절상 압력이 다소 약해질 수 있지만, 연준에 비해 긴축적인 PBOC 정책 스탠스 등 위안화 강세를 이끄는 펀더멘털한 요인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장기적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증시가 현지시간 월요일 메모리얼데이로 휴장한 가운데 S&P 500 선물과 유럽증시는 하락했다. 전월 충격 수준의 실망을 안겨줬던 미 고용보고서는 5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65만명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OECD는 미국과 세계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각각 6.9%, 5.8%로 전망했다. 한국의 경우 올해 성장률을 3월 내놓은 전망 대비 0.5%p 상향조정한 3.8%로, 내년 성장률은 0.3%p 내린 2.8%로 제시했다. 한국 5월 수출은 전년비 48.9% 증가가 예상된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오늘 기준금리를 0.1%로 동결하겠지만 견조한 경제지표를 감안할 때 예상보다 빠른 정책 정상화 시그널이 나올지 주목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위안화 급제동

중국 중앙은행이 6월 15일부터 은행권의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을 기존 5%에서 7%로 인상하기로 했다. 2007년래 첫 인상으로, 사실상 자국내 다른 통화의 공급을 줄여 위안화 랠리를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위안화가 최근 주요 통화 대비 수년래 고점을 돌파하자 정책 당국자들이 위안화 랠리가 너무 가파르다는 신호를 보낸데 이어 나온 조치로, PBOC는 이번 결정이 유동성 관리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 Zhou Hao는 “이는 상징적 조치”에 불과하다며, PBOC가 외환에 대한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인다 해도 위안화 금리가 그보다 거의 항상 더 높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PBOC는 위안화 랠리가 지속될 경우 속도 조절을 할 수 있는 많은 수단이 있으며 시장이 투기적 베팅을 할 경우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한다”고 진단했다. 중국 당국은 앞서 국영언론을 통해 위안화 절상 리스크를 경고하고 기준환율을 이틀 연속 시장 예상보다 위안화 약세 고시했다. PBOC 발표 후 달러-역외위안화 환율은 한때 0.2% 상승했다.

중국 3자녀 정책

급속한 고령화가 장기적 경제 전망을 위협함에 따라 중국 정부가 전격적으로 산아제한 정책을 완화해 부부당 3명의 자녀까지 출산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분유 제조업체 등 관련 주가가 급등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월요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재한 회의에서 “인구 구조 개선”을 위해 산아 제한을 현재 2명에서 3명까지 허용하고 관련 지원 정책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추정에 따르면 출산율 저하로 현재 14.1억 명에 달하는 중국 인구가 2025년 전에 감소하기 시작할 수도 있다. 작년 코로나19 팬데믹 불확실성 속에 신생아수는 1200만 명으로 줄어 1961년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의 3자녀 정책은 올바른 방향이지만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을 없애기엔 충분치 않으며, 노동력 감소와 인구 고령화에 맞서려면 출산과 육아에 친화적인 정책과 연금 연령 인상 등 추가적인 조치가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산아 제한 완화에도 출산율 저하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한다. 1자녀에서 2자녀 출산 허용 당시 나타났던 출산률 급등은 일시적 현상에 그쳤고, 많은 부모들이 높은 주거비와 교육비 부담을 이유로 다자녀를 꺼리는 분위기다.

EM 긴축 베팅 과열 조짐

일부 투자자들이 신흥시장(EM) 금리 인상 베팅에 다소 앞서 나가는 모습이다. 남아공에서 멕시코, 한국에 이르기까지 트레이더들은 인플레이션 전망에 따른 이코노미스트들의 진단보다 더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 장기간 코로나19 봉쇄 조치 이후 정책 당국이 경제를 지나치게 달구면서 결국 예상보다 가파른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은 “거의 모두가 긴축을 과도하게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이같은 측면에서 남아공, 멕시코, 러시아 채권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멕시코의 경우 스왑시장 가격은 금리 인상 주기가 이르면 8월 시작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반면 대다수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중앙은행이 적어도 내년 2월 전까지는 긴축을 자제할 것으로 전망한다. 남아공 역시 시장은 6개월 내에 50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70% 가량 반영하고 있지만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연내 동결을 예상했다. 한국의 경우 향후 6개월 내에 거의 25bp의 금리 인상이 시장 가격에 반영되어 있으나 이코노미스트들 대부분은 동결을 내다보고 있다. HSBC Holdings는 통화정책 정상화가 현재 시장 가격이 시사하는 것보다 뒤늦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과 폴란드 등을 포함해 금리 커브 단기물 쪽에 밸류가 있다고 진단했다. Aberdeen Asset Management는 남아공과 멕시코에 대해 롱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OPEC 증산

OPEC은 산유국들이 추가 증산에 나서지 않을 경우 석유 재고가 올해 급격히 줄어들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가 확인한 문서에 따르면 OPEC는 화요일 장관급 회동에 앞서 시장 상황을 평가하고 석유 재고 과잉이 6월 말이면 거의 소진될 것으로 예상했다. 재고는 9월부터 12월까지 적어도 하루 200만 배럴 줄어들 전망이다. OPEC+는 작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요가 급감하자 실시했던 감산을 점진적으로 되돌리는 중이다. 과감한 감산 합의 덕분에 유가는 올해 약 35% 반등해 배럴당 70달러에 육박했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이끄는 23개 주요 산유국 협의체는 7월 예정대로 증산을 승인해 하루 200만 배럴 가량의 공급 중단분을 모두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8월 이후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합동기술위원회(JTC) 보고서에 따르면 산유국들이 올해 후반 생산을 늘릴 여력은 상당하다.

원자재 랠리 끝?

헤지펀드들이 3주 연속 자금을 빼내면서 원자재 상품 가격이 고점에 도달했을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투자자들은 농작물부터 구리, 천연가스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원자재에 대한 강세 베팅을 줄이고 있다. CFTC와 ICE 자료에 따르면 블룸버그 상품 지수가 추적하는 23개 상품 중 20개에서 헤지펀드 포지션이 11월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향후 가격 움직임이 투기적 매수세보다는 실제 수급에 좌우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기후가 좋아짐에 따라 미국 전역에서 수확량이 증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천연가스 수요도 줄고 있다. 원유 시장에선 공급 증가가 예상되는 한편 세계 최대 구매자인 중국이 부담을 느끼며 높은 원자재 가격 억제에 나섰다. 인플레이션 공포와 수요 우려 속에 약세 요인이 부각되면서 일부에서 주장하는 원자재 상품 슈퍼사이클 가능성은 의심받고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