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고용 서프라이즈, 점도표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지난달 미국의 일자리 창출이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하고 임금 상승세마저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최근 고용 시장 둔화 신호에 환호하던 트레이더들이 연준 금리 인하 예상 시기를 올 11월에서 12월로 다시 늦췄다. 마지막까지 버텼던 씨티그룹과 JP모간은 결국 7월 인하 전망을 철회했다. 씨티는 대신 9월부터 11월과 12월에 걸쳐 연내 3차례 인하를 예상했고, JP모간은 연준이 인하 조건으로 제시했던 “보다 광범위한” 노동시장 약세가 나타나려면 3개월 넘게 걸릴 수도 있다며 연내 인하 전망치를 3차례에서 1차례로 바꿨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금요일 15bp 가량 점프해 최근 하락분을 절반 가까이 되돌렸고, 뉴욕증시는 약세로 마감했다. eToro의 Bret Kenwell은 미국의 5월 고용보고서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겠지만 미국 경제의 특성상 소비 지출이 성장을 이끄는 만큼 강한 노동시장은 악재로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유럽의회 선거에서 참패가 예상되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국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르자고 발표했다. 1차는 6월 30일에, 2차 투표는 7월 7일로 올 여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정치적 혼돈이 우려되는 가운데 유로화는 달러 대비 한때 0.3% 넘게 밀렸다. 한편 이스라엘의 베니 간츠 야당 대표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하마스 전쟁 전개 방식을 비판하며 3인으로 구성된 전시 내각에서 사임하고 올 가을 총선을 실시하자고 요구했다. 간츠의 사임으로 연립정부가 무너지진 않겠지만 온건파의 지지가 사라짐에 따라 네타냐후는 우파 진영에 더욱 의존할 전망이다. 그의 발표에 앞서 이스라엘 군은 가자지역에서 군사작전을 통해 4명의 인질을 구출했다. 그 과정에서 270명 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사망했다고 하마스측 보건당국이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5월 비농업부문 고용 서프라이즈

지난 금요일 미 노동통계국 보고서에 따르면 5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27만2000개 늘어 블룸버그 설문 이코노미스트 예상치 중앙값 18만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전월비 0.4%로 이전치 0.2%에서 높아졌고, 연간으로는 4.1%을 기록했다. 한편 구직활동이 늘면서 실업률은 3.9%에서 4%로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웰스파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Jay Bryson는 “연준에 매우 비우호적인 보고서”라며, 이 지표만으로 볼때 연준이 앞으로 몇달 간 동결 기조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캠페인에서 2년 넘게 실업률이 4% 미만으로 유지된 점을 언급하며 노동 시장의 강세를 자랑해왔다. 줄리 수 미 노동부 장관 대행은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우리는 역사적인 일자리 성장과 낮은 수준의 실업률을 이룩했다. 이것이 바로 연착륙의 정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대체로 경제 전망에 비관적이고 끈질긴 인플레이션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실업률 상승은 바이든 행정부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연준 점도표 주목…이코노미스트들 전망 엇갈려

연준 위원들이 이번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올해 금리 인하에 대해 어떤 신호를 보낼지를 놓고 이코노미스트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그동안 제시했던 올해 3차례 금리 인하 전망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1%는 이번 ‘점도표’에 2차례 인하가 표시될 것으로 예상한 반면, 1차례 인하나 아예 인하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는 이코노미스트들도 41%에 달해 막상막하인 상황이다. 작년 7월부터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2001년 이래 가장 높은 5.25~5.5%로 유지해 온 연준은 이번에도 동결이 예상된다. 점도표에서 인하 예상치가 줄어들 경우 오는 11월 미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Ryan Sweet는 연준이 물가 안정에 대한 자신감을 강화해 준 일련의 지표를 기다리고 있다며, “우리의 인플레이션 전망에 있어서 리스크는 여전히 상방 쪽”이라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들은 11월 5일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향하기 전 마지막 FOMC인 9월에 첫 번째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연준위원들이 올해 인플레이션 추정치를 소폭 상향 조정하는 한편 미국 GDP성장률 2.1%와 연말 실업률 4% 전망은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설문조사는 43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5월 31일~6월 5일 실시되었다. 대다수의 응답자는 연준이 노동 시장이나 경제적 충격보다는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응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닐 카쉬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 등 일부 연준위원들이 가능성으로 언급했던 금리 인상을 전망한 시장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ECB 홀츠만 ‘연준과의 통화정책 차별화로 인플레 유발 우려’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 겸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인 로버트 홀츠만은 ECB의 추가 금리 인하시 유로 환율과 인플레이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지시간 토요일 방송된 ORF 라디오 인터뷰에서 “세 차례 금리 인하라는 당초 가정이 현실화되고 연준이 대응하지 않을 경우 이는 환율과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지난 목요일 단행된 ECB의 첫 금리 인하는 이러한 측면에서 아직 우려스럽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번 ECB 금리 인하 결정에 유일하게 소수의견을 낸 대표적 매파인 홀츠만은 수치가 지표에 기반한 정책 결정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ECB가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올해와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높임에 따라 시장은 ECB의 다음 행보에 대해 혼란을 느꼈다. 그는 ECB 관료들이 사실상 인하를 약속했기 때문에 이번에 금리를 내렸다며, 이번 회의에서 지표를 검토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했다고 전했다. “위원회의 의견은 6월에 그러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멕시코 등 선거 충격에 EM 트레이더들 역내 채권으로 몰려

일부 주요 신흥국에서 선거 충격으로 오랜 베팅이 무산되자 신흥시장(EM) 투자자들이 역내 채권과 상대가치 통화 거래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Ashmore Plc와 Ninety One의 경우 특히 프론티어 시장에서 역내 채권 포지션을 늘리고 있다. 정치적 혼란으로 멕시코 페소화 등 인기 캐리 트레이드의 변동성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보이는 폴란드 즈워티 같은 통화나 터키 자산을 추천하는 곳도 있다. Ninety One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Christine Reed는 “역내 채권과 외환 파생상품을 통해 프론티어 리스크를 늘려왔다”며, “이집트와 남미 작은 국가도 좋아한다. 투자를 다변화하고 포지션이 무거운 곳은 피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망이 “건설적”인 터키도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Mackay Shields의 Valentina Chen 역시 터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서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고 있다며, 투자 수익이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터키 리라화 표시 국채의 외국인 투자자 총 보유액은 1년 만에 10배나 늘었다. 멕시코에서 좌파인 집권 여당 후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압도적 격차로 대통령에 당선되자 반(反)시장적 개혁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 속에 변동성이 급등하고 달러-멕시코페소 환율은 지난 일주일 동안 팬데믹 초반 이래 최대폭인 8% 넘게 뛰었다. 선거에 따른 불확실성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EM에서 새 정부가 어떻게 적응하는지 지켜봐야 할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과 영국, 미국도 올해 투표가 예정되어 있어 이 모든 것이 새로운 변동성을 촉발할 수 있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Carlos Carranza는 멕시코와 인도를 예로 들며 “선거를 치르면서 투자자들이 겁을 먹지만 몇 주가 지나면 연속성을 깨닫게 된다”며, 연속성이 존재하는 한 캐리 기회는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의회 선거에서 마크롱과 숄츠 정당 참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현지시간 일요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참패를 당했다. 극우 정당들의 약진에 유럽연합(EU)은 이민 문제에 대해 보다 강경한 노선을 취하고 야심찬 기후 변화 대응책의 궤도를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 다만 유럽 전역에서 중도좌파와 중도우파, 자유주의자들이 과반수를 수성할 것으로 예상되어 EU 집행위원장 등 차기 EU 지도부가 이들 정당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다. Ifop 발표에 따르면 프랑스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이 약 32.4%의 득표율을 얻어 15.2%에 불과한 마크롱의 르네상스당을 앞섰다. 독일에선 숄츠의 사회민주당이 야당인 보수당과 극우인 독일대안당(AfG)에 뒤처져 최악의 결과가 우려된다. 이번 선거는 유럽 주요 국가들이 내셔널리즘(nationalism) 세력의 도전으로 인해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크롱은 투표를 앞두고 권위주의 부상에 대해 경고하고 유럽 통합을 호소했지만 인플레이션과 안보, 이민에 대한 우려로 르펜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승리를 굳히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