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고용강세, 연준 리프라이싱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지난달 미국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임에 따라 내년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약해졌다. ADP 민간고용 등 최근 지표들이 노동시장 냉각 신호를 보여준 것과 달리 11월 고용보고서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함을 뒷받침했다. 이에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지난 금요일 한때 14bp 넘게 급등했으나, 뉴욕증시는 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란 낙관적 해석에 무게를 두며 이틀 연속 상승했다. 현지시간 13일 FOMC가 기준금리를 세번째 연속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일 나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빠른 디플레이션을 확인시켜 줄 경우 금리 인하 기대는 재점화될 수 있으나, 파월 연준의장이 고금리 장기화 의지를 재확인하며 내년초 과도한 인하 베팅에 경고를 보낼 위험도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현지시간 일요일 전화통화를 갖고,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러시아가 이스라엘의 반대 편에 서서 오히려 이란과 “위험한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한편 미국 대학을 휩쓸고 있는 ‘반(反)유대주의’ 움직임에 대해 ‘표현의 자유’란 가치도 중요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징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했던 명문대 총장들이 정치권과 주요 기부자들로부터 사퇴 압력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리즈 매길 펜실베이니아대(유펜) 총장은 결국 이에 굴복했고, 엘리스 스테파닉 공화당 하원의원은 하버드대와 MIT 총장 역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 11월 고용 서프라이즈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시장 예상치 18만5000건을 상회한 19만9000건을 기록했다. 이전치는 15만건으로, 전미자동차노조(UAW)의 대규모 파업이 종료됨에 따라 파업 참가자들이 일자리로 복귀하면서 3만건이 늘어난 점이 주효했다. 실업률은 3.7%로 시장 예상치 3.9%에 못미쳤고, 시간당 평균 임금 증가율은 전월비 0.4%로 이전치 0.2%에서 더욱 가팔라졌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예상보다 증가한 사실에 대해 주로 노조 파업 영향과 정부, 헬스케어 관련 일자리가 늘어난 데 그쳤다며, 노동시장의 기저 추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내년 3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것이란 기존 견해를 고수했다.

LH Meyer/Monetary Policy Analytics의 이코노미스트 Derek Tang은 “1분기부터 시작될 내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일부 후퇴할 것”이라며, 연준이 이번 지표를 이유로 좀더 장기간 동결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oth MKM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Michael Darda는 연준이 이번 보고서를 보고 시장이 가격에 반영한 내년초 금리 인하 기대를 반드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Winshore Capital Partners의 Gang Hu는 “이번 보고서로 사람들이 금리 인하에 대한 얘기를 멈출 것”이라며, “노동시장은 추세적으로 약화되고 있지만 사람들의 생각만큼 약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준 리프라이싱

스왑 트레이더들은 내년 연준 금리 인하 예상폭을 120bp 이상에서 약 110bp로 낮췄다. 3월 인하 확률은 50% 이상에서 약 40%로 리프라이싱했다. 유럽에서도 트레이더들은 내년 금리 인하 베팅을 일부 되돌렸다. 25bp씩 5차례 인하는 여전히 모두 가격에 반영된 상태지만 6번째 인하에 대한 확신은 점차 줄고 있으며, 3월 첫 인하 확률 역시 72%에서 60%로 후퇴했다. 유럽에서도 트레이더들은 내년 금리 인하 베팅을 일부 되돌렸다. 25bp씩 5차례 인하는 여전히 모두 가격에 반영된 상태지만 6번째 인하에 대한 확신은 점차 줄고 있으며, 3월 첫 인하 확률 역시 72%에서 60%로 후퇴했다.

블랙록의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인 릭 라이더는 내년 6월쯤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3년-7년 만기의 미국채 매수를 선호한다고 금요일 밝혔다. JP모간체이스의 주간 투자자 설문조사에서 미국채 순매수 포지션은 2010년래 최대치에 머물렀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통제 범위에 들어오거나 경기 침체가 발생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나올 때까지 연준이 금리 인하 압력을 버텨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이 “전환하는 순간, 또는 전환하겠다고 발표하는 순간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며 매우 용의주도하고 신중한 접근 방식을 주문했다.

ECB 조기 금리인하 베팅, 라가르드에 달려 있다

시장의 ECB 조기 금리 인하 베팅이 이번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에 의해 좌지우지될 운명에 처했다. ECB는 오는 14일 올해 마지막 정책 회의에서 주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트래티지스트들과 투자자들은 10월 초만해도 3%를 상회했던 독일 국채(분트) 벤치마크 10년물 금리가 4월래 최저 수준인 2.2% 부근으로 급하게 내려온 만큼 이번 ECB 회의 이후 추가적 채권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라가르드가 비돌기파적 발언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시장이 이미 내년 25bp씩 최대 총 6차례 인하를 내다보고 있어 그 베팅을 유지하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매파적 발언으로 시장을 놀라게 할 경우 3월 인하 기대가 사라지고 분트 10년물 금리가 2.4% 위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고 TwentyFour Asset Management은 전망했다.

State Street의 거시 정책 리서치 책임자인 Elliot Hentov는 “분트를 비롯한 유럽 국채가 매도세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ECB 발언이 나올 일은 없다. 솔직히 말해서 오히려 실망스러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Federated Hermes의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Orla Garvey는 “라가르드가 시장에 비해 훨씬 매파적으로 나오기 쉬울 것”이라며, “난 ‘고금리 장기화(higher-for-longer)’라는 문구가 유지될지 아니면 어떤 식으로 조정될지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BOJ 발언에 엔화 거래도 연중 최대…전 BOJ 이사 ‘시장 베팅 과도’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등의 발언에 BOJ의 정책 기조 전환이 임박했다는 시장 기대가 촉발되면서 엔화 가치가 급등하고 엔화 거래 규모 역시 급증했다. 미국 CME Group 자료에 따르면 현지시간 목요일 일본 통화의 거래량이 총 748억 달러로 연중 최대 기록을 세웠다. 394억 달러 규모의 선물 계약과 42억 달러의 옵션 거래도 여기에 포함됐다. 달러-엔 환율은 목요일 장중 한때 4% 가까이 급락해 141.71엔까지 후퇴했고, 금요일에도 1% 넘게 밀리다가 145엔선 회복을 시도했다. 급격한 환율 움직임에 달러-엔 1주일 변동성은 7월래 최고치인 17.68%까지 치솟았고, BOJ 금정위 회의가 겹친 달러-엔 리스크 리버설 2주일물은 콜옵션 대비 풋옵션 수요의 비율이 2.31%로 향후 2주에 걸쳐 엔화 강세 기대를 나타냈다.

MUFG Bank는 자사의 달러-엔 숏 트레이드에서 수익 목표에 도달했다며, 이번엔 유로 대비 엔화 롱 포지션을 재구축했다고 밝혔다. JPMorgan Securities Japan의 Ikue Saito는 BOJ가 이번에도 현재의 정책 기조를 고수할 경우 엔화가 약세로 갈 수 있으며, 만일 BOJ가 추가 금리 인상 기대를 억누르려 한다면 달러-엔 환율이 크게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하야가와 히데오 전 BOJ 이사는 시장 베팅이 과도하다며, BOJ가 마이너스 금리 탈출을 내년 4월까지 기다릴 것으로 내다봤다. 우에다 총재를 40년 넘게 알고 지내 온 하야가와는 지난 7월 우에다의 깜짝 일드커브 통제(YCC) 조정을 미리 예견한 극소수의 이코노미스트 중 하나다. 그는 “우에다 총재가 증거를 찾고 있다. 지금까지 일부러 뒤처지기를 선택한 만큼 현재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현재의 시장 반응이 일시적 현상에 불과해 보인다고 금요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중국 야심찬 성장 목표 시사

중국 지도부가 내년 재정 지원 강화를 약속하고 경제적 ‘진보’의 중요성을 강조함에 따라 시장 예상대로 내년 5% 성장률 목표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은 8일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재정 정책을 “적절하게” 강화하는 한편 통화정책은 유연하고 적절하며 선별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앙정치국이 내건 ‘진보를 이용한 안정 추구’라는 슬로건은 내년 성장률 목표를 올해와 같은 5%로 정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ANZ 선임 스트래티지스트 Xing Zhaopeng는 진단했다. 올해의 경우 2022년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기저효과 덕분에 높은 경제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수월했던데 반해 내년은 5% 달성이 훨씬 힘들 수 있다는 점에서 야심찬 도전으로 보인다.

Xing은 재정정책 강화로 인해 내년 재정적자가 GDP 대비 3%를 넘어설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월 중국 정부는 이례적으로 올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3.8%로 상향조정한 바 있다. 또한 내년 정책금리와 은행 지준율 인하가 올해보다 소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그룹은 중앙정치국의 문구가 “경제 진보”에 방점을 두었다며, 내년 GDP 성장률 역시 약 5%를 목표로 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대규모 부양책에 대한 시사는 없었다고 진단했다. 내년 경제정책 목표는 이달 열리는 공산당 연례 경제공작회의에서 구체적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