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고용 서프라이즈
미국 10월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가 53만1000명으로 시장 예상치 45만명을 크게 넘어섰다. 이전치는 19만4000명에서 31만2000명으로 상향 수정됐다. 백신 접종 진전과 델타변이 영향 후퇴로 미국 노동시장이 광범위하게 정상 궤도를 되찾는 모습이다. 실업률은 4.8%에서 4.6%로 하락했지만 경제활동참가율은 61.6%로 변동이 없었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년비 4.9% 증가해 2월래 최대폭 상승했다. 바이든은 고용보고서 발표 후 미국 경제가 팬데믹으로부터 예상보다 빠르고 강하게 회복 중이라고 말했다.
NatWest Markets의 John Briggs는 10월 고용 증가가 훌륭하긴 하지만 연준의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 일정을 앞당겨야 할 정도로 강하진 않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번 보고서가 연준이 기준을 낮춘 최대 고용 목표를 향해 미국 경제가 순항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며, 연준은 경제활동참가율이 내년 중반까지도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음을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美인프라법안 하원 통과
미 하원이 현지시간 금요일 인프라 예산법안을 통과시켜 앞으로 수년간 도로와 교량 등 낙후된 인프라 개선에 5500억 달러의 신규 지출이 가능해졌다. 민주당 의원 중 6명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공화당 온건파 13명이 지지하면서 찬성 228표, 반대 206표로 최종 통과되어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둔 상태다. 바이든은 미국에게 “기념비적인 진전”이라며 환호했다. 하지만 바이든의 국내 경제 공약을 대부분 담은 1.75조 규모의 조세·사회지출 패키지는 하원 표결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대신 하원은 의회예산국의 비용 분석을 보고 의원들이 휴가에서 돌아오면 표결에 상정하기로 절차에 합의했다.
연준 정책 인내심↓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물가 압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고 있는 공급 병목 현상이 내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연준위원들이 대응에 나서기까지 오래 기다리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그는 “공급망이 회복되고 수요가 완화되면 인플레이션이 결국 완만해지겠지만, 높아진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될 위험이 증가한 사실도 분명하다”며, “이러한 인플레이션 압력 앞에서 인내심에 대한 주장이 약해졌다”고 밝혔다. 올 봄만 해도 가격 상승이 일부 특정 재화와 서비스에 국한되었으나 최근엔 물가 상승이 보다 일반화되어 경제의 광범위한 부문에서 분명해졌다고 판단했다. 또한 경제가 완전히 정상화되고 나면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물러설 것이란 주장에 의견을 같이 한다며, 다만 임금 상승이 보다 경직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고착화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가 급등
OPEC+가 12월에도 완만한 증산 속도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뒤 사우디 아람코는 금요일 아시아지역에 판매하는 원유가격을 배럴당 1.40달러~2.70달러 인상한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는 0.5~1달러로, 이번 결정은 작년 짧았던 사우디와 러시아간 유가전쟁 시기를 제외하고 20년래 두번째로 큰 인상폭이다. 이에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3% 넘게 급등했다. Vitol Group은 이번 가격 인상이 사우디아라비아가 산유량을 더 늘리라는 미국의 압박을 계속 버틸 생각임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제니퍼 그랜홈 미 에너지장관이 전략비축유 방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현재 시장은 워낙 재고가 적고 공급이 타이트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유로화 약세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간의 정책 차별화로 유로화가 한때 15개월 여래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ECB보다 먼저 통화정책 긴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는 모습이다. 유로-달러는 금요일 한때 0.4% 가량 밀리며 1.1514로 2020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준이 이번달 테이퍼링 개시를 선언한데 이어 미국 10월 고용보고서마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이같은 전망은 보다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ECB의 경우 비둘기파적 기조를 유지하면서 유로존 경기가 펜데믹으로부터 회복되는 동안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가져갈 방침이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2022년 금리 인상에 베팅하는 시장의 기대를 꺾었고, 마리오 센테노 ECB 정책위원은 금요일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경기 회복이 단기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MUFG의 Lee Hardman는 “정책 차별화가 유로에 계속해서 하방 압력을 가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은 현재 연준이 내년 6월 첫 금리인상에 나설 확률을 70% 정도로 베팅하고 있는 반면 ECB의 경우 내년 금리 인상을 10bp 정도만 가격에 반영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