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침체공포 과도 vs 조정 시작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증시가 항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적어도 당장 연준이 구원투수로 나설 것이란 기대는 접는 편이 나을듯 하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총재는 시장 혼란이 연준의 반복적인 긴축 경고를 감안할 때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해 소위 ‘연준풋’에 대한 기대를 꺾었다. TD증권의 Priya Misra는 “연준 금리 인상과 양적긴축의 의도적 결과”라며, “연준은 총수요를 둔화시키길 원하며 이를 위해선 금융여건이 타이트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증시는 전일 급락을 딛고 수차례 반등을 시도했지만 결국 약세로 마감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핀란드 대통령과 스웨덴 총리를 현지시간 목요일 백악관에서 만나 이들 국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강력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유럽의 안보 환경을 재편할 수 있는 결정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까지 NATO의 확대를 막으려 했던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략적 모욕을 안겨줄 전망이다. 바이든은 또한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이르면 다음달 만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언론인 살해 의혹으로 경색됐던 양국간 관계가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캐나다는 국가 안보를 위해 5G 무선통신에서 중국 화웨이를 차단하기로 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침체 공포 과도 vs 조정 이제 시작

S&P 500 지수가 1월 신고점에서 18% 가량 빠지며 약세장에 근접하고 있는 가운데 월가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와 주식시장에 대해 엇갈린 진단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 스트래티지스트 데이비드 코스틴과 JP모간의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미국 경제가 곧 침체에 빠질지 모른다는 투자자들의 공포감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코스틴은 “경기침체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라며, 경기민감주와 방어주의 상대적 성적은 급격한 성장둔화를 시사하지만 ISM 제조업지표는 이를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2년간 경기침체가 발생할 확률은 35%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투자자들에게 패닉 매도를 피하라며 실질금리가 피크에 도달하면 가파르게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 HSBC는 심각한 성장 둔화 리스크를 반영해 S&P 500 연말 목표치를 4450포인트로 9.2% 하향 조정했고, 도이치은행 역시 주가 전망치를 낮추었다. Saxo Capital Markets는 금융여건이 이제 막 타이트해지기 시작했다며, 팬데믹과 공급 이슈, 인플레이션에 이어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시장 조정이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우려했다. Mohamed A. El-Erian은 증시 매도세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을 수도 있다며, 시장 기능 마비 가능성을 높여 실물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타델의 켄 그리핀은 경기침체가 시간 문제일 뿐 피하기 어려워보인다며, 당장 1년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달러 급락

미국 경제가 둔화 태세에 있다는 추측이 커지는 가운데 블룸버그 달러지수(BBDXY)가 한때 1.1% 가량 빠져 2020년 11월래 최대폭 후퇴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누르기 위해 통화정책을 공격적으로 긴축하겠다는 시그널을 보내면서 달러는 올해 대부분 기간 동안 강세를 연출했다. 그러나 경제 성장이 냉각되기 시작할 수도 있다는 신호에 미국채 금리가 연고점에서 크게 물러남에 따라 방향이 바뀌기 시작했다. 달러 약세에 스위스 프랑이 3거래일 동안 3% 넘게 점프해 2020년 3월래 최대폭 강세를 연출했고, 엔화마저 랠리 중이다. 웰스파고 스트래티지스트 Brendan McKenna는 “어쩌면 시장이 연준의 매파기조가 피크에 도달한 반면 다른 중앙은행들은 아직이라고 판단하는 듯 하다”고 지적했다. HSBC의 Daragh Maher는 시장 변동성 재개가 전반적으로 포지션 축소를 부추기며 달러가 하락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이번주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 환율에 대한 기존 합의를 재확인하고 이를 커뮤니케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 혼란에도 연준은 긴축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총재는 “주식시장의 거친 한 주”가 연준의 긴축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놀랍지 않다며, 자신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여전히 50bp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시간 목요일 CNBC 인터뷰에서 “시장 이해를 통해 우리의 정책을 전달하고자 하며 그같은 긴축을 예상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여건이 보다 타이트해 지는 경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올해 FOMC 투표권을 가진 조지 총재는 50bp 인상에 “매우 편안하게 느낀다”며, 8.9조 달러의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 역시 정책 긴축에 기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중하게 움직이면서 금리 인상이 경제에 도달할 수 있도록 경로를 유지하고 그런 다음 어떻게 작동하는지 지켜보는 것이 나의 관심사”라면서, 50bp보다 큰 폭의 점보스텝 인상을 하려면 “뭔가 매우 다른 상황이 나타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연준 인사들이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반해 조지 총재는 정확히 중립수준이 어딘지 확실치 않다며 자신은 날뛰는 물가가 진정되는 신호를 지켜보는 편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내게 더 중요한 것은 어느 지점에서 인플레이션이 평평해지고 감속하기 시작하는지에 있다. 이는 우리가 통화정책을 어디로 가져가야할지 알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옐런 미 재무장관은 연준 등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타겟을 높여야한다는 주장에 반대했다. 생활물가가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안정적인 기대 인플레이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러시아 밀월

중국이 추가 원유 구매를 위해 러시아와 논의 중이라고 소식통이 밝혔다. 값싼 러시아산 원유로 전략적 비축유를 채우겠다는 의도로,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러시아와의 에너지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 관계자는 양국간 논의가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기업들은 직접적으로 거의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양국 외교부는 코멘트 요청에 즉각 답변하지 않았다. 물량 등 구체적인 거래 조건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계약이 체결될지도 확실치 않다고 한 소식통은 말했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했지만, 정작 러시아산 원유는 기존 고객들이 금융제재나 비난을 피하기 위해 구매를 중단하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크레딧 시장 균열 조짐

크레딧 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금리 상승과 글로벌 경제 악화 전망 속에 전 세계적으로 급등하는 모습이다. 각 나라 경제가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을 버티지 못할 수도 있다는 리스크를 투자자들이 점차 가격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회사채 투자등급과 하이일드의 CDS는 2020년래 최고치를 경신했고, 유럽과 아시아 상황도 거의 마찬가지다. UBS Financial Services의 Barry McAlinden은 이번주 주식시장을 괴롭혔던 성장 둔화 이슈가 크레딧 시장까지 점령했다고 전했다.  Landesbank Baden-Wuerttemberg는 추가 변동성에 유의하라고 조언했다. 유럽에선 12일 연속 신규물 발행이 멈춰선 상태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