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패닉 진정? 美부양책 또 제동

(블룸버그) —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패닉이 어느 정도 진정을 찾는 분위기다. 뉴욕증시는 2월래 처음으로 이틀 연속 반등에 성공했고, S&P 500 지수는 이틀간 11% 가량 올라 2008년 11월래 최대폭 상승했다. 안전자산 척도인 미국채 10년물 변동성 지수와 달러-엔 환율 1개월 내재변동성은 지난주 급등세를 상당폭 되돌렸다. 유럽의 코로나19 진앙지가 된 이탈리아는 거의 3주간의 봉쇄 조치에 확진과 사망자 수 증가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26일 예정된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에서 국제적 공조방안이 도출될 지 주목된다.
2.2조 달러의 미국 재정부양책은 린지 그레이엄 등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반발에 다시 제동이 걸렸다. 실업수당을 주당 600달러 추가해 4개월간 지급할 경우 오히려 해고와 실업을 부추겨 미국 경제를 붕괴시킬 수 있다며, 기존 봉급 이상을 받아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민주당 대선후보는 공화당이 이 같은 주장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역으로 기업지원 조건이 강화될 때까지 코로나19 법안을 처리하지 않겠다며 맞섰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현지시간 25일 오후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번 구제책이 3개월 정도 충당가능하며, “오늘밤 상원을 통과하고 내일 하원에 갈 것”으로 낙관했다. 한편 뉴욕 등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벌써부터 이마저 부족하다고 말한다.트럼프 대통령은 4월 중순까지 미국 경제를 다시 가동하고 싶다고 밝혔지만, 불러드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확신할 때까지 좀처럼 경계를 늦추지 않아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시간으로 오늘 밤 발표될 지난주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범위는 40만명에서 400만명으로 편차가 워낙 크다. 한편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외화 LCR 규제를 5월말까지 한시적으로 현행 80%에서 70%로 적용해 은행들이 외화유동성 수급에 선제적이고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무역금융이 원활히 지원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코로나19 패닉 진정?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의 변동성이 완화되면서 무차별적 청산에 시달렸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첫 진정 조짐을 보이는 분위기다. Cboe/CBOT 미국채 10년물 변동성 지수(TYVIX)가 지난주 16.39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후 4거래일 연속 급락해 현지시간 수요일 8 부근에서 거래됐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제로로 낮춘 후에도 미국채마저 광적인 자산 매도세에 시달리면서 불안의 시기에 피난처를 제공해야만 하는 안전자산조차 현금 확보 전쟁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안전자산이 고요를 되찾고 있다는 사실은 적어도 위험자산 강세론자들에게 시장 정상화를 향한 긍정적 신호다. UBS는 안전자산의 높은 변동성이 위험 자산의 바닥 탈출에 장애물로 작용한다며, 최근 주요 리스크 척도 움직임에 “상당한 개선”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TYVIX가 6-8 부근에서 머무르는 등 안전자산의 안정적 움직임은 주식시장의 지속적 반등에 필요조건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가장 안전한 통화로 구성된 달러-엔 환율의 1개월 내재변동성은 3월 9일 기록했던 연고점 대비 거의 절반을 되돌렸다.

6조달러 부양패키지

트럼프 행정부가 상원과 2조 달러가 넘는 역사적 경제 구제 패키지에 합의했다. 커들로 백악관 경제고문에 따르면 연준의 개입과 합칠 경우 총 부양규모는 6조 달러에 이른다. 미국 연간 GDP의 약 30%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기업 구제와 대출 조건 등 법안 내용을 좀더 다듬는 중으로,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현지시간 수요일 늦게 표결을 기대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상원 통과 후엔 하원의 승인을 거쳐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서명을 받게 된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법안 협상 과정 내내 상원과 의논해왔고, ‘독소조항’이 없다면 신속하게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법안에 따르면 정부는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미국인에게 성인 1인당 1200달러, 어린이 500달러를 직접 지급한다. 실업보험은 4개월 연장되며 혜택은 주당 600달러 증액되고 자격 요건 역시 완화된다. 기업 및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한 대출 등 지원으로 약 5000억 달러가 배정될 예정이며, 여기에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항공업계 대출이 포함된다. 소상공인의 경우 3500억 달러 이상, 병원 등 헬스케어 장비 구입에 1500억 달러가 지원된다. 매출이 크게 줄거나 사업장을 문닫은 기업의 경우 직원을 해고하지 않는다면 세제혜택을 받는다. 민주당은 정부 지원을 받는 기업에 대한 감시 장치 등 구제금융 대상 기업들에게 보다 까다로운 조건을 적용하는데 성공했다. 정부 대출을 받는 기업은 대출기간은 물론 그 후 1년간 자사주매입이 금지된다. 또 임원 보너스를 제한하고 직원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미 재무부는 기업들에게 제공한 지원 조건을 공개해야 하며, 새로운 재무부 감찰관이 대출 프로그램을 감시한다.

ECB, 필요시 OMT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입안자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가장 강력한 채권 매입 수단을 동원할 의사가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지난주 ECB 정책위원회 긴급 회의에서 무제한 채권 매입프로그램(OMT)이 잠시 언급되었을 때 광범위한 지지가 있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OMT는 2012년 드라기 ECB 전 총재가 유로존 부채 위기 당시 유로를 구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며 내놓은 조치로, ECB가 거의 무제한으로 한 국가의 국채를 사들임으로써 채권 금리를 낮출 수 있다. 아직까지 한번도 실시된 적이 없으며, 독일이 EU법 위배를 이유로 강하게 반대해왔다. 그러나 현재 충격의 특성상 더이상 독일이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CB가 해당 프로그램을 가동하려면 먼저 각국 정부가 유럽안정기구(ESM)으로부터 일종의 지원을 확보해야 한다. 낙인 효과를 없애기 위해 크레딧 라인을 조건 없이 혹은 제한적인 조건으로 제공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ECB는 EU 결정이나 ESM 크레딧 라인이 OMT가 뒤따를 수 있다고 명시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라고 한 소식통은 말했다. ECB는 이에 대해 독립적인 중앙은행으로서 결정을 내리고 싶어한다. 이탈리아가 선호하는 또다른 잠재적 해결책은 유로존 공동으로 발행하는 코로나19 채권이다. 유로존 재무장관 컨퍼런스콜에서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 방안을 강력히 밀어부쳤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는데 실패했다.

中국부펀드, 리스크패리티 자산 축소

9410억 달러 규모의 중국 국부펀드가 리스크 패리티 포트폴리오를 절반 가량 줄여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혼란을 일부 피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중국투자공사(CIC)는 3월 10일 경부터 멀티에셋 Risk Allocation Portfolio의 포지션을 줄이기 시작해 단 며칠만에 조정을 마쳤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덕분에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 리스크 패리티 전략의 S&P 벤치마크는 3월 10일~23일 사이에 11% 하락했고 24일 랠리로 낙폭을 일부 줄였다. 2011년에 런칭한 해당 포트폴리오는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All Weather risk parity fund를 모델로 해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함으로써 광범위한 시장 이익을 노려 리스크 조정 수익을 극대화한다. 이같은 리스크 패리티 전략은 올해와 같은 대혼란 상황에선 유용하지 않다. 주식과 채권, 원유 등 원자재 상품마저 모두 요동침에 따라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릿지워터 조차 All Weather 펀드가 올해 10% 넘게 손실을 냈다고 지난주 밝혔다. CIC는 특정 포트폴리오의 규모를 공개하지 않는다. 헤지펀드와 리스크 패리티 투자, 사모펀드 등 대체투자는 2018년말 기준 CIC의 전체 해외 포트폴리오 중 44.1%를 차지한다.

인도 마이너스 성장

인도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수요일부터 3주간 전국적 봉쇄에 돌입하면서 경제활동이 올스탑되며 성장률에 비상이 걸렸다. ING 이코노미스트 Prakash Sakpal은 4월~6월 분기 성장률을 -5%로 전망했다. 작년 10월~12월에 4.7% 성장했던 인도는 적어도 지난 20년간 경기 수축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1980년에 연간 경제성장률이 -5.2%를 기록한 바 있다. Sakpal은 “인도 GDP의 57%를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4월 1일부터 시작되는 다음 회계연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8%에서 0.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인도 정부가 예상하는 6%~6.5% 범위에 훨씬 못미치는 성적이다. 도이치은행 이코노미스트 Kaushik Das는 중국 경험을 토대로 인도의 실질 GDP가 4월~6월 분기에 전년비 5% 이상 붕괴될 것으로 전망했다. “7월~9월 분기 역시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경제 활동을 재개하고 위기전 상태로 되돌리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즈는 GDP에 약 2%p 정도 충격을 예상하고 2020회계연도 GDP 성장률 전망치를 4.5%에서 2.5%로 낮췄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의 성장률 전망치는 중앙값 기준 4~6월 분기에 2.7%, 연간 전체는 4.3%로 나타났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